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4년 만에 배럴당 60달러 붕괴…
1만달러 넘었던 구리, 8800달러대로…
'안전자산' 금, 3000달러 무너졌다 회복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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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우려에 7일 세계 주요 증시가 '블랙먼데이'를 맞이한 가운데 원유, 구리 등 상품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심지어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한때 약세로 돌아섰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세계 금융시장을 압박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한때 전 거래일 대비 3% 이상 빠진 배럴당 59.78달러에 거래됐다. WTI 가격이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1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런던 ICE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4%가량 하락한 배럴당 63.01달러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CNBC는 "전 세계를 겨냥한 트럼프의 관세로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경기침체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졌다"며 "미국의 관세로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에 따라 경제 활동이 둔화에 궁극적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JP모간은 앞서 오는 9일 발효 예정인 상호관세가 "올해 미국과 세계 경제를 경기침체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기존 4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7일 오후 3시 기준 최근 일주일 간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선물 가격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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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돼 '닥터 코퍼'라 불리는 구리 가격도 크게 흔들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가격은 장중 7.7% 폭락했다. 아시아 거래에서 낙폭을 줄여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후 구리 가격이 이미 10%가량 빠졌다고 외신은 짚었다. 한국시간 기준 7일 오후 3시 LME 구리 가격은 톤(t)당 8853.27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구리 가격은 2주 전만 해도 미국의 관세 위협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에 톤당 1만달러(3월25일)를 웃도는 강세를 나타냈었다. 그러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를 공식 발표하고, 이틀 뒤 중국이 보복관세를 예고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블룸버그는 "세계 구리 사용량에서 미국의 비중은 6%에 불과하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로) 미국의 제조품 수입이 전반적으로 둔화하면 주요 소비국인 중국과 다른 주요 산업 경제에 빠르고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시티그룹의 맥스 레이튼 상품 리서치 글로벌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우리는 절대 '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라고 권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앞으로 5년, 10년, 20년 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조정장이 연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경기침체 우려 속 고공 행진하던 금 가격도 추락했다. 국제 금 가격은 이날 오전 아시아 거래에서 온스당 3000달러가 무너지며 2985달러까지 추락했다. 이내 상승세로 돌아서며 3000달러대를 회복했지만, 외신은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 투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유동성을 마련하고자 금을 팔고 있다"며 주식 등 위험자산 시장에 퍼진 매도 패닉이 금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짚었다. 단,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안전자산의 인기도 높아질 것이라며 금 가격이 다시 이전과 같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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