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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5 (토)

    "또 졸고 있네, 또" 단순 피로인 줄 알았는데…뜻밖의 질환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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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심교의 내몸읽기]

    긴 명절 연휴를 마무리하면서 피로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잖다. 흔히 명절 연휴 기간 유발하는 폭넓은 증상인 '명절증후군'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실제 명절 연휴 기간 수면 부족과 과로, 불규칙한 식사 등은 피로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데도 피로가 6개월 이상 풀리지 않는다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숨은 질환이 피로의 원인일 수 있다는 점에서 피로감과 함께 나타나는 증상을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 피로감이 알리는 뜻밖의 숨은 질환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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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정맥류는 혈류 흐름을 방해해 전신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




    다리 혈관 돌출…하지정맥류+하지정맥 부전증

    다리 정맥에는 수㎝ 간격마다 중력 방향과 반대로 혈액을 심장 쪽으로 올려보내도록 설계된 판막이 있다. 이 판막이 망가져 피가 역류하면 정맥 속에 피가 고이고 정맥이 늘어나는 하지정맥류가 발생한다. 서 있을 때 푸른 정맥이 늘어나서 꾸불꾸불하게 튀어나오는데, 대개 종아리 뒤쪽, 발목에서 대퇴부 안쪽을 따라가며 이런 병변이 나타난다.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지지 않으면서 피로감이 올 수 있다. 때로는 통증이 생기며, 발목이 붓는 경우도 있다.

    하지정맥류를 장기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하지정맥 부전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선 다리에 위치한 정맥 속 피가 역류하거나 막혀서 만성적으로 혈액이 저류되면서 피부가 검게 착색될 수 있다. 주변 피부염, 심하면 피부가 거칠고 딱딱해지며 피부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피로감과 함께 경련통, 피로감, 둔통, 하지 안절부절증, 자통, 작열감, 무거움 등이 나타난다.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검사는 혈관 초음파검사다. 심부정맥, 표재정맥, 정맥의 접합부, 관통정맥 등의 위치·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검사는 혈관을 흐르는 피의 양, 혈류의 흐름 방향과 속도 등을 기능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정맥류 진단에 가장 유용한 검사다. 정맥조영술, CT 정맥조영술, MR 정맥조영술 등도 검사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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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정맥류의 진행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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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 붓고 피부 누래졌다면…갑상샘기능저하증

    갑상샘(갑상선)호르몬은 열과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 호르몬이 부족한 갑상샘기능저하증 환자는 온몸의 대사 기능이 떨어지면서 쉽게 피로하고 의욕이 없으며 집중이 잘 안되고 기억력이 감퇴한다. 추위를 잘 타고, 땀이 잘 나지 않고, 피부는 건조하고 창백하며 누렇게 변한다. 얼굴과 손발이 붓고, 식욕이 없어 잘 먹지 않는데도 몸이 붓고 체중이 증가한다.

    또 목소리가 쉬고 말이 느려진다. 위장관 운동이 저하되어 먹은 것이 잘 내려가지 않으며, 심하면 변비가 생긴다. 팔다리가 저리고 쑤시며 근육이 단단해지고 근육통이 생긴다. 여성의 경우 생리량이 많아진다. 갑상샘기능저하증으로 나타나는 부종은 손가락으로 피부를 눌러도 들어가는 자리가 생기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 병이 의심될 땐 주로 의사의 촉진(만져서 진료)을 통해 갑상선 결절의 크기·촉감·대칭성 등을 관찰하고, 피부·모발·심장·복부 등에 갑상샘기능저하증으로 인한 소견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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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상샘 기능이 떨어지면 쉽게 피로하고 추위를 잘 타게 된다. /그림=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




    졸음 쏟아지고 피부 가렵다면…신부전

    '콩팥 기능이 온전하지 않다'는 뜻의 신부전은 노폐물을 제거하는 콩팥기능이 감소하면서 정상으로 회복할 수 없는 단계의 질환이다. 질환명 그대로 콩팥이 제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다. 특히 이 병이 만성화한 경우(만성 신부전), 남아 있는 콩팥기능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떨어져 결국 콩팥 대체 요법(투석, 콩팥 이식술)이 필요한 말기 콩팥병으로 진행한다.

    신부전의 대표적 증상이 신경계 증상이다. 피로감이 증가하고 졸음이 쏟아지며 감각·운동 장애, 의식 장애, 혼수상태까지 나타날 수 있다. 심혈관계 증상(고혈압, 동맥경화증), 호흡기계 증상(폐부종, 흉수), 소화기계 증상(식욕 감퇴, 구역질과 구토, 복수)이 나타날 수도 있다. 피부가 가렵거나 빈혈·출혈을 보일 수도 있다. 내분비계의 경우 부갑상샘기능항진증, 고환·난소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고, 면역계의 경우 면역 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등 전신 증상이 발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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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 신부전 환자에게 나타나는 부종 병변. /그림=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




    얼굴 창백하고 손발 차갑다면…빈혈

    빈혈은 혈액 속에 혈색소(헤모글로빈) 농도 또는 적혈구 양이 정상 이하로 줄어든 상태다. 혈액의 산소 운반 기능이 떨어져 얼굴이 창백해지고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호흡곤란, 두근거림, 쇠약감, 가슴 통증, 어지러움, 수족냉증, 창백함, 두통이 있을 수 있고, 심한 경우 실신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빈혈이 생겼다면 원인을 찾아야 한다. △혈색소의 주재료인 철분이 부족해 생기는 철 결핍성 빈혈 △혈구 세포를 구성하는 DNA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비타민B12나 엽산의 결핍으로 발생하는 거대적아구성 빈혈 △골수의 조혈모세포가 없거나(무형성 빈혈), 조혈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골수이형성 증후군, 백혈병, 고형 종양의 골수 침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 △ 골수의 보상 능력을 앞서가는 용혈이나 실혈(위장관 출혈 등) △만성 질환으로 인한 염증 물질 과다로 철분이 충분한데도 피가 만들어지지 않는 급만성 염증에 의한 빈혈 △콩팥질환이나 종양 때문에 적혈구 조혈을 촉진하는 적혈구 생성 인자가 부족한 경우도 빈혈을 부른다.

    혈색소 수치가 남성은 13g/㎗, 여성은 12g/㎗ 이하일 때 빈혈로 정의한다. 특히 임산부의 경우 체중·혈장량의 증가를 감안해 11g/㎗ 이하일 때 빈혈로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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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 피(왼쪽)와 빈혈(오른쪽)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농도와 적혈구 양을 비교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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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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