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67481114 0722021041467481114 01 0101001 politics 6.3.1-RELEASE 72 JTBC 0 true true false false 1618393500000

일 대사 만난 문 대통령 "오염수 우려, 본국에 전하라" 경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다는 일본 정부의 결정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14일) 주한 일본대사에게 직접 "한국의 우려를 본국에 가 전하라"고 경고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는데요. 관련 내용을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청와대에선 주한대사 세 명의 신임장 제정식이 열렸습니다. 대사를 파견한 쪽의 국가 원수가 대사에게 준 신임장을 주재국의 국가 원수, 즉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의식인데요. 해당 대사는 파견국의 원수를 대신해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가진다는 걸 보증하는 문서가 신임장입니다.

청와대 충무실에 들어선 세 대사 위쪽부터 페데리꼬 꾸에요 까밀로 주한 도미니카대사, 아리스 비간츠 주한 라트비아대사, 마지막이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입니다. 왼손에는 신임장을 끼고, 오른손은 주머니속에 찔러넣은 모습이죠.

문 대통령 앞에선 90도 각 맞춰 인사를 하고, 정중한 태도를 갖췄지만, 이후 접견장에선 시종일관 팔짱을 낀 채로 있었습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결정으로 자신에게 쏠린 이목을 의식한 듯, 부러 더 당당한 태도를 연출하는 듯 보였죠.

[강민석/청와대 대변인 :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 일본대사에게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우려를 전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 말씀을 안 드릴 수 없다면서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바다를 공유한 한국의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사 역시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우려를 잘 알 것"이라면서, "본국 즉 일본에 잘 전달해주길 바란다"고도 했습니다. 민감한 이슈는 덮고 통상적인 '덕담'만 오가는 기존 환담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죠.

[강민석/청와대 대변인 :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주한 대사 신임장 제정식 후 환담 발언으로서는 극히 이례적입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잠정 조치를 포함,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잠정 조치' 등을 제소하겠다고 했죠. '잠정조치'라는 표현이 좀 생소한데요. 일종의 가처분 신청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해양법에 대한 국제협약에 따르면, 재판소는 분쟁당사자 이익을 위해 잠정 조치 명령, 그러니까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일시 중단하도록 명할 수 있습니다.

[대학생기후환경 :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결정은 인류와 자연에 대한 범죄이다. 지금 당장 철회하라! 인류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하는 일본 정부 규탄한다!]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에선 시민단체의 항의 집회와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학생들이 주축이 된 '대학생기후행동', 수산업계 관계자들이 결성한 '수산업경영인연합회'와 '한국여성어업인연합회', 소비자를 대변하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까지. 각계각층이 한목소리로 일본 정부를 규탄했습니다. 보수단체인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은 대사관에 오물 봉투를 던지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죠.

격한 감정적 대응은 삼가야지 싶다가도, 일본 정부 관계자의 실언을 듣다 보면 이성의 끈을 잡기가 힘이 들 지경입니다. 망언 제조기로 악명 높은 아소 다로 부총리는 "그 물을 마시더라도 별일은 없다"며, "오히려 방류 결정을 '더 빨리 내렸더라면' 하는 생각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이 방출할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중국이나 한국이 바다에 방출하고 있는 것 이하"라고 까지 덧붙였죠. 온라인에선 "그럼 당신이 직접 마셔라. 다 마셔서 없애주면 되겠네" 하는 비판이 들끓고 있습니다.

이쯤이면 떠오르는 인물이 한 명 더 있죠. "다 같이 후쿠시마 농수산물을 먹자"며 선거때만 되면 후쿠시마 먹방을 선보이던 아베 전 총립니다.

[아베 신조/당시 일본 총리 (2019년 4월 / 화면출처: 일본 총리실 홈페이지) : 매일 후쿠시마 쌀과 물을 먹고 마시는데요. 덕분에 자민당 총재 3선을 달성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안전성은 확실히 보증돼 있습니다.]

