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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남편 휴대폰 몰래열어 외도증거 수집…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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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동의 없이 휴대폰 메신저 열람해 확인

다른 여성과 대화내용 캡처한 뒤 본인 전송

1심 "수사기관에 한해서만 정보 수집 가능"

뉴시스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지난 2018년 7월 새벽. A(40)씨는 잠자리에 드는 대신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남편의 휴대전화를 몰래 들여다보기 위해서였다. 남편의 외도를 의심한 A씨는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정황을 찾는 중이었다.

A씨는 다른 여성들과 주고받은 남편의 메신저 내용이 휴대전화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날 A씨는 몰래 남편 휴대전화 잠금을 풀었다. 곧이어 남편의 카카오톡, 라인 등 메신저에 접속한 A씨는 남편이 다른 여성들과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창을 캡처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송했다.

A씨 남편은 이런 사실을 알아채고 아내를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과연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 부부 사이에서 상대방의 외도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사회상규 행위로 인정해줄까, 혹은 법적 처벌을 내릴까. 1심 법원의 판단은 후자였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6단독 박지원 판사는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침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지난 8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에서 A씨 측 변호인은 A씨가 그동안 남편의 휴대폰을 자유롭게 확인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남편이 A씨 행동을 암묵적으로 허용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결혼 이후 외도를 줄곧 해온 남편 행동에 관한 객관적 증거를 남겨 남편이 잘못을 시인하게 만들고 이로써 가정의 행복을 지키려 한 것이기 때문에 A씨 행동의 위법성은 조각된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박 판사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판사는 "증거에 의하면 남편이 A씨 행위를 승낙하지 않은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수사기관만이 범죄 수사 등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만 전자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A씨는 수사 기관이 아닐 뿐 아니라 A씨가 취득한 전자정보는 범죄와도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 행위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 메신저 내용을 열람, 저장한 것으로서 통신비밀보호법이 금지하는 행위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며 "현행법 체계 내에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통신비밀보호법은 형사소송법, 군사법원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타인간 대화 녹음 또는 청취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게 하는 등 엄하게 규정하고 있다.

다만 박 판사는 A씨가 초범이고 A씨와 피해자가 부부인 점,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참작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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