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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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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애니 속 ‘사자보이즈’, 조계종 스님이 천도재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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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천도되면 시즌2는 어쩌죠?”


    매일경제

    조계종 소속 버튜버 ‘불법스님’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사자보이즈의 천도재를 집전했다. 사진|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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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극중 아이돌 그룹 ‘사자보이즈’에 대한 천도재를 조계종 소속 스님이 집전해 화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퇴마사이자 K팝 걸그룹인 헌트릭스가 악령으로 구성된 보이그룹 사자보이즈를 물리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사자보이즈는 저승사자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그룹으로, 낮에는 아이돌이지만 밤에는 악령이 되어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엔딩에서 사자보이즈의 진우는 헌트릭스 루미를 위해 희생을 선택, 흑막인 귀마를 격퇴하는데 일조한다. 그러나 귀마가 패배하면서 진우를 비롯해 사자보이즈는 소멸하게 된다.

    극중 사자보이즈가 보여준 멋진 무대와 노래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빌보드 차트에까지 올라가는 등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과 캐릭터는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현실 팬덤까지 생겨났다.

    “제사라도 지내게 생일 좀 알려달라”, “오빠들 생카는 안 되지만 천도재는 된다”는 팬들의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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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보이즈.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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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도재는 지난 9일 유튜브와 치지직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됐고, 집전자는 조계종 소속 스님이자 최근 버튜버로 데뷔한 불법스님이었다. 방송엔 4000여명의 시청자가 동시 접속해, 스님이 진우·로맨스·베이비·애비·미스터리 등 사자보이즈 멤버 전원의 넋을 달래는 모습을 지켜봤다.

    불법스님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자보이즈 제사상’ 사진을 보고 농담처럼 이야기했는데, 실제로 도와주는 분들이 ‘한번 해보자’고 제안해 빠르게 추진됐다”며 “변호사에게 자문을 받아 2차 창작 범위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스님은 또 “천도재는 단순한 제사가 아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해 망자가 해탈의 길에 들도록 인도하는 불교 의례”라며 “비록 가상의 존재라 해도, 팬들이 느끼는 감정과 정성은 진짜다. 그런 마음을 공덕으로 승화시키는 것 또한 불교의 몫”이라고 했다.

    팬들 사이에선 “‘케데헌’ 시즌2는 이제 못 보는 것 아니냐”, “극락 갔다면 다시 못 돌아오지 않냐”는 우려 섞인 반응도 나왔다. 이에 대해 불법스님은 “윤회를 끊는다는 것은 다시 태어나지 않는 최고의 경지”라면서도 “우리가 그렇게 쉽게 해탈에 이를 수는 없으니 너무 걱정 마시라”고 웃으며 답했다.

    지난 달 20일 공개된 ‘케데헌’은 전 세계 넷플릭스 영화 순위 1위에 오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극 중 삽입된 OST 8곡이 빌보드 ‘핫100’에 동시에 진입하고,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선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K팝과 애니메이션, 그리고 종교의 접목. ‘케데헌’의 인기는 단순한 콘텐츠의 소비를 넘어, 팬덤의 문화적 상상력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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