복숭아도 먹고, 가자미 구이도 먹고, 후쿠시마 쌀로 만든 주먹밥 먹방까지 선보였습니다. 후쿠시마의 악몽을 지우고 싶은건 알지만, 여론은 싸늘했죠. 보여주기식 먹방은 그만 둬라, 필요한 건 국민의 안전을 담보해줄 해결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이나바 가즈히코/선장 (JTBC '뉴스룸' / 2019년 4월) : (후쿠시마산은 가격이 더 싼가요?) 싸죠. 지금까지 1㎏당 100엔에 팔렸던 것도 10엔이라든지, 공짜로 줘도 필요 없다든지 해요.]

[야마자키 세이이치/시장 상인 (JTBC '뉴스룸' / 2019년 4월) : (아베 총리는) 안 돼요. 거짓말쟁이예요. 자기한테 불리한 건 아무것도 얘기 안 한다니까요.]

[시가 긴자부로/선장 (JTBC '뉴스룸' / 2019년 4월) : 마시는 물도 음료수도 병으로 사 먹는 마당에 '난 생선은 안 사 먹겠다'고 할 수도 있죠. 희석되어도 괜찮다고 하는데, 그럼 정부 사람들이 그 물을 마셔보면 됩니다.]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지금, 가장 두려운 건 일본 국민들일지도 모릅니다. 정치적 이벤트로 후쿠시마를 찾는 정치인과 달리, 평생을 후쿠시마에서 살아갈 주민들은 분노를 넘어 절망하고 있는데요. 매일 하던 낚시도, 생업으로 삼아온 게스트하우스도 이제는 문을 닫아야 할 때라며 한숨짓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현지 주민 (지난 12일) : 만약 폐수가 쏟아진다면, 더 이상 이곳에서 물고기를 잡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곳의 물고기는 더 이상 먹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요시나가 스즈키/후쿠시마 현지 게스트하우스 운영자 (어제) : 지진이 일어난 지 1년 후, 우리는 운영을 재개했습니다. 심지어 지금까지도 우리는 손님들에게 우리의 식재료가 후쿠시마가 아닌 다른 곳에서 생산된 것이라 설명해야 합니다. 안전한 해양 환경이 없으면 게스트하우스를 계속 운영할 수 없습니다.]

어제 스가 총리는 일본 국민들과 주변국들의 우려를 '풍평피해' 즉 풍문이자 가짜뉴스라 치부하며 "문제가 생기면 배상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오염수 방류 결정은 "향후 원전 폐로 작업을 위해 오염수 처리는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주장했죠. 원전의 폐로, 즉 원전을 완전 해체하지 않으면 오염수가 계속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총리 (어제) :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안전성을 확보하고, 정부가 앞장서 피해 대책을 철저히 마련할 것입니다. 이것을 전제로 우리는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출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원전 폐로 전망이 불투명 하다는 겁니다. 아사히신문 보돈데요. 오염수를 발생시키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원전 기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폐로 작업 중 최대 난제로 꼽히는 데브리(원자로 내 녹아내린 핵연료) 제거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어제 일본 정부는 향후 방출할 오염수의 총량을 제시하지 못했는데요. 원전을 폐로해야만 추가 오염수가 '제로'가 되는데, 현재로선 이 시기를 특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코야마 료타/일본 후쿠시마대학 식품농업학 교수 (어제) : 정부는 핵 폐수를 처리하는 방법과 폐수 처리에 대해 어떤 연구 기관과 협력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전력은 많은 실수를 저질렀고 이는 대중들의 신뢰감 상실로 이어졌습니다. 향후 2년 안에 행동으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전해드릴 소식 아직 많습니다. 들어가서 이야기 더 해보죠.

오늘 청와대 발제는 < 일 대사 만난 문 대통령 "오염수 방류 우려, 본국에 전하라…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검토" > 로 정리합니다.

신혜원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