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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10년만에 돌아온 오세훈…'35층→50층' 층수 규제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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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에 출근하고 있다.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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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 지형에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오 시장이 자신의 공약대로 민간 주도의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비롯한 각종 규제 완화를 서둘러 추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민간의 참여를 끌어내겠다는 것이 골자인데 공공주도 개발을 천명한 정부의 '2·4 공급 대책'과의 대립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자칫 과도한 규제 완화로 집값을 자극할 경우 최근 안정세에 돌입한 집값이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실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주요 재건축 단지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며 해당 지역 집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4월 첫째 주(5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맷값은 0.05% 올라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2월 첫째 주(0.10%) 이후 꾸준히 상승 폭을 줄고 있지만, 주요 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파구가 지난주 0.09%에서 이번 주 0.10%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남·서초구(0.08%), 노원구(0.09%), 양천구(0.07%) 등이 상승률 1∼5위에 올랐다. 이들 5곳은 모두 재건축 시장에서 주요 단지로 꼽는 아파트가 있는 지역이다.

압구정도 현대7차 전용 245.2㎡가 80억원(11층)에 매매되며 올해 전국 최고가 아파트 거래 기록을 세웠다. 이는 작년 10월 당시 67억원(9층) 신고가 거래 이후 6개월 만에 13억원 오른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한강변 35층 제한 등의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 한강변 층고 규제부터 풀 듯


오세훈 시장은 후보 당시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다양한 부동산 규제완화 방안을 제시했다. 규제완화를 통한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로 18만5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민간 재건축 재개발 사업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면 조합 입장에선 공공주도 사업에 기댈 이유가 없어진다.

오 시장은 '한강변 35층 규제'를 가장 먼저 손볼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보고있다. 현재 서울의 주거용 건물(주상복합 제외)은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수립한 도시기본계획인 '2030 서울플랜'에 막혀 35층으로 제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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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 아파트 전경 [사진 =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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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 층고 규제가 풀리면 대규모 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성수전략정비구역 개발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층수 문제로 시와 갈등을 빚으며 재건축 진척이 더뎠던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권 대단지 아파트에도 기대감이 실린다.

도시계획위원회에 발이 묶인 주요 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절차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앞서 후보시절 TV토론에서 은마, 미도, 우성4차, 잠실5단지, 자양한양, 방배15구역, 사당5구역, 여의도 공작, 신반포 7차 등 구체적 사업지까지 언급했었다. 압구정·여의도 일대 정비구역 결정고시를 서두르겠다는 의지도 밝힌 바 있다.

안전진단 평가와 관련해 과거만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전진단 평가의 승인권자가 사실상 지자체이기 때문이다. 1·2차로 나뉜 안전진단의 큰 틀을 바꾸진 못해도 권한 안에서 세부사항 평가가 보다 완화될 것으로 재건축 추진 조합들은 기대하고 있다.


재건축 막힌 목동 11단지 살아난 희망


오 시장 취임과 함께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 움직임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최근 재건축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한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11단지는 재건축사업을 위해 오 시장과 면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목동11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매일경제에 "신임 서울시장과 면담을 통해 적정성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에 대해 논의하겠다"며 "6·17 부동산대책 이후 비슷한 점수를 받아도 어느 단지는 통과하고, 어느 단지는 떨어지는 것이 정당한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6·17 대책 이전 재건축 최종안전진단을 통과한 성산시영아파트, 목동아파트 6단지는 1차 안전진단에서 각각 53.87점, 51.22점을 받았다. 목동 11단지가 받은 점수는 51.87점이다. 목동 11단지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도 재건축이 진행되는 단지가 있는 만큼 오 시장과 면담해 재건축 불씨를 다시 살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한 목동 9단지도 새 시장 취임에 맞춰 재건축을 위해 재결집할 태세다.

