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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하려 해도 1억"…코로나에 문도 마음대로 못닫는 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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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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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도 돈이 있어야 하죠. 1억원 이상이 든다는데..."

경기도 일산 근처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70대 A씨의 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위태위태했던 매출은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며 반토막 난 지 오래다. 기존 아르바이트생 1명은 관두게 했다. 대신 A씨와 그의 아들이 쪽잠을 자며 번갈아 근무를 하는 중이다.

A씨는 누가 맡아도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 폐업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그는 "저장탱크 철거에 주변 토양정화 등을 위한 비용으로 1억 4~5000만원이 든다더라"며 "장사가 안 돼 문 닫으려는 사람에게 그만한 돈이 당장 어딨냐"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주유소 업계의 어려움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미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데다 코로나19 사태가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폐업비용 지원 등이 막혀 있어 주유소 사장님들은 '두 번' 울고 있다.

10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말 기준 전국 주유소는 1만1331곳으로, 지난 1년간 184곳이 줄었다. 1월과 비교해선 한달새 40곳이 문을 닫았다.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 4대 정유 브랜드 주유소는 9929개로, 1년전보다 224개가 줄어들었다.

최근 주유소가 문을 닫는 데에는 코로나19 여파가 크다. 사회적거리 두기 영향으로 시민들 사이 외출이 줄자 차량 운행 역시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송용 석유 소비는 전년대비 9.6% 줄어들었다.

폐업 대신 휴업을 택하는 주유소들도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휴업을 신고한 주유소는 517여곳으로 폐업을 선택한 주유소보다 3배 가까이 많다. 폐업을 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단 휴업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유소 한 곳당 폐업 비용이 1억원에서 많게는 2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알려졌다. 큰 기름 탱크를 갖춰야 하는 주유소에서는 폐업시 토양 오염을 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설 철거비 등이 따로 든다. 이러한 비용을 다 따져보면 1~2억원 사이 든다는 것이 업계 얘기다. 지방 도로변 곳곳에서 영업은 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돼 있는 '흉물' 주유소가 최근 늘어나는 이유다.

수익성이 악화된 주유소 업계는 더 이상 기름만 팔아선 살아남기가 더 어려운 영업 환경을 맞이했다. 정부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 확대 정책에 힘을 주면서다.

업계에서는 기존 주유소를 전기차·수소차 충전소는 물론 각종 생활 편의시설까지 갖춘 융복합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에는 공감을 표한다. 다만 기존 주유소를 융복합 스테이션으로 전환하거나 폐업 주유소를 철거할 때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현재 '주유소 실태 조사 및 사업다각화·혁신 지원방안' 연구용역을 공고했다. 국내 주유소 현황과 국내외 주유소 사업다각화 등을 조사, 분석해 주유소업계 활성화를 위한 지원 정책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산업부 측은 "이번 연구 용역을 통해 주유소 휴·폐업 현황과 관련 비용 산정, 규제 및 지원제도 등을 분석할 예정"이라며 "국내 다른 산업의 휴폐업 지원 사례 등도 살펴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by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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