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지시 받아 사건 회수 개입한 혐의
박정훈 압색 전후 국방장관 보좌관과 통화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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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동혁 군검찰단장을 연이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특별검사팀이 본격 출범하기 전 잔여 수사를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팀(팀장 차정현 부장검사)은 13일 김 단장을 불러 조사했다. 김 단장은 전날도 공수처에 출석해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다.

김 단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사건 관련 서류를 경찰로부터 회수하도록 외압을 행사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3년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은 채 상병 순직과 관련,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가 곧바로 회수했다.

중앙군사법원에 제출된 통화내역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사건 회수 당일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경북경찰청 관계자 등과 통화했다. 공수처는 김 단장이 같은 날 유 전 관리관과 통화한 점에 주목하고 채 상병 사건 회수 과정에서 대통령실 지시를 받아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국방부 검찰단은 김 단장이 통화한 다음 날 경찰에 자료를 넘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압수수색했다. 김 단장은 압수수색 전후 박진희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 세 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단장은 같은 해 10월 6일 박 대령을 항명 혐의로 기소했다.

김 단장은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이 불거진 2023년 7~8월 통화기록 등이 모두 지워진 이른바 '깡통폰'을 공수처에 제출했다고 한다. 공수처는 김 단장의 휴대폰에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는 녹취파일이나 문자 메시지 등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채 상병 사건 특검으로 군검찰 출신인 이명현 변호사를 임명했다. 특검이 특검보와 파견검사 등 수사팀을 꾸려 다음 달 초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 공수처는 기존 수사를 마무리하고 기록을 특검에 넘겨야 한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