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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의 갱년기? 갱생기!’는
완경(폐경)을 앞두고 있거나, 경험한 40~60살 여성(feat. 남성 포함)을 위한 한겨레만의 콘텐츠입니다. 갱년기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50살 김미영 기자의 생생한 체험담과 함께 여러분의 갱년기를 ‘갱생기’로 바꿔줄 각종 방법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격주 수요일 오전 11시 찾아뵙겠습니다.
ep1. 앗싸! 겨울잠의 끝 ‘경칩’이 지났어요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인 경칩(3월5일)이 지난 뒤로, 마음에도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어요. ‘곧 완연한 봄이겠구나! 행동반경이 여름의 절반 수준으로 좁아졌던 겨울이 드디어 끝이구나! 이제 추운 날도 없겠지?’
저는 사계절 중에서 겨울을 가장 싫어해요. 대신 남들이 더워서 싫다는 여름을 가장 좋아하지요. 겨울이 싫은 이유는 추워서. 그래서 겨울엔 실내에서 양말을 꼭 신을 뿐만 아니라 전기방석, 발난로를 사용하고요. 외출 시 마스크, 목도리, 모자, 장갑, 핫팩은 필수죠. 대신 더위는 거의 안 타요.
저는 평소에 손발이 아주 ‘차’요. 수족냉증 질환자거든요. 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도 손이나 발에 지나칠 정도로 냉기가 있는 질환이에요. 요즘도 장갑, 목도리를 착용해요. 그리고 수족냉증을 핑계로 가끔 딸들에게 “엄마, 손시려. 손 좀 잡아줘.”라고 애교(?)를 부리는 특권을 누리는데, 그때마다 딸들도 “손이 왜이리 차가워?” “너무 차다. 어디 아픈 거 아냐?” 깜짝 놀라곤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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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 초등학교 조회 시간에 조퇴한 적도…
저는 수족냉증을 어릴 적부터 앓았어요. 초등학교 1학년 겨울 어느 날, 조회 시간에 “발이 시렵다”고 펑펑 울었고, 제 발을 만져본 담임 선생님이 “집에 어서 가라”고 조퇴를 시켜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날 엄마가 “그런 것 하나도 못 참아 바보 같이 울었냐?”고 혼내던 장면까지. 그땐 수족냉증이 질환인지도 몰랐던 시절이지요.
수족냉증은 왜 생길까요? 현재까지 정확히 밝혀진 원인은 없어요. 다만, 가장 큰 원인으로 혈액순환 장애가 꼽혀요. 말초혈관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손끝과 발끝으로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가능성이 있는 다른 원인들로는 임신·출산·폐경과 같은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 긴장 등을 들 수 있어요. 남성보다 여성, 특히 출산을 끝낸 여성이나 40대 이상의 중년 여성(feat. 호르몬 분비 감소)에서 더 많이 나타나는 이유이지요.
한진우 인산한의원 원장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간의 몸은 차가운 쪽으로 변하게 되고, 그 중 심장에서 가장 먼 손과 발이 더 차가워지기 때문에 갱년기 이후에 수족냉증이 많이 나타난다”며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한 원인이며, 혈관이 좁아져 순환 기능이 저하될 경우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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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 수족냉증을 일찍부터 경험했다면?
저처럼 일찍부터 수족냉증을 경험했다면 체질적으로 찬 체질, 즉 소음인일 확률이 높아요. 한의학에서는 소음인에서 수족냉증이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어요. 한진우 원장은 “소음인은 추위에 약한 데다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적고 기초대사량이 낮아 몸이 찰 뿐만 아니라 선천적으로 비위에 따뜻한 기운이 부족해 수족냉증을 앓기 쉽다”며 “소음인은 한여름에도 복부냉증과 수족냉증으로 고생하기도 한다”고 말했어요.
일반적으로 마른 사람에게 수족냉증이 많지만, (저 같은) 지방형 비만도 근육이 적어 수족냉증이 발병할 수 있어요. 비만 자체가 혈액순환을 방해하는데, 체지방에 쌓인 과도한 노폐물이 혈액의 흐름을 막기 때문이지요. 스트레스도 원인이 될 수 있어요. 스트레스가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손과 발의 혈관을 수축시키거든요.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고, 증상이 심할 땐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해요.
ep4. 포근해진 날씨, 그럼에도 안심은 금물!
수족냉증 환자는 봄이 와도 긴장을 늦출 수 없어요. 일교차가 커 체온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해요. 수족냉증 때문에 추운 곳뿐만 아니라 따뜻한 곳에서도 손발이 시린듯 차서 추위를 더 타거든요.
수족냉증의 진단법은 특별히 없어요. 다만 평소 손발이 차고, 아랫배, 허리 등에서도 냉기를 느끼며, 추위를 잘 탄다면 수족냉증을 의심할 수 있어요. 문제는 수족냉증은 손발의 냉기 외에는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고, 불편함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쉬운 데 있어요.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니까요.
