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방송 IRIB 건물, 이스라엘 공습 받아 "직원 1명 사망"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17일(현지시간)로 닷새째를 맞은 가운데, 16일 이스라엘군이 이란 국영방송사를 공습한 모습이 생방송에 포착됐다. 이란은 보복 대응을 예고했다.CNN·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란 국영방송 IRIB(이슬람 공화국 방송) 본사 건물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 IRIB 측은 본사 건물에 폭탄 4발이 떨어졌고, 직원 1명이 이번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공습 당시 생방송을 진행 중이던 IRIB 뉴스 네트워크의 사하르 에마미 앵커가 서둘러 대피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영상에는 폭발음과 함께 화면이 흔들리고 생방송을 진행하던 스튜디오에 먼지와 파편이 흩날리는 모습과 스튜디오에 있던 사람들이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담겼다. 공습 이후 생방송은 즉시 중단됐고, 화면은 사전 녹화된 프로그램으로 전환됐다.
이란은 이스라엘군의 이번 공격을 '전쟁 범죄'라고 지적하며 보복 대응을 예고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란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장관 대변인은 SNS(소셜미디어) X을 통해 "생방송 중인 IRIB 사무실을 공격한 것은 사악한 전쟁 범죄"라며 이스라엘의 언론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정의 구현을 요구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 사흘 째인 15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서부의 주요 도로에서 도시를 빠져 나가기 위해 차량들이 줄지어 서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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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성명에서 자국 공군이 이란군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통신센터를 공격했다며 IRIB 공습을 확인했다. 카츠 장관은 "이란 정권의 선전, 선동 방송 기관이 IDF(이스라엘 방위군)의 공격을 받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은 대피했다"며 "우리는 이란의 독재자를 모든 곳에서 타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란 공습 전 X를 통해 이란 수도 테헤란 3구 지역에 대피령을 발령했는데, 이곳은 IRIB 본사가 있는 곳이다.
한편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보복 대응에 나서는 동시에 중재국을 통한 휴전 협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유럽과 중동 관리들을 인용해 "이란이 중재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적대 행위 종식과 핵 프로그램에 대한 회담 재개를 긴급하게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동 상황을 이유로 캐나다에서 참석 중인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일정을 줄이는 조기 귀국을 결정했고, 국가안보회의(NSC) 소집을 지시했다. 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에 대해 "중동에서의 휴전을 얻는 것이 목표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이스라엘 간 휴전 협상을 위해 G7 정상회의 일정을 줄여 미국으로 급히 돌아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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