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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러 교통장관 경질 직후 권총자살…"드론 못막아""횡령 발각"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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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임 후 몇 시간 만에 본인 차량서 시신으로 발견

    "우크라 드론 공격에 항공교통 마비…푸틴 격노"

    뉴스1

    로만 스타로보이트 전 러시아 교통장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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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권영미 이창규 기자 = 러시아 교통장관이 7일(현지시간) 해임된 직후 자살했다고 미국 CNN방송과 러시아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해임 이유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라고 보았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로만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의 시신은 이날 모스크바 외곽 오딘초보의 차 안에서 발견됐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이 그의 차 안에서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오전에 경질된 후 불과 몇시간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기에 그의 해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장 큰 이유일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해임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신뢰 부족"은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다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의 해임은 러시아 내 항공 교통이 며칠간 중단된 가운데 이루어졌다. 러시아 연방 항공 교통 당국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때문에 주말부터 7일까지 항공편 485편이 취소되고 88편이 회항했으며 1900편이 지연되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드론이 군사 시설과 기타 장소를 표적으로 삼으면서 러시아는 민간인 통행을 위해 영공을 폐쇄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항공 교통 마비로 푸틴이 화를 냈다는 공식 언급은 없지만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7일 푸틴 대통령이 스타로보이트 장관을 전격 해임한 데는 항공 대란에 대한 분노와 위기 대응 실패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고 전했다.

    익스프레스는 "푸틴 대통령은 기술직 관료 스타로보이트가 항공기 수리에 대한 서방의 제재 등 전쟁 여파에 대처하기 위한 위기관리 계획을 잘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즉 푸틴은 단순히 드론 공격에만 화가 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제재로 인해 항공기 유지 보수, 공항 보안, 항공관제 등 전반적인 시스템이 취약해졌고 이를 바로잡지 않아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판단해 교통부 장관에게 화가 났다는 것이다.

    이와 연관됐다는 확증은 없지만 이날 다른 교통부 관계자 한명도 사망했다. 연방 철도청에서 근무했던 한 남성이 직장에서 사망했는데, 러시아 언론들은 그가 급성 심부전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은 러시아 연방도로청장으로 6년간 근무하는 등 교통 분야 경력을 보유했다. 약 5년간 러시아 쿠르스크주 주지사를 지낸 뒤 지난해 5월 교통장관으로 임명됐다.

    서방 언론의 분석과 달리 러시아 현지 언론은 전 장관의 횡령 혐의를 부각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들은 스타로보이트가 주지사였던 쿠르스크의 요새 건설에 배정된 국가 예산 횡령 사건에 연루되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간 조사를 받고 있었다는 것인데 일부 언론은 그가 체포 직전이었다고도 했다.

    모스크바 법원에 따르면, 스타로보이트가 쿠르스크 주지사일 때 부주지사였다가 스타로보이트가 교통부 장관이 된 후 주지사가 된 알렉세이 스미르노프는 올해 4월 이 횡령 사건으로 체포됐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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