한진우 원장은 “체온이 1도만 내려가도 면역력이 30% 낮아지기 때문에 수족냉증을 방치하면 동상뿐 아니라 뇌혈관이 수축해 뇌졸중과 치매가 올 수 있다”며 “위장장애, 빈혈, 암 등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어요. (feat. 35도는 암세포의 최적 증식온도라서 위험률을 높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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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 ‘몸을 따뜻하게!’ 생활 습관 중요해요
수족냉증 자체는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다만, 이미 수족냉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라면 추위를 피하고,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생활습관을 들여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마땅한 치료법도 없기 때문에 수족냉증을 일으키는 질병들이 생기지 않거나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날씨가 따뜻해졌지만 아직은 일교차가 커요. 외출할 땐 체온을 유지할 수 있게 얇은 옷을 여러 겹 입고, 특별히 더 추위를 탄다면 모자‧목도리‧장갑 등을 착용하길 권해 드려요. 차가운 공기나 찬물을 마시는 것을 자제하고, 체온을 높여주는 마늘‧계피‧생강과 따뜻한 물을 자주 먹으면 도움이 되요. 요즘에는 미세먼지도 많으니, 마스크를 착용하면 호흡기를 보호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겠죠.
외출 후 집에 들어온 후에는 따뜻한 물로 족욕이나 반신욕을 하는 것을 추천해요. 반신욕은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데도 도움이 되요. 다만, 반신욕을 너무 오래 하면 빈혈 증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섭씨 38~40도 물에 약 20분간 몸을 담그는 정도만 하세요. 만약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병원에서 전문의에게 원인을 진단받고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 명심하시고요!
근력운동이나 심폐운동을 통해 체력을 길러 자연스레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걷기나 잔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전신의 혈액 순환을 증진하기 때문에 하루 30분 이상 주 3회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좋아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담배를 꼭 끊어야 하며, 손발이 꽉 조이는 의류는 피하는 것이 좋아요. 스트레스가 수족냉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에는 복식호흡을 통해 심신을 이완시켜 주세요.
호두, 단호박, 검정콩은 혈관의 염증을 줄이고,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음식이니 수시로 챙겨 드세요. 마늘, 부추, 생강, 연어, 인삼 등도 추천하는 음식이에요. 하루 1.5~2리터의 따뜻한 물을 마시면 몸을 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구요. 그러나 커피와 녹차 같은 카페인 음료, 콜라, 아이스크림, 알코올은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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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을 데워주는 한방차
이제부터라도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한방차를 마셔보면 어떨까요?
대표적인 차는 생강차에요. 생강은 따뜻한 성질을 지닌 대표적인 한방 재료로, 몸의 냉기를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데 효과적이에요. 생강 특유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진저롤이 혈관 확장 및 혈류 개선 효과가 있요. 진저롤이 열에 의해 변형된 쇼가올도 체온 상승과 항염 효과가 뛰어난데, 이 두 성분은 체내 말초 혈관을 확장해 손과 발로 가는 혈류량을 늘려줘요.
대추는 혈액을 보충하고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손발이 차갑고 시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줘요. 또한 혈액순환을 촉진해 몸의 찬 기운을 줄여줘요. 대추차에 인삼을 넣어 인삼대추차로 마셔도 몸에 좋아요. 인삼 역시 허약체질을 개선하고, 면역역을 높여주며, 몸을 따듯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지요.
쑥은 따뜻한 성질로 유명해요. 특히 혈액순환을 도와 냉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에요. 쑥에 포함된 미타민과 미네랄 성분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피로 회복에도 기여해요. 쑥차로 마시거나 목욕물에 쑥을 넣어 활용해도 좋아요.
당귀는 여성을 위한 약초라고 할 만큼 각종 부인병에 효과적이에요. 여성의 냉증, 혈색 불량, 산후 회복, 월경 불순, 자궁 발육부진에도 좋아서 당귀차를 장기간 복용하면 수족냉증을 개선할 수 있어요.
구기자는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강장 효과가 뛰어나서, 수족냉증과 함께 장이 약한 사람에게 매우 좋아요. 말린 구기자를 달여 구기자차로 마시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손발 차가운 증상이 완화되요.
ep6. 이때는 꼭 ! 병원에 가보세요
수족냉증 증상과 함께 손발의 감각 저하, 손의 통증, 피부 색깔의 변화 등을 보인다면 검사를 시행할 필요가 있어요. 레이노 증후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주로 추위에 노출된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이 창백하게 변했다가 파란색, 회복 단계에서 다시 붉은색으로 바뀌었다가 원래 피부색으로 돌아오는 증상이 나타나요. 이와 함께 손이 자주 저리면서 체온과 손발의 온도차가 2도 이상인 경우, 그리고 그때마다 피부 색깔이 푸른색으로 변하면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도 레이노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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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 어쩔 수 없지, 관리 잘하는 수밖에
수족냉증을 경험하고 있거나, 경험한 사람들은 알 거예요. ‘추위’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여러 불편함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딱히 증상을 완화하거나,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라는 것. 가벼운 질환인 거 같지만, 완치가 쉽지 않으니 평생 그림자처럼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참으로 고약한 질환이라는 것. 50년을 그렇게 살았는데도, 적응이 쉽지 않다는 것.
무엇보다 수족냉증은 치료하더라도 호전됐다가 언제든지 다시 나타날 수 있어요. 일상생활 중에 꾸준히 관리해 신체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해요. 앞서 말했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일’을 절대로 소홀히 하지 마세요. (feat. 저는 여름을 제외하고는 항상 핫팩을 갖고 다녀요. 손이 시려울 때, 추위가 느껴질 때 요긴하게 쓰기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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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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