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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54% 뛰어도 "고점 멀었다"…투자자 95%가 돈 잃은 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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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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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주식에 레버리지로 투자한 개인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최근 급락세를 보이던 미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입장에 급등해서다. 한국인이 대거 사 모은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상품의 주가도 하루 만에 54% 급등했지만, 여전히 고점 회복까진 갈 길이 멀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가 전일 대비 54.79% 오른 12.77달러에 마감했다. SOXL은 전날 9.84% 하락하면서 8.25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증시가 하락세였던 2022년 11월 이후로 2년여 만에 최저가였다.

    이날은 주가에 반전이 찾아왔다. 미국 증시가 관세 유예 소식에 안도 랠리를 펼치며 SOXL이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미국 ICE반도체지수가 18.98% 뛴 것이다. 그러나 SOXL 주가는 지난해 7월10일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가(68.59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81.38% 하락한 수준이다.

    주가가 매일 급등락하는 SOXL의 주요 투자자는 한국인이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한국인은 SOXL을 13억440만달러(약 1조 9032억원)어치 보유해, 전체 시총의 95% 이상을 가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거래액만 40억6373만달러(약 5조 9257억원)에 이른다.

    한국인 투자자가 3배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과감한 배팅을 했지만 수익률은 좋지 않다. SOXL의 올해 수익률은 마이너스(-) 41%대다. 1년 수익률은 -65%대, 3년 수익률은 -24%대다. NH투자증권 통계에 따르면 SOXL의 손실 투자자 비율은 94.55%로,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54.1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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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5년간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 주가 추이. /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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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3배 레버리지 상품인 SOXL에 '음의 복리 효과'가 작용해서다. 음의 복리 효과는 기초자산의 등락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이 커지는 효과다. 특히 올해 들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효과가 커졌다. 여기에 더해 연 0.89% 수준인 운용보수도 수익률에 악영향을 줬다.

    SOXL이 전고점을 회복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진다. SOXL이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가 되려면 이날 종가에 비해 437.11% 올라야 한다. ICE반도체지수가 하루 만에 145.70% 오르면 원금을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ICE반도체지수가 5거래일간 랠리를 펼친다고 가정해도 하루에 19.69%씩 꾸준히 올라야 도달할 수 있는 가격이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2010년 3월11일 상장한 SOXL은 종가 기준으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시기의 불장인 2021년 12월27일에 72.99달러까지 올랐다가, 이듬해 10월14일 6.93달러까지 떨어졌다. 일 년도 되지 않아 주가가 90% 빠진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를 타고 지난해 7월 다시금 고점에 가깝게 회복했다.

    SOXL의 회복은 AI 반도체 대장주였던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랠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ICE반도체지수에서 7.80%의 비중을 차지하는 엔비디아가 2023년 1월 10~20달러대에서 지난해 말 150달러대까지 올라서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이미 110달러대인 이제는 엔비디아 주가가 수배 오르거나 또 다른 엔비디아가 나와야만 원금 회복이 가능하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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