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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기자24시]쇄신론 쏙… ‘강성 친문’이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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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문자폭탄으로 촉발된 ‘강성 친문’ 권리당원 논란

적극 정치참여로 볼 수 있으나 의정 활동 방해하기도

재갈 물린 쇄신론, 떠나는 중도층 공략 어쩌나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한 1000명 만 임시로 차단하면 휴대폰이 조용해 지더라고.”

더불어민주당에서 비문으로 꼽히는 한 중진 의원의 말입니다. 최근에는 덜하지만 과거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쓴소리를 했다가 강성 친문 지지층에게 수천통씩 전화와 항의 문자를 받으며 의정 활동이 불가한 상황이 오자 세운 나름의 해결책입니다. 다수에게 하나의 문자가 오기보다는 소수로부터 수십, 수백 개의 문자가 오자 하나씩 알림을 꺼버리게 시작한 게 1000여명 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이후로는 이른바 ‘문파’의 항의로 휴대폰이 울리는 일이 매우 적어졌다고 합니다.

민주당의 권리당원, 그중에서도 ‘문파’라 불리는 극소수의 당원들이 화두에 올랐습니다. 4·7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2030세대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나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원인으로 꼽으며 사과하자 ‘초선 5적’이라며 문자폭탄을 날린 게 시작입니다. 지난 12일에는 “선거 패배 이유를 청와대와 조국 전 장관의 탓으로 돌리는 왜곡과 오류로 점철된 쓰레기 성명서를 내며 배은망덕한 행태를 보였다”며 성명서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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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등 초선 의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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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산이긴 하나 ‘문파’의 규모는 2000~3000명 정도인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권리당원이 8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적으나 영향력은 만만치 않습니다. 각종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터라 국회의원들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필요하면 지목된 의원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와 의원실 전화번호를 공유하며 ‘문자·전화폭탄’으로 의정 활동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욕설 등 험한 표현이 담기기도 한다더군요.

‘문파’의 이 같은 행동을 놓고 당내 갑론을박이 오갑니다. 당헌상 당원은 당의 정책임안과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의견을 제출하거나 토론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선출직 당직자의 소환까지 요구할 수 있는 조항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적극적인 정치참여 행위로 볼 수 있으나 과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절제를 요구할 법 한데 선뜻 나서는 이가 없습니다. 앞으로 민주당을 이끌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5·2전당대회 후보자들만 봐도 그렇습니다. 권리당원 투표 반영률이 40%에 달하는 만큼 목소리가 큰 강성 친문 지지층을 적으로 돌려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문파’의 눈치를 보는 사이 쇄신론은 어느새 쏙 들어갔습니다. 문자폭탄을 받았던 2030 의원 중 모 의원은 사실상 백기를 들기도 했습니다. 다른 의원은 최고위원 출마를 고민하다 결국 불출마 했습니다. 대신 친문 성향 후보들이 눈에 띕니다. 당권주자 역시 친문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원인 중 하나가 당심과 민심의 괴리입니다. 당심만 쫓다 보니 민심과 멀어져 중도층을 놓쳤다는 겁니다. 지지층을 결집해 승리한다는 시나리오는 완파당했습니다. ‘샤이 진보’는 없었으며 민심은 집권여당을 호되게 혼냈습니다. 민주당이 대선을 1년 앞두고 당심과 민심의 거리를 좁히고 중도층을 끌어오려 안간힘을 쓰는 이유일 겁니다.

4·15총선에서 180석을 몰아줬던 민심이 1년여 만에 돌아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해석이 분분하나 집권여당이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강력한 시그널임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쇄신론에 재갈을 물린 채 등돌린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당심은 민심의 일부이나 전체는 아닙니다. 강성 친문 지지층의 목소리 역시 당심을 과잉대표하고 있는 게 아닐지 고민해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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