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분야 상승하고 항공주 타격
월가 공포지수는 3주 만에 최고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후 개장한 13일 증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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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을 향한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에 이어 이란의 보복 공격이 이어지면서 금요일 월가 주요 주가지수는 하락세를 보였다. 불안정한 중동 지역에서 또 다른 분쟁이 심화하면서 유가는 7% 넘게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13% 하락한 5,976.97포인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1일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폭으로, 주간 상승분을 모두 깎아내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3% 하락했으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79%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S&P500 지수 11개 부문 중 10개가 하락했으며, 금융주와 기술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며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인 부문은 에너지"라고 분석했다. 중동 지역 불안이 높아지면서 유가가 급등했고, 이에 영향을 받아 엑손모빌과 셰브론과 같은 주요 석유 기업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방산주인 RTX와 록히드마틴 주가도 상승했다. 반면 델타항공(-3.8%)과 아메리칸항공(-4.9%) 등 항공주는 큰 타격을 입었다.
전쟁 불안으로 한때 최대 13%까지 급등했던 유가는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지만 결국 7%대 상승을 기록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이 7% 이상 오른 건 2022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는 "이란은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 중 하나로, 전쟁이 더 커지면 유가가 더 높게 유지될 위험이 있다"며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비롯한 세계 여러 중앙은행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가 주요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21에 육박했는데, 이는 3주 만에 최고치다.
다만 시장 참여자들은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융유 마 PNC자산운용그룹 수석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이런 지정학적 사건은 지속적이지 않거나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는 한 며칠 또는 몇 주 만에 반전되는 경우가 많다"며 "시장은 지속적인 영향을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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