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다음 달 예정된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조정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은 통일부 뿐 아니라 국방부 등 관련 부처 의견을 다 들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정 장관은 오늘(28일) 통일부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를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내일(29일) 국가안보회의 실무조정회의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정 방향은 실무조정회의 이후 밝힐 수 있을 거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훈련이 보름 정도 남은 상황에서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 의지에 따라서 충분히 가능하다", 반발 우려에 대해서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는 윤석열 정부와는 다르다. 한미 훈련 기조도 윤 정부를 이어받는 게 아니라 신중하게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한미연합연습이 "(이재명 정부 대북정책의)가늠자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조정은 "통일부 장관뿐만 아니라 국방부 장관 등 관련 부처 의견을 들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오늘 오전 담화문에서 한미연합훈련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한미동맹에 대한 맹신과 우리와의 대결기도는 선임자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면서 "침략적 성격의 대규모합동군사연습의 연속적인 강행으로 초연이 걷힐 날이 없을 것"이라고 한 겁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으며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공식입장을 다시금 명백히 밝힌다"고도 밝혔습니다.

정 장관은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남북 간 불신의 벽이 높다는 걸 확인했다"면서도 "과거 거친 담화에 비해서는 순화된 표현"이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