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황의 대표적 항산화 영양소 ‘커큐민’
염증 제거해 관절염·대사질환에 도움
밥 지을 때 강황가루 1작은술 넣거나
스튜·커리 등 다양한 음식에 활용을
출처: GettyImagesBan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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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하게 아픈 게 일상일 때, 또는 크게 아픈 후 컨디션이 예전 같지 않을 때. 이때의 문제는 무엇을 어디서부터 바꿔야 하는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는 것. 영양사 경력 20년이 넘는 전문가, 밝은영양클래식연구소(BNCL)의 정성희 소장도 이런 악순환에서 빠져나오는 데 5년이 걸렸다고 고백한다. 자신을 임상 실험하며, 염증 수치를 정상으로 체중을 20kg 감량한 정 소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 이야기를 ‘나를 바꾼 식재료’라는 주제로 풀어봤다.
“아…, 또 찾아왔구나!” 책상 앞에 앉아 종일 업무를 하고 일어나니, 무릎 안쪽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한동안 잊고 있던 감각이다. 건강관리를 하다 보면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걸 느끼는 지점이 있는데, 내게는 그중 하나가 무릎 관절이다. 체중의 문제보단 부종과 염증으로 인해 생긴 불편함이다. 평소보다 10㎏ 이상 체중이 늘었던 임신 중에는 무릎이 불편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 번 생긴 통증은 잘 없어지지 않고 한동안 이어진다. 무릎만이 아니라 키보드를 치는 손가락도 살짝 뻐근하다. 뭐가 문제였을까? 얼마 전 늦은 시간에 식사한 일, 달달한 간식을 과식한 일이 떠오른다. 술을 마신 날도 있었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 ‘요즘 컨디션이 괜찮네’ 싶을 때 툭툭 튀어나오는 습관이다. 당장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도 하나둘씩 쌓이면 몸은 조금씩 불균형으로 기울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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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의 핵심은 음식 관리
사실 겨울의 건강관리는 쉽지 않다. 날이 추워 활동량이 줄고, 좋지 않은 습관까지 반복되면 이에 따라 염증도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전통의학 체계 아유르베다에서는 이 같은 ‘쌓는 성질’을 ‘카파 도샤’의 성질이라고 부른다. 체질이 카파 도샤인 사람은 겨울 동안 무겁고 끈적하며 느리고 게으른 에너지(물질)를 몸에 쌓기가 쉽고, 계절적으로 봄이 되면 기온이 상승하면서 쌓아둔 끈적한 성질 등이 3월쯤 왕성히 발현한다. 관절이 아프거나 호흡기와 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콧물·가래가 많아지는 식이다. 추울 땐 잘 모르다가 봄이 됐을 때 취약한 부위에 탈이 나는 이유다.
겨우내 쌓인 염증으로 생긴 무릎 통증은 여러 가지로 나를 불편하게 했다. 건강관리의 핵심은 음식 관리와 함께 몸을 움직이는 일인데, 무릎이 아프니 어떤 활동을 하려 해도 마음부터 위축됐다. 이걸 핑계로 덜 움직이는 쪽으로 몸과 마음이 기우는 건 순식간이다. 동시에 건강 균형을 바꿀 수 있는 ‘골든타임’이 바로 지금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는 ‘강황’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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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 제거하고 소화 돕는 향신료 ‘강황’
아유르베다에서는 강황을 이렇게 설명한다. ‘끈적이는 성질을 긁어내는 항염증 효과가 있고, 활력과 이동성을 주어 혈관을 확장하고 혈행을 개선한다’고 말이다. 또 ‘강황처럼 성질을 맑게 해주는 음식은 소화관을 비롯한 장기의 점액 또는 체액의 정체를 정화하며, 마음도 맑게 해준다’라고도 설명한다. 실제로 강황의 대표적 항산화 영양소인 커큐민은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를 보호하고 노화를 방지하며, 체내 염증을 제거해 관절염과 대사 질환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간에서의 담즙 생성을 증가시켜 지방 대사와 소화 개선에 도움을 준다. 생강과인 강황에 포함된 진지베렌(zingiberene) 역시 소화를 촉진하고 위장을 보호하는 생리활성 효과가 있다. 또한, 강황의 정유 성분인 투메론(turmerone)의 항염증 기전이 신경을 보호해 뇌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강황을 섭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강황가루다. 다른 첨가물이 없는 강황가루 100% 제품을 구입하면 된다. 가장 무난하게 먹는 법은, 밥을 지을 때 강황가루를 1작은술 정도 넣는 것이다. 이때 올리브유를 약간 둘러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강황의 커큐민은 지용성이라, 기름과 함께 요리해야 충분히 소화·흡수할 수 있어서다. 스튜에 넣어도 맛있다. 양파·토마토·셀러리·버터·강황가루·마늘을 베이스로 한 스튜에 병아리콩·소고기·닭고기 등을 추가하면 건강한 활력을 올리는 스튜가 된다. 여기에 큐민·정향 등의 향신료까지 추가하면 향긋한 커리로 변신한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취약한 부위에 탈이 났다면 강황을 추천하는데, 특히 가루는 활용도가 좋다. 강황가루를 넣어 만든 치킨커리. 강황가루를 뿌린 수란. 강황가루에 꿀을 섞어 먹으면 기관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사진 정성희·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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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황 1작은술로 맞이하는 봄날의 기운
만두피를 만들거나 베이킹을 할 때도 강황을 추가하면 좋다. 밀가루 반죽에 강황가루를 1작은술 정도 넣고 반죽하면 된다. 발효시간은 조금 길어지지만, 먹고 난 후 소화는 훨씬 수월하다. 무엇보다 익혔을 때의 황금색 음식을 바라보면 봄날의 밝아진 기운이 몸속으로 스미는 느낌이 들어 기분까지 좋아진다. 전을 구울 때도 강황가루를 1작은술 정도 넣거나, 아이들을 위한 채소 볶음밥에 살짝 넣어서 먹어도 좋다. 또는 고춧가루처럼 원하는 음식에 툭툭 뿌려 먹어도 된다.
강황은 기관지 건강에도 효과적이다. 미세먼지가 심해 가래가 생겼을 때도 강황가루 2분의1작은술에 꿀 1작은술을 섞어서 먹으면 도움이 된다. 생강도 비슷한 효과를 내는데, 생강보다 더 강한 효능을 가진 게 강황이다. 생강이 기관지의 가래를 묽게 해준다면, 강황은 염증을 내려주는 역할을 한다. 오늘 아침에도 나는 어김없이 강황가루를 꺼내 놓았다. 겨울 동안 쌓은 묵직한 몸에 디톡스하기 위해서다. 또 새로운 계절을 건강하게 맞이하기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오늘은 무슨 요리에 강황을 넣어볼까 즐거운 고민에 빠져 본다.
정성희 영양사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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