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와 호흡을 맞출 새 여당 대표 선출을 하루 앞둔 1일 정청래 후보와 박찬대 후보가 거센 신경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선거 레이스 초반부터 당내 경쟁인 점을 감안해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며 서로를 향한 비판을 자제해왔지만 날 선 비판이 막판에 수면 위로 표출된 셈이다.
박 후보 측은 이날 호소문을 내고 "지금 당장 '당심(黨心) vs 의심(議心) 편가르기'를 중단해 달라"며 "선거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왜곡한 프레임 공격과 갈라치기 시도, 상대 후보에 대한 지나친 네거티브가 일부 있었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 막판까지 이런 시도들이 계속 진행 중인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당심'과 '의심'이라는 갈라치기 이분법으로 마치 당원과 국회의원의 마음이 따로 노는 것처럼 당을 분열시키려는 시도에 경고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박 후보 측은 구체적 사례로 △당심과 의심의 거리가 너무 먼 지역구가 어디인지 가려내겠다는 '좌표 찍기' △지지하는 국회의원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당원들의 반감을 키우고 있다는 근거 없는 네거티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에 대한 무분별한 문자메시지·카카오톡 위협 △당심을 따르는 선한 당원 vs 국회의원 오더를 따르는 구태 당원·대의원이라는 악의적 '편가르기' △지지하는 국회의원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계파정치로 낙인찍고 공격하는 왜곡된 프레임 정치를 들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정청래 후보를 겨냥한 비판으로 해석했다. 정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조직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박 후보를 저격한 것으로 풀이되는 성격의 글을 썼는데, 이에 대한 대응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정 후보는 '국회의원의 오더표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에서 "국회의원, 지역위원장이 자신들의 말을 잘 듣는 대의원을 뽑아놓고 전당대회장에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소위 오더(누구 찍어라)를 내리는 방식이 있었다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전설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이런 구태가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 외에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선거운동에 집중했다. 박 후보는 인천에서 권리당원들과 만나며 지지를 호소했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다. 이번에 선출되는 여당 대표는 내년 6월 3일로 예정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공천 과정 등을 총지휘하게 된다.
폭우 피해로 호남·수도권·서울 합동 순회 경선 일정이 밀리면서 두 후보는 선거 기간 대부분을 깜깜이로 보냈다. 당대표는 대의원 투표(15%)·권리당원 투표(55%)·국민 여론조사(30%)를 합산해 최종 선출한다.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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