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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 상황서 대선’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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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374

대선 득표율보다 낮아진 대통령 지지율

5년차 ‘선택과 집중’ ‘부작위 정치’ 필요

친문 강성 권리당원 설득할 사람 대통령뿐

차기 주자들, 문재인 정부 계승하며 넘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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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4월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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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은 정당 정치 경험이 부족합니다. 유권자들은 아직도 정당을 대통령이나 대선주자 중심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승만의 자유당, 박정희의 공화당, 전두환의 민정당, 노태우의 민자당, 김영삼의 신한국당, 이회창의 한나라당, 박근혜의 새누리당 이런 식입니다. 민주당 계열도 김대중의 평민당, 노무현의 열린우리당, 문재인의 더불어민주당으로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많을 것입니다. 정주영의 통일국민당, 이인제의 국민신당, 김종필의 자민련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 임기 5년 단임제로 정한 이유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 권력구조는 5년 단임 대통령제입니다. 1987년 대통령직선제 개헌 당시 대통령 임기를 하필 ‘5년 단임제’로 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1987년 9월 17일 국회 헌법개정특위 회의록에는 “우리 헌정사의 비극은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있었다는 점을 인식하여 이를 방지하고 평화적 정부 이양을 보장함은 물론 인기 영합적 정책을 예방하고 소신 있는 국정 수행을 보장토록 하기 위하여”라고 되어 있습니다.

1987년 개헌 당시 각 정파의 수장은 노태우-김영삼-김대중이었습니다. 세 사람이 자신들의 대통령 욕심 때문에 5년 단임제에 합의했던 것 같다고 의심하는 정치인들이 꽤 많이 있었습니다. 세 사람이 개헌 이후 5년씩 돌아가며 대통령을 지냈기 때문입니다. 진실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아무튼 대통령 5년 단임제는 두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첫째, 4년 임기의 국회의원 총선거, 전국 동시 지방선거와 엇박자를 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역동적인 대한민국 정치의 불안정성을 너무 높였습니다.

둘째, 여당 대선주자가 야당 대선주자보다 더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5년 마다 돌아오는 현직 대통령 레임덕 기간에 대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권자들은 대통령 임기 중에 치르는 국회의원 총선이나 지방선거는 ‘회고 투표’, 대통령 선거는 ‘전망 투표’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여당 대선주자들은 정권심판론이 강하게 불어 닥치는 불리한 환경에서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역대 대선에서 집권세력과 여당 대선주자들이 재집권을 위해 ‘모두 걸기’ 승부수를 띄워야 했던 이유입니다.

우리 국민의 정당 정치 경험 부족과 대통령 5년 단임제 얘기를 갑자기 하는 이유는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겪고 있는 진통의 원인 가운데 상당 부분이 사실은 구조적 문제라는 설명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여당의 선거 패배와 문재인 대통령 직무 평가 하락을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정권심판론으로 쉽게 설명하는 것은 짧은 견해입니다.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한국갤럽이 4월16일 발표한 정례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직무 평가는 긍정 30%, 부정 62%로, 취임 이후 가장 나빴습니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1%, 국민의힘 30%였습니다.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는 윤석열 25%, 이재명 24%, 이낙연 5%, 안철수 4% 차례였습니다. 내년 대선에서 여당 후보 당선을 기대한다는 응답은 34%, 야당 후보 당선을 기대한다는 응답은 55%였습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이런 조사 결과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그야말로 정치적 위기에 처했음을 말해줍니다.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가 30%까지 떨어진 것이 가장 심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9일 대통령 선거에서 41.08%를 득표했습니다. 긍정 평가 30%는 쉽게 말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찍은 사람 중에서도 상당수가 떨어져 나갔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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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선에서 야당 후보 당선을 기대한다는 응답이 여당 후보 당선을 기대한다는 응답보다 훨씬 높아진 것도 매우 위협적입니다. 이 수치는 지난해 12월부터 뒤집힌 뒤 점점 더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민심이 정권교체론 쪽으로 확실히 기울고 있는 것입니다.

정권교체론으로 기울고 있는 민심…대선까지?


