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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차기 대선 경쟁

내년 대선은 결국 이재명 대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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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시장 보궐 뒤 주요대선주자 손익계산표… 이낙연 ‘아웃’ 위기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기득권 대 국민이라는 ‘포퓰리즘적 균열’이 눈에 띄진 않았다. 그러나 내년 대선은 다를 것이다.”

정치사회학자 김호기 교수가 선거 당일 새벽 SNS에 남긴 글이다.

“유력 대선후보 두 사람이 미국 샌더스와 같은 진보적 포퓰리즘을, 프랑스 마크롱과 같은 중도적 포퓰리즘을 앞세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코로나19가 촉발하고 구조화하는 사회경제적 양극화는 우리 사회에서도 ‘포퓰리즘적 모멘트’에 불을 댕길 가능성이 높다.”

김 교수가 진보포퓰리스트와 중도포퓰리스트를 누구라고 찍어 언급하진 않았다.

그러나 능히 추측 가능하다. 이재명과 윤석열이다. 결국 내년 대선은 이재명 대 윤석열의 구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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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연합,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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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격리, SNS 글로 사과한 이낙연
“국민 여러분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4·7 재보선으로 표현된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합니다. (…) 성찰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대한민국과 민주당의 미래를 차분히 생각하며, 낮은 곳에서 국민을 뵙겠습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개표가 마감된 후 4월 8일 아침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전날 그는 출구조사가 중계되는 당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총괄하는 입장에서 선거결과가 뚜렷해지는 시점에 입장을 표명해야 했지만 타이밍이 늦었다. 사즉생(死卽生)이 필요했지만 사는 길을 택했다. 기자가 접촉한 정치전문가들은 선거참패의 책임으로 유력 대권주자에서 탈락하게 될 것이라 전망하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이낙연이 지금의 지지율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정세균이 나와 대번에 10% 정도로 뛰어오르면 확 기울게 된다. 그러면 여권에서는 이재명 독주체제가 되는데 지난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에 한가지 특이점을 발견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 소장의 말이다. 공표 금지 기간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3월 4일) 직후 단독 1위로 올라선 지지율이 3.5% 정도 빠진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이 2.7% 올랐다는 것이다.

“윤석열이 치고 올라가면 제일 타격이 큰 쪽이 이재명이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둘의 관계가 대체재나 보완재라는 것이다. 진실 여부를 떠나 사람들은 ‘윤석열은 개혁적인데 (이 정권에서) 억울하게 탄압받았다, 추미애이고 대통령이고 다 나서서 윤석열을 못살게 굴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선거가 끝나고 윤석열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 이재명의 전략적 가치는 떨어진다. 민주당 내에서는 1위일지 모르지만.”

앞서 이낙연과 정세균의 관계도 대체재나 보완재로 인식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총리 출신이며 지역적 기반도 비슷하다.

“정세균계에서는 이낙연 쪽을 흡수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여권 내에서 이합집산이 일어날 것이다. 이재명이 유력주자가 되면서 이재명계 쪽에서 행사나 콘퍼런스를 하면 그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의원들도 얼굴을 비친다. 정 총리가 물러나면 개각이 있을 것이고, 그동안 불만이 누적돼온 경제부총리 교체 요구도 나올 것이다. 그동안 몸 풀던 군소후보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것이다.” 신철우 시사평론가의 말이다.

당을 깨는 수순까지는 안 가겠지만 선거 후 당·청 인적 쇄신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얼굴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신 평론가가 주목하는 것은 이광재 의원의 움직임이다. “원래 이광재는 정세균을 돕기로 약속돼 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 부산에 상주하면서 김영춘 선거를 도왔다.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하던 시절의 PK 인연을 동원했다. 현지에서는 ‘김영춘 선거가 아니라 이광재 선거’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양정철발로 알려진 이른바 ‘13룡 등판론’도 힘을 받을 기세다. ‘포스트 이낙연 체제’에서 전국 각 지역을 대표하는 잠룡 정치인들을 차기 리더십으로 키우자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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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오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참석을 마친 뒤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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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윤석열 킹메이커로?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 이후는 상당 기간 윤석열의 시간이 될 것이다.”

정치평론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의 말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정치적 의미가 큰 사건이다. 촛불과 탄핵으로 하나의 분기점이 됐던 정치적 변곡점이 민주당의 거듭된 실패와 불공정·기득권화로 다시 원점에 돌아온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3지대의 공간이 넓어진 상태의 원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거기서 힘이 실리는 것은 아직 뚜렷하게 정치적 향방을 밝히지 않고 있는 윤석열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윤석열이 어떤 정치적 행보를 하냐에 따라 나머지는 변수가 될 것이다.”

당장 주목되는 것은 선거 이튿날인 4월 8일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내려놓은 김종인의 행보다.

국민의힘 외곽에서 윤석열의 대권행보에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은 윤석열과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이제 자연인으로서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가에는 벌써부터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 바깥에서 윤석열과 함께 전 정권관련자나 비리전력자, 김종인 비대위에 반기를 들었던 당 중진들을 내치고 보수개혁신당을 만들 것이라는 추측이 돌고 있다. 서울시장 경선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던 안철수나 김무성, 이재오 등 구정권 실세들을 제외하고 흡수한다는 시나리오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의 역할론도 끊임없이 나온다. 과거 안철수나 현 여권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등에서 뜻을 맞춘 적이 있는 김종인·윤여준이 이번에는 윤석열 대권을 위해 손을 잡았다는 관측이다.

윤여준 전 장관 측 인사는 “사실 윤 전 장관은 지난해 이재명 전 지사 측의 요청으로 두어 번 만난 것으로 알고 있고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지난해 12월”이라며 “여론조사에서 이재명이 단독 1위로 올라선 뒤 이재명 측에서 발길을 끊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이 이재명 측 ‘제안’을 기다리고 있는데 연락이 안 왔고, 그 사이에 윤석열이 뜨게 되자 두 사람 모두에게 메시지를 낸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두 사람이 종친(파평 윤씨)이라 뒷말도 나올 수 있고, 김종인이 나서게 되면 윤 장관은 자연스럽게 뒤로 빠질 것”이라는 것이 이 인사의 관측이다.

야권에서는 유승민, 원희룡, 홍준표 등 다른 잠재적 대권주자도 있지만 향후 행보가 가장 주목되는 것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공동유세 과정에서 공언한 공동운영을 넘어선 합당은 윤석열의 움직임과 함께 서울시장 선거 후 진행될 야권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신용철 더체인지플랜 선임연구위원은 “단일화 결과를 깔끔히 수용하고 선거에서 열심히 뛰면서 보수 쪽으로부터 믿을 만하다는 이미지와 신망을 받았다”고 평가하며 “정치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여전히 안철수에게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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