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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효과?…전문가 "유산균, 폐에 넣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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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불가리스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 전문가 반박 이어져

"세포 실험단계일 뿐…유산균의 바이러스 억제 기전조차 실험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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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작한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모형도.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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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남양유업이 발효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으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남양유업 주가는 한때 29% 가까이 급등했고 일부 편의점에서는 불가리스 품절 사태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결과는 세포 단계에서 유산균이 바이러스 활성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 제품을 섭취한다고 해서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일부 전문가는 "현재 실험 결과는 방법부터 기대효과까지 실험 단계일 뿐"이라며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불가리스,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한다?…"인체 효능은 확인 안 돼"

전문가들은 14일 불가리스 섭취를 통해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해당 실험 결과는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아 인간의 신체에 미치는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불가리스) 유산균을 일정 기간 섭취한 실험군과 섭취하지 않은 대조군을 1~2개월씩 관찰해 효능과 효과를 입증하는 등의 결과가 있어야 한다"며 "과학적이고 윤리적인 엄격한 임상실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임상실험이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며 "세포 수준에서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그다음 단계인 동물실험에서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임상실험 단계로 넘어가더라도 효과를 입증할 수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 역시 '임상실험' 부재를 문제로 지적했다. 질병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해야 한다"며 "잘 통제된 사람 대상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그 이후에 공유할 만한 효능인지를 검토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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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8% 억제 효과" 주장…실험 근거는?

남양유업은 전날인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코로나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와 충남대학교 수의과 공중보건학 연구실이 공동 연구한 이번 실험은 숙주세포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배양한 뒤 불가리스 원유를 세포에 주입해보니 전체 바이러스의 77.8%가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 박사는 "불가리스를 사용해 코로나19 억제효과를 테스트한 결과 항바이러스 효과가 77.78%로 나타났다"며 "불가리스 섭취 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줄이고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와 충남대학교 수의과 공중보건학 연구실은 해당 실험에 '플라크 분석법'(Plaque assay)을 사용했다. 플라크 분석법은 바이러스를 정량하는 표준 평가 방법이다. 플라크는 세포를 배양한 접시에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면 해당 영역의 세포가 사멸한 뒤 생기는 빈 공간을 의미한다.

해당 실험 결과에 따르면 불가리스를 사용한 배양 접시에선 플라크 수가 77.8%가량 적게 나타났다. 불가리스를 사용한 배양접시에서 바이러스 감염이 더 적었다는 의미다. 불가리스 원유를 어떤 방식으로 실험군 세포에 처리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불가리스를 사용할 경우 해당 배양접시의 세포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았다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던 셈이다.

이에 대해 상당수는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사라지는 게 만드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불가리스를 먹으면 코로나19가 예방된다거나 치료가 되는 것으로 이해한 사람들이 많았다던 셈이다.

그러나 이런 실험 결과는 불가리스 제품 외에도 도출이 가능하다.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 박사 역시 전날 "발효유에는 일반적으로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 유산균 자체에 효과가 있는 것이 맞다"며 "불가리스를 더 강조한 이유는 다른 제품과 비교해서 불가리스가 제조공정·유산균 종류·분비물 종류에서 바이러스 감소 효과가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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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코로나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 참여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2021.04.13/뉴스1 © 뉴스1 이비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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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호흡기 감염병인데…유산균 '섭취'로 예방 가능?

이번 심포지엄에서 '구강을 통해 음용하는 점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소 또는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폐나 점막 세포 안에 들어가 감염을 유발하는데, 유산균이 이 과정을 방해하거나 저해하는 정확한 기전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백순영 카톨릭의대 미생물학교실 명예교수는 "유산균이 면역력을 활성화하거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 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이번 연구는 그 기전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진 않았다"며 "불가리스가 바이러스 증식을 저해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을 뿐, 유산균이 어떻게 바이러스 증식을 막았는지는 연구를 한 적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전날 심포지엄 패널로 참여해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인체에 적용하는 건 아직까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 A씨는 "유산균을 섭취하면 입과 식도 위장으로 유산균이 들어간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입을 통해서 호흡기 기관지 폐로 들어가는데 유산균을 폐에 집어넣을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와는 별개로 해당실험에 사용한 숙주세포와 관련한 설명도 과학적 사실과 달라 논란이 됐다. 남양유업은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플라크 분석법에 사용한 숙주세포가 원숭이 폐세포(Vero cell)라고 밝혔다. 그러나Vero cell은 아프리카 녹색 원숭이 신장에서 추출한 세포를 의미해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남양유업 "일부 보도에 오해 있어…세포 단계 실험이었다"

반발이 확산하자 남양유업도 진화에 나섰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일부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보도가 전달됐다"며 "세포 단계 실험에서 연구 성과가 있었고, 불가리스로 새로운 학술적 의미를 발견한 부분에 대해 발표하는 심포지엄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소비자가 불가리스를 섭취했을 때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표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 설명이다.

대학병원 교수 A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여전히 환자가 폭증하고, 백신은 부작용 문제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 부정확한 정보는 국민을 호도할 가능성만 높인다"며 "개발과 연구 단계라는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고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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