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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낙서로 월급 25% 덤으로"…MZ세대 직장인 부업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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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회사원 / 직장인 A to Z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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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0·30대 직장인은 주식·코인으로 쉽게 돈 벌 생각이나 하지 노동의 가치를 모른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 직장인의 투철한 경제 관념을 한탕주의로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비판적 시각이다. 하지만 모든 젊은 회사원들이 월급 외 부수입 수단으로 주식·코인을 택하는 건 아니다. 투자 성향에도 적극 투자(액티브)와 안정 지향(패시브)이 있듯, 부수입을 얻는 방법에도 월급처럼 꼬박꼬박 들어오는 안정적 소득, 이른바 '패시브 인컴(Passive Income)'이 있다. 그리고 이를 얻기 위한 부업은 기성세대가 우려하는 '노동의 가치'와도 연결된다. MZ세대 직장인의 부업을 이야기할 때, 그 시작을 배달 아르바이트나 대리운전 등으로 한다면 잘못된 접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부업 수단 특징은 크게 '본업을 마친 뒤 계발한 재능'과 '본업의 활용'으로 요약된다. 매일경제 어쩌다 회사원 팀은 MZ세대 부업 트렌드를 자세히 살펴봤다.

◆ 퇴근 후 그림낙서가 판매용 이모티콘으로


이웃 1만2000명을 보유한 해외 주식 투자 블로거 '애나정' 씨는 투자와 무관한 기업에 재직 중인 4년 차 20대 직장인이다. 정씨는 갓 취직했을 무렵인 2019년부터 매일 블로그에 미국 주식과 관련된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다. 공부한 내용을 공유하는 차원이었다. 그런데 블로그를 찾는 이가 늘면서 정씨에게 생각지 못한 돈 벌 기회가 찾아왔다. 해외주식에 대한 외부 기고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투자 관련 강의에 연사나 진행자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주식 투자 입문자를 위한 '미국주식 처음공부'라는 책도 공동 집필했다. 정씨는 "블로그, 외부 기고 글, 책 인세로 투자 수입 외 수십만 원의 부수입을 얻고 있다"며 "지금은 수입보다는 팬층을 넓히는 단계로 생각하고 블로그를 통해 무료로 콘텐츠 공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에 낙서와 그림 그리기를 즐기던 직장인 김 모씨(33)는 2019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습작을 업로드하면서 작가로 변신했다. 현재 폴로어 수는 3000명이 넘는다. 폴로어 요청으로 그림을 활용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다. 이모티콘 그리는 법을 알려달라는 요청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씨가 이 같은 부업으로 벌어들이는 한 달 수익은 본업의 4분의 1 수준이다.

정씨와 김씨는 취미로 시작한 일이 일종의 기술이자 능력이 되고 결국 돈벌이 수단으로까지 발전한 경우다.

본업을 하면서 얻은 아이디어나 노하우를 활용해 부업하는 이도 적지 않다. 회사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돈을 벌 길이 보이기도 하는데 이를 회사 비즈니스에 적용하려니 거쳐야 할 의사결정 단계가 이만저만 번거로운 게 아니다. 받아들여진다 해도 본인 월급이 오르거나 따로 성과급을 챙겨줄 것 같지도 않다. 그럼 그냥 본인이 하는 거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카카오톡 스토어 등 아이템만 있으면 쉽게 상품·서비스를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난 환경이 직장인 부업 '붐'에 한몫했다.

본업을 활용한 부업 사례는 패션업계에서 자주 목격된다. 한 패션회사 상품기획자(MD)는 "국내에 없는 옷이나 액세서리 등을 해외에서 사서 개인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수입은 월 수십만 원에서 100여 만원 수준이지만, 월급이 그만큼 오른다고 생각하면 작지 않은 규모"라고 귀띔했다. 다른 패션업계 관계자는 본인이 직접 만든 애완견 옷을 스마트스토어에서 팔고 있다. 그는 "본업에서 얻은 노하우와 취미를 결합해 봤다"고 말했다.

그 밖에 주로 밀레니얼 직장인으로 구성된 유튜버 '공여사들'은 2019년 11월부터 직장인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어려워하는 '엑셀 문제풀이' '직장생활 팁' '실시간 로또 추첨 방송' 등이 주요 콘텐츠다. 이들은 최근 영상에서 "내가 자는 동안에도 수입이 발생하는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며 "유튜브 계정 구독자 수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이달 초에는 일주일 만에 170만원의 수입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 '내 브랜드' 생기는 보람, 본업도 즐거워졌다


MZ세대 직장인은 안정적 부수입의 가장 큰 장점으로 회사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보다 풍요로워지는 점을 꼽았다. 정씨는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그 생활이 내 전부라 생각하면 너무 힘들다"며 "나만의 브랜드가 생기고,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다양한 인연을 만나면서 전보다 회사 일을 더 즐겁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 역시 "퇴근하면 저녁 먹고 7시부터 새벽 1시 정도까지 그림을 그리는데 그 시간이 무척 행복하다"며 "돈을 벌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기보다는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다 보니 소득까지 생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안정적 부수입에 대한 MZ세대 관심이 높아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미래가 막막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씨는 "집을 사고 결혼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생각했을 때 '월급만으로는 부족'이라는 답이 너무 명확하다"며 "월급 외 부수입이 들어오는 방법에 관심을 자연스레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직장에서 임원으로 승진해 많은 연봉을 받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는 MZ세대가 원하는 삶의 방식과는 결이 다른 것 같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우리 세대는 자아를 직장에서 찾지 않는 것 같다"며 "어떤 회사에 다니고 어떤 일을 하는지보다는 취미가 무엇인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부수입을 논하면서 간과하기 쉬운 게 '본업의 중요성'이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정씨는 "본업에서 나오는 꾸준한 현금은 심리적인 안정을 준다"며 "안정감이 있어야 취미를 찾거나 스스로가 잘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패시브 인컴도 규모가 일정 이상이 되면 관리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이때 직장에서 배운 일 처리 방식, 대인관계 유지 방식 등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패시브 인컴으로 벌어들이는 시장은 완전경쟁 시장으로, 오히려 직장 내에서보다 더 우수한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 밖에 부수입을 쌓으려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해 보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보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씨는 "부업이 취미 활동과 일치하지 않았다면 오래 못 했을 것"이라며 "잠을 더 줄이면서까지 시간을 쏟아도 결과물을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힘이 되는 일이라 지속 가능했다"고 말했다. 부업 노하우와 관련해 정씨는 "SNS를 활용해 기록을 남기는 것이 좋다"며 "꾸준히 기록을 남기다 보면 내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이 모이는데 그때가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안정적 부수입을 추구하는 직장인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소득 비중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피고용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사업주로서 부가소득을 벌어들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오로지 피고용인으로서만 수입을 벌어들이는 근로자들은 점차 없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강인선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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