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다음 지도부에서 꾸려야"
송언석은 "혁신위에 김용태 임기, 개혁안 일임"
![]()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검수완박 시즌2 : 검찰청 폐지 및 수사·기소 분리의 문제점' 세미나에서 국민의례하고 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혁신위원회를 꾸리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당 개혁을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졌다. 정작 혁신위 구성 권한을 가진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정적이다. 원내대표의 '혁신위'와 비대위원장의 '5대 개혁안' 구상이 충돌하면서 당 개혁이 헛돌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송 원내대표는 17일 처음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의 신속하고 활력적인 쇄신을 위해 혁신위원회 구성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 선거 정견 발표에 이어 재차 혁신위를 거론하며 당 개혁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원내대표가 공언한 것과 달리 혁신위가 당장 출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혁신위는 당 산하 기구여서 당대표 격인 김 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하고 비대위 의결도 거쳐야 한다. 비대위원마저 공석 상태여서 김 위원장의 협조 없이는 혁신위 출범이 불가능한 구조다.
반면 김 위원장은 혁신위보다 자신이 제시한 5대 개혁안에 대해 당원들의 의사를 묻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자신의 임기 중에는 혁신위를 구성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임기가 이달 30일 끝나는데, 전체 당원 대상 여론조사를 실시해 개혁안 추진의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거취가 결정되면 (원내대표) 권한대행 체제이거나 새로운 비대위가 들어서는데, 거기에서 (혁신위 구성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현 지도부에선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개혁안에 대한 총의를 모아 혁신의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개혁안에 대해 많은 이견이 있고, 그렇다면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이야말로 당원 민주주의"라며 "저는 당원 여론조사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본다. 당원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개혁안을 수정, 철회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임기가 이달 끝나면 송 원내대표가 다음 전당대회까지 당대표를 겸임하면서 혁신위를 출범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송 원내대표는 혁신위에 김 위원장의 거취와 5대 개혁안 등에 대한 판단을 일임하겠다고 밝혔지만, 혁신위 카드를 꺼낸 것 자체가 임기 연장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2년 전 '인요한 혁신위'가 당내 주류의 반대에 막혀 사실상 빈손으로 막을 내린 상황에서 다시 혁신위 카드를 내민 것을 두고 개혁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초·재선의원들과 잇따라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초선의원 간담회에선 국민 목소리 경청을 위한 혁신 전당대회 개최, 혁신위 구성 등 다양한 의견이 분출됐다. 김 위원장의 5대 개혁안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재선의원 간담회에선 혁신위를 원내기구로 구성하자는 의견과 김 위원장 임기 내에 비대위 의결을 거치자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송 원내대표는 18일 3선 의원과 4선 이상 중진 의원 간담회를 각각 열고 당 개혁 방향을 수렴할 예정이다. 그는 재선의원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의 진로가 걸려있고,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원들의 총의가 확인됐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할지 의견을 계속 듣고 있고, 결론내린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