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4가 메인 행사" 이 대통령 불참 영향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 오키나와현 이토만시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오키나와 전쟁 전몰자 추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토만=지지·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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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검토 중"이라고 밝힌 지 두 시간 만에 불참을 공식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불참 결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왔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오후 5시쯤 보도자료를 통해 "24~26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예정됐던 이시바 총리의 네덜란드 헤이그 방문은 제반 사정으로 취소됐다"며 "이와야 다케시 외무장관이 네덜란드를 방문해 나토 정상회의 관련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불참 공식 발표는 검토한다고 알린 지 두 시간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이시바 총리는 앞서 이날 오후 3시쯤 오키나와 전쟁 전몰자 추도식이 열린 오키나와현 이토만시 평화기념공원에서 '나토 정상회의 출석을 보류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사실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참석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캐내내스키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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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에서 불참으로 방향을 튼 건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격으로 급변한 국제 정세 때문이다. 국내에서 중동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NHK방송에 "(이시바 총리의 참석 여부는) 중동 정세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먼저 나토 정상회의 불참 결정을 내린 점도 일본 측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은 애초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중동 정세 등을 이유로 22일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 이 대통령뿐 아니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주요국 지도자가 불참키로 한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IP4'(인도·태평양 지역 4개국)에 속하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상은 나토 정상회의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특별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개국 중 두 나라가 불참을 결정한 상황이라 외교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이 불참하기로 하면서 (IP4) 4개국이 모두 모이지 않게 된 것도 불참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시바 총리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던 회견에서 "IP4 네 나라의 참가가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중요한 행사"라며 "참가국들의 출석 상황에 맞춰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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