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수교 50주년 맞아 베이징서 정상회담…시진핑 아닌 총리 참석에 불만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지난 2023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제24차 중·EU 정상회의 참석차 방중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오른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당시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회담을 갖기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12.07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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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유럽연합(EU)이 내달로 예상됐던 중국과의 '고위급 경제무역 대화'(HED) 개최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4명을 인용해 EU가 여러 통상 현안에 대한 진전 부족을 이유로 대화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양국의 고위급 경제무역 대화는 최고위급 경제 협의 채널로, 내달 24~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EU-중국 정상회담의 의제를 조율하고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사전 작업 성격이다.
EU는 정상회담에서 발표 가능한 합의가 담보될 경우에만 대화에 참여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사안에서 견해차가 좁혀지지 못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2023년 11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호세프 보렐 당시 외교·안보 고위 대표가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제24차 중국·EU 정상회담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3.1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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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식통은 "중국은 경제 대화를 원하지만 (EU는) 모든 대화에서 진전을 못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EU와 중국의 관계는 여러 산업 분야에서 보복성 조처를 주고받으며 얼어붙기 시작했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막대한 국가 보조금을 문제 삼아 고율 관세를 부과했으며, 중국 의료기기 제조사들의 유럽 공공 조달 시장 접근을 제한했다. 바닐린과 합판 등 중국산 상품에 대해서도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EU산 브랜디와 돼지고기, 일부 유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하며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중국이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응해 시작한 전방위적인 희토류 수출 통제는 유럽의 자동차·전자·방산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일부 유럽 기업들은 희토류 부족을 호소하며 생산라인 중단을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2023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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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 유럽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는 중국의 시도가 실패하고, 오히려 EU와 중국 간의 근본적인 갈등이 수면 위로 끌어올려진 격이 됐다는 게 FT의 분석이다.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정상회담에 중국 측 대표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아닌 리창 총리가 참석하기로 한 점도 EU는 외교적 결례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서 열리는 회담이고, 수교 50주년이라는 상징도 있는데 국가 최고지도자가 나서지 않는 건 양측의 불편한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마리아 마르틴프라트 EU 집행위원회 통상총국 부총국장은 FT에 "외국 기업에 불리한 중국 법률과 데이터 규제, 반간첩법 등 여러 문제를 오랫동안 논의하고 있다"며 "지금부터 정상회담까지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다"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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