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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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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 오브 킹스', 종교 장벽 뛰어넘은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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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에서 '기생충' 성적 넘은 '킹 오브 킹스'
    불교 신자 이병헌이 주인공 목소리 연기
    낮아진 종교 콘텐츠 진입 장벽


    한국일보

    '킹 오브 킹스'는 종교적 색채를 지닌 작품이다. 그럼에도 소재의 장벽을 넘어 극찬을 이끌어내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킹 오브 킹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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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 오브 킹스'는 종교적 색채를 지닌 작품이다. 그럼에도 소재의 장벽을 넘어 극찬을 이끌어내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종교에 대한 관심이 과거에 비해 높아진 상황 속에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기 때문이다.

    영화 '킹 오브 킹스'는 영국의 뛰어난 작가 찰스 디킨스가 막내아들 월터와 함께 2000년 전의 이야기 속으로 떠나는 여행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찰스 디킨스는 윌터에게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왕 이야기가 아니라면 관심이 없다는 윌터에게 "왕 중의 왕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하며 예수의 삶을 짚는다.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희생, 용서에 대한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킹 오브 킹스'는 종교적 색채를 지니고 있지만 뜨거운 반응을 얻는 중이다. 작품은 북미에서 먼저 공개되어 개봉주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또한 역대 북미 박스오피스 한국영화 1위, 아시아 애니메이션 2위를 기록했다.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의 흥행 성적까지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더욱 시선을 모은다. 한국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낮아진 종교의 장벽?



    한국일보

    '킹 오브 킹스'는 영국의 뛰어난 작가 찰스 디킨스가 막내아들 월터와 함께 2000년 전의 이야기 속으로 떠나는 여행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킹 오브 킹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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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 소재가 영화의 흥행에 장애물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최대한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높은 완성도가 필수적이다. '킹 오브 킹스'는 2015년 기획되어 완성까지 10년이 걸린 작품이다. 1998년 개봉한 영화 '이집트 왕자' 역시 종교적 색채를 지니고 있으나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는데, 완성도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 작품의 원전은 출애굽기였다. '이집트 왕자'는 27년 전, 첫 주 흥행 수입 1,45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 누적 관객 수가 61만을 넘어선다.

    작품에 등장하는 종교를 믿지 않는 이들도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함께 사용한다면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킹 오브 킹스'가 종교 이야기에 함께 녹여낸 부성애 코드는 진입 장벽을 낮췄다. 해당 작품에서 찰스 디킨스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이병헌은 불교 신자다. 그는 "관객들,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재밌게 느껴졌다. 그리고 아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출연이) 너무나 좋은 기회가 될 듯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SBS 예능 '신들린 연애', tvN 드라마 '견우와 선녀'처럼 샤머니즘과 관련돼 있는 콘텐츠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킹 오브 킹스'의 완성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러한 작품들이 연이어 성공한 것을 '우연'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터다. 종교의 장벽 역시 상당 부분 허물어졌다고 볼 수 있을까.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2030세대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겪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끝없는 경쟁 속에서 승리하는 사람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을 깊이 새겼다. 그러나 세상에 나오면 자신이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불안감, 억울함 속에서 타로를 배우는 사람들도 늘어났고, 종교적 요소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 속, 사이비 종교 등의 메시지까지 과할 만큼 쏟아지면서 새로운 공포심과 불안감이 생겼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사람들은 종교적 메시지를 혐오하거나 더욱 관심을 가지며 적응하려 애쓰게 됐다.

    종교적 색채의 영화가 과거에 비해 쉽게 관심을 끌 수 있게 된 배경은 다소 씁쓸하다. 그러나 '킹 오브 킹스'가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는 영화라는 점은 분명하다. 해외에서 한국 창작자의 능력을 증명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도 이 작품은 큰 의미를 갖는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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