오 시장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직후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상계동 등을 언급하며 "안전진단이 이뤄지지 않아 재건축이 늦어진 지역 등을 취임 후 일주일 내에 챙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 역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수립된 '한강변 아파트 35층 제한' 규제가 대폭 수정되거나 폐기될 가능성이 있어 새 시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은마아파트는 2002년 말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설립되고 2005년 안전진단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정비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했지만, 오 시장 당선으로 서울시가 정비계획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재건축 조합 설립 인가를 목전에 두고 최근 아파트값이 고공행진 중인 강남구 압구정동의 압구정 2·3구역도 지구단위계획이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크고 작은 마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가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과 결이 다른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는 등 중앙정부와 다른 색깔을 내기 시작하면 정책 방향을 둘러싼 시장의 혼선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서울시의회나 국토부 등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크다.


서울시 단독 추진 사실상 어렵다 중론


현재까지 서울시 단독으로 부동산 추진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안전진단 등 재건축 관련 규제의 경우 대부분 중앙정부 소관 법령과 고시에 규정돼 있어 서울시 단독으로 풀어줄 수 있는 규제는 딱히 없다. 여기에 임기가 1년 3개월에 불과하고 정부, 시의회와 부동산 정책 공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난제다.

정부는 물론 사실상 여당이 장악한 시의회와 원활한 정책공조가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조례 개정을 거쳐야 하는 용적률 완화, 제2종 일반주거지역 7층 이하 규제 폐지 등은 시의회의 협조 없이는 완화가 어렵다. 공공주도 재개발·재건축에 힘을 싣는 정부와 대립할 경우 민간이든, 공공이든 공급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서울시내에서 2025년까지 32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한 정부의 '2·4 공급대책' 가운데 공공정비사업은 오 시장의 정책 구상과 충돌하면서 추진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공공이 직접 시행하거나 조합과 손잡고 진행하는 재개발, 재건축 등 공공재정비 사업에 참여할 지 여부는 어디까지나 조합원(토지주)들의 뜻에 달려 있고 사업 제안과 인허가 등 행정 절차는 시가 아닌 구청에서 대부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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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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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규제가 풀리기를 기다렸다가 민간 사업으로 진행하자는 의견과 '2·4대책'에 따른 공공 방식이 낫다고 주장하는 의견이 충돌하는 노후 단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부총리는 야당의 압승으로 끝난 보궐선거 다음날 소집한 부동산시장점검회의에서 "일부 지역에서 불안 조짐을 보일까 우려스럽다며 야당 시장의 승리를 견제했다"며 부동산 정책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지자체 협조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홍 부총리는 "보궐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공약 등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불안 조짐 등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는 만큼 각별히 경계하며 모니터링 중"이라며 "2·4대책 이후 가격 상승세가 조금씩 둔화되는 등 매매거래량이 감소하고 매도매물은 증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시장이 매수자 우위로 재편되는 모습이지만, 최근 압구정 등 일부 초고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나타나는 등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오 시장의 공약에 대해 "주택공급은 후보지 선정, 지구지정, 심의·인허가 등 일련의 행정절차상 중앙정부·광역지자체·기초지자체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보궐선거 결과와 관계 없이 정부가 계획한 일정대로 주택공급대책을 강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가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부동산 규제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보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서울시와 구청, 의회의 역학관계를 봤을 땐 서울시장이 바뀐다고 해서 당장 큰 변화는 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시가 정책 변화를 꾀하려면 조례를 바꿔야 할 텐데 서울시의회를 민주당이 점유하고 있어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도 "기존 규제를 무력화하겠다는 발표가 나오거나 지자체 차원의 규제 완화가 병행된다면 수요자는 정부의 공공 주도 정비사업 참여를 미루거나 관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도심 주택 공급의 가장 큰 채널인 재건축·재개발에서 민간 방식이 좀 더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과도한 기대감으로 시장이 과열되면서 단기적으로 시장불안이 야기될 수 있으니 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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