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2차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통신 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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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그리고 6·3 조기 대선과 이재명 정부 출범. 6개월간의 숨 가쁜 정치 역정을 거친 국민이 새 정부에 바라는 1순위 과제는 경제 위기 극복이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원장 강원택)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4~7일 만 18세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웹 조사(응답률 40.2%)에 따르면 ‘새 정부가 집권 직후 추진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7%가 1순위로 ‘경제 위기 극복’을 꼽았다. 이어 계엄 사태 진상 규명 및 처벌(16%), 국민통합(15%), 국가 안보 강화(6%), 정치 타협 복원(4%), 개헌 등 정치 개혁(3%) 등이 뒤를 이었다. 경제 위기 극복을 바라는 여론이 차순위인 계엄 규명·처벌보다 3배가량 높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진보층의 48%, 보수층의 46%가 최우선 과제로 경제 위기 극복을 택한 데서 보듯 경제 위기 극복을 바라는 마음은 진영을 가리지 않았다. 다만 진보층은 그다음 과제로 계엄 규명·처벌(28%)을, 보수층은 국민 통합(21%)을 꼽았다. 중도층은 경제 위기 극복(47%), 계엄 규명·처벌(15%), 국민 통합(14%) 순으로 답했다.
응답자가 바라는 새 정부 추진 과제를 2순위까지 넓히면 경제 위기 극복을 바라는 여론은 더욱 뚜렷해졌다. 응답자의 75%가 1·2 순위로 경제 위기 극복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국민 통합(34%), 계엄 규명·처벌(28%), 국가 안보 강화(17%) 순이었다.
차준홍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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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 데는 지난 3년여간 경제가 나빠졌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 3년간 경제 상황에 대해 ‘나빠졌다’는 응답이 74%(매우 나빠졌다 40%, 다소 나빠졌다 33%. 소수점 이하는 반올림해 합산)였다. 경제 상황이 ‘좋아졌다’는 응답은 9%(매우 좋아졌다 1%, 다소 좋아졌다 8%)에 그쳤다. 경제가 나빠졌다는 인식은 진보층(88%)과 중도층(73%)에서 높았고,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층(62%)에서도 과반이었다.
경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직결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점수는 2.6점(매우 잘못 0점, 매우 잘함 10점)이었다. 길정아 고려대 정부학연구소 연구교수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확산한 기저에는 계엄이나 탄핵 못지않게 경제 위기를 제대로 핸들링 못 했다는 불만이 작용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향후 5년간 경제 전망과 관련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44%(매우 좋아질 것 7%, 다소 좋아질 것 37%),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36%(매우 나빠질 것 13%, 다소 나빠질 것 24%)였다. 이번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뽑은 응답자는 72%가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지만,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투표한 응답자는 61%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새 정부 출범 직후 진행된 조사라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최고조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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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 극복과 국민 통합 등의 과제를 이뤄내려면 이재명 대통령이 ‘정파를 가리지 않는 인재 등용과 국민 통합의 리더십’(35%)을 발휘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국민 목소리 경청·공감(26%), 빠르고 과감한 추진력(16%), 야당 대표와 만남 등 정치를 복원하는 소통(10%) 등이 뒤를 이었다. 박원호 교수는 “여야 및 진영 갈등, 영·호남 갈등 등 우리 사회의 극한 충돌을 야기하는 갈등을 걷어내야 국가적 과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국민적 인식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했나
이번 조사는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원장 강원택)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6월 4~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웹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40.2%(4042명에게 설문 발송해 3728명 접촉. 그 중 1500명 응답 완료)로 4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2.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 연구진
강원택 국가미래전략원 원장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길정아 고려대 정부학연구소 연구교수
성예진 성균관대 좋은민주주의연구소 전임연구원
김수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박사과정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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