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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G7 정상회담

    G7·나토·트럼프... 이재명 대통령의 정상외교 데뷔 무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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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캐나다 G7·네덜란드 나토 일정
    10월 경주 개최 APEC으로 화룡점정
    "한미정상회담부터 차근히" 시각도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3월 9일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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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 앞엔 임기 초반부터 굵직한 정상외교 무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당장 지난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시급하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등 다자 외교 일정도 숨 가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난해 12월 3일 이후 사실상 멈춰버린 정상외교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게 시급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3일 “(새 정부 출범 시)정상외교가 재개되도록 기본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차질 없이 외교 활동이 이뤄지도록 내용 및 의전 측면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첫 정상외교 데뷔 무대는 이르면 15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가 될 전망이다. 한국이 G7 회원국은 아니지만, 2021년 영국 초청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3년에는 일본 초청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각각 참석했다. 올해 G7 의장국인 캐나다는 아직 한국에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지만, 한국과 캐나다 외교당국 간 소통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부터 사흘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되는 나토 정상회의 참여 가능성도 높다. 나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도-태평양 지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2년부터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까지 인도-태평양 4개국(IP4)을 정상회의에 초청해왔다. 일본 NHK방송은 나토는 이번 회의에도 IP4 정상을 초청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지난달 14일 보도했다. 이 당선인이 G7과 나토에 참석한다면, 한국이 계엄 사태를 극복하고 국제사회 복귀를 알리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상견례 격 만남도 가능하다.

    다만 취임 직후 인선 등 새 정부 구성 과정에서 충분한 준비 없이 다자 외교 무대에 참석하는 건 부담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부 진용을 탄탄하게 꾸리면서, 첫 정상외교로 한미정상회담을 내실 있게 준비하는 게 우선 과제라는 시각이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 통화에 이어 다음 달 8일로 시한을 정한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왔다. 이에 따라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한미정상회담부터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김상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G7은 올해 의장국인 캐나다가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고, 나토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까지 거론하며 동맹국의 국방비 인상을 압박하는 상황이라 (우리 정상이)참석을 하더라도 분위기가 좋지 않을 수는 있다”며 “(참석할 경우)논의에 대한 여러 경우의 수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일 정상의 만남도 주목된다. 오는 22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6월 16일 서울서 주한일본대사관이 리셉션을 여는데, 이 대통령이 G7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이 행사에 직접 참석해 한일 간 협력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윤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무려 12차례 정상회담을 가지며 상당 부분 개선된 한일 관계를 새 정부가 어떻게 관리해 나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미중 정상 참석 가능성 열린 APEC



    한국일보

    2025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 보문관광단지 전경. 경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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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말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이재명 정부 외교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외교부 당국자는 “새 정부가 출범하는 대로 APEC 회원들에게 이 대통령 명의의 정상회의 초청장을 보낼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외교부는 매년 열리는 정례 행사이기 때문에 모든 회원이 올 것으로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시진핑 중국 주석도 당연히 초청 대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초청장을 보내지만 푸틴 대통령은 2022년부터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과는 외교적 접촉이 있을 때마다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얘기하고 있다”며 “(중국에는)전반적으로 ‘시 주석이 APEC에 참석하게 됨으로써 양국 관계가 더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정도의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김상배 교수는 “미국은 한국이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추구하는 것에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고, 그렇다고 중국과 관계를 놓을 수도 없는 입장”이라며 “APEC은 우리가 개최국인 만큼 미중 간 긴장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도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같은) 중도 위치는 논리가 없으면 양쪽에 치이지만, 논리가 있으면 양쪽을 이끌 수 있다”며 “두 마리 고래(미중)를 이끌어갈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용기 있는 정상외교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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