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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5 (토)

    대형CSP 물량 싹쓸이에 삼성 D램 값 40%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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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업계 가격 줄인상 마이크론 40%·SK 25%
    현물가, 한달새 2배뛰어 PC·모바일용도 공급난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 D램 공급가격의 40% 인상을 추진한다. AI(인공지능) 서버 수요급증으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는 가운데 대형 CSP(클라우드사업자)가 물량을 '싹쓸이'하면서 일반 PC·모바일 시장까지 공급난이 확산 중이다. 최근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D램 거래가격은 한 달 새 2배가 올랐다.

    머니투데이



    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과 다음달에 이뤄지는 D램 공급계약에서 전분기보다 가격을 40%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D램 가격이 급등하면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단기(월간) 공급계약 고객을 중심으로 견적합의를 진행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장기계약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반도체 제조사 대부분이 올 4분기 D램 공급계약에서 가격을 올리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 9월 선견적을 제시하며 고객사에 35~40%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0~25% 오른 가격을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인상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빠르게 고객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16GB(기가바이트)의 고정(계약)거래 평균가격은 8.7달러로 한 달 새 42.6% 올랐다. 지난 7월말 평균 거래가격이 5.25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 새 65.7% 급등했다. 올 2분기부터 발생한 구형 D램(DDR4)의 급격한 가격 상승이 DDR5에서도 최근 재연되고 있다. 일부에서 발생한 구형과 신형의 가격역전도 해소되는 모습이다.

    계약가격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D램 현물가격은 치솟고 있다. 지난달말 DDR5 16GB 현물가격은 15.5달러로 한 달 새 2배 이상 올랐다. 최근 소매시장에서도 PC용 D램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앞으로 PC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큰손'인 대형 CSP가 공격적인 메모리 확보에 나서는 것이 가격급등의 주요인이다. D램 재고가 급격히 줄고 있다. 생산된 D램이 바로 팔리는 수준이다.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쫓아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D램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CSP가 장기간 공급계약으로 D램 물량을 휩쓸어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D램 물량이 사실상 '완판'(완전판매)됐다고 밝힌 배경이다. 특히 메모리 제조사가 CSP와 우선계약을 하면서 나머지 PC·모바일 시장에서 D램 품귀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

    D램의 가격 상승은 메모리 제조사의 수익성과 연결된다. 일반 D램의 수익성이 고부가제품으로 분류되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준까지 올랐다. 현재 시황이 유지될 경우 생산능력과 투자여력이 최대인 삼성전자가 가장 큰 혜택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에서 "최근 일반 D램 가격 상승과 이로 인한 수익성 개선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HBM과 일반 D램 간 상대적 수익성을 고려해 추가증산 규모는 시황을 모니터링하며 적정규모로 (증산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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