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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게임정책과 업계 현황

    “중년의 여성들, 무더기로 중독됐다”...버핏도 찬사 보낸 치열한 두뇌게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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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 카드 팀 게임 ‘브리지’
    집중력, 배려심 향상에 기여
    韓브리지 회원수 5배 폭증
    “교양 쌓고 마음 건강에 좋아”


    매일경제

    최근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열린 전국 브리지 대회에 참가한 시니어들이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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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패(카드)를 내야 유리할지 초 단위로 고민하고 신중하게 검토하죠.”

    최근 서울 양천구 현대백화점 목동점 7층에 ‘반짝이는 눈빛’의 시니어 4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이날 열린 시니어 대상 ‘브리지’ 게임 토너먼트 대회 왕좌 자리를 노리고 전국에서 모인 참가자다.

    이처럼 시니어들이 열광하는 브리지는 4명이 한 테이블에 앉아 2명씩 편을 나눠 카드 52장으로 두뇌 싸움을 벌이는 전략 스포츠다.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만일 수감자 3명과 한 방에서 브리지를 할 수 있다면 감옥에 가도 괜찮다”며 찬사를 보낸 게임이기도 하다.

    이날 테이블에 앉은 시니어들은 카드를 한 장 한 장 바라보며 향후 어떤 전략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구상해나갔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말을 할 수 없어 카드가 돌려지는 즉시 대회장은 고요해졌다. 그 대신 시니어들의 머릿속 계산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W세대(Wisdom·Wealth·Well-being·Work) 시니어가 ‘버핏 게임’으로 불리는 브리지 게임에 푹 빠졌다. 브리지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전략을 짜야 하는 마인드 스포츠다. 김혜영 한국브리지협회 회장은 “전략적인 확률 계산을 통해 뇌 건강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파트너와 함께하는 팀 게임인 만큼 인간관계, 배려심 향상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1일 한국브리지협회에 따르면 2022년 400명에 불과했던 회원 수는 신규 시니어 회원이 유입되며 최근 2000명까지 급증했다. 치솟는 인기에 현대백화점은 각 지점 문화센터에 브리지 강의를 다수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북미 최대 브리지 단체인 ACBL에 따르면 브리지 게임을 배운 청소년의 학업 성적이 미학습자 대비 빠르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학(39%), 수학(24%) 성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같이 브리지 게임의 효과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시니어에게도 긍정적이다.

    매주 강의를 통해 브리지를 즐기는 박주영 씨(63)는 “교양을 쌓기 위해 브리지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오래 할수록 겸손해지는 것 같다”며 “승부욕도 생기고 마음 건강에도 좋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 시니어들 반응이 열광적이다. 문화센터 수강생 중 90% 이상이 여성이다. 최근 매일경제신문이 방문한 현대백화점 압구정 컬쳐파크문화센터에서도 ‘강남 사모님’들의 브리지 학습 열풍이 상당했다.

    브리지 강사로 활동 중인 김선영 디렉터는 “질문을 꾸준히 받는 등 수업 열기가 상당하다”며 “필기까지 열심히 하면서 경우의 수를 기록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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