자, 그렇다면 이제 내년 대선은 끝났을까요? 2022년 3월9일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하는 것일까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여기는 ‘다이내믹 코리아’입니다. 대한민국 정치 시계는 다른 나라에 비해 10배쯤 빨리 돌아갑니다. 1년 뒤의 일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재집권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세상일에 공짜는 없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정권이 야당으로 넘어갈 것입니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저는 며칠 전 전두환-노태우 시절부터 역대 집권세력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해서 정권을 다시 잡을 수 있었는지, 역대 대선 사례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칼럼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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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 김대중-노무현 재집권의 사례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주자들이 참고할 만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상황과 지금 상황을 비교해 가면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1년 10월25일 재·보궐선거 패배로 당내에서 갈등이 일어나자 새천년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했습니다. 민주당은 ‘당 발전쇄신 특별대책위원회’(특대위, 위원장 조세형)를 만들어 대선후보 국민참여경선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2002년 국민참여경선 덕분에 노무현 상임고문이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될 수 있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선거 중립을 지키고 국정에만 전념하겠다며 아예 민주당을 탈당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 12월19일 대통령 선거 당선자는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였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1년 총재직 사퇴와 2002년 탈당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자신의 심경을 자서전에 비교적 자세히 기록해 두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자신에게도 그만큼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단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당의 내분이 깊어졌다. 10·25 재·보선 패배가 당내 갈등을 증폭시켰다. 일각에서 다시 권노갑 전 민주당 최고위원을 인적 쇄신 대상으로 공격했다. 대선 주자들은 자극적인 발언을 함부로 쏟아 냈다. 11월2일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민주당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를 결의했다. 최고위원 제도는 내가 제안하여 만들었다 그런데 위원 모두가 사퇴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엄중했다. 소위 동교동계라는 최고위원까지 여기에 동조했다.

‘아세안+3’ 정상회의를 하러 브루나이로 가는 길이 매우 심란했다. 정상들과 대화를 하면서도 민주당 집안싸움이 생각났다. 지우려 해도 자꾸 떠올랐다. 야당의 공세라면 몰라도 지금은 여당 내부에서 당 총재를 공격하고 있었다. 정상들은 한결같이 “한국에서 배워야 한다”고 얘기를 했다. 그런데 그런 말들이 기쁘기보다는 부담스러웠다.

‘국내 정치 상황을 알고도 저렇게 이야기할까. 저분들이 우리 정치 상황을 알면 나를 보는 눈이 어떨까. 그래도 나를 이해해 줄까.’

브루나이에서 돌아온 다음 날 민주당 지도부를 만났다. 자신들이 최고위원들을 사퇴했다니 최고위원으로서 그들을 만날 수 없었다. ‘지도부 간담회’란 이름의 모임을 주재했다. 다들 앞을 다투어 수습책을 쏟아 냈다. 모두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수습책이라는 것이 추상적이고 곰곰 따져보면 공허했다.

나는 이미 브루나이에서 결심이 서 있었다. 내가 총재를 맡고 있는 한 당권과 대권 싸움에서 나를 끌어들일 것이 분명했다. 정쟁의 복판에 대통령이 서 있다는 것은 모두에게 불행하다고 여겨졌다. 총재직을 내놓기로 했다. 내가 마지막에 말했다.

“모든 상황에 대통령과 총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책임을 어떻게 질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과 건의를 심사숙고해서 내일 당무회의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습니다.”

권노갑 전 최고위원이 정치 일선에서 손을 떼는 게 좋을 듯했다. 박지원 정책기획수석을 보내 간곡하게 나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만은 달랐다. 내 뜻을 거부했다. 아마도 답답하고 억울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었다. 박 수석이 전한 그의 항변이 슬펐지만 서운했다.

“저도 이제 70입니다.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이렇게 물러나면 모든 비난을 뒤집어쓰게 됩니다. 이번만은 못하겠습니다.”

어쩔 수 없었다. 수십 년 동지와 이런 악재를 만나 서로의 의중을 물어본다는 것이 얼마나 비루한가. 운명이란 이렇듯 잔인하기도 했다.

나는 총재직 사퇴 발표문을 직접 작성했다. 11월 8일 열린 당무회의에 유선호 정무수석을 보내 발표문을 전달했다. 이를 심재권 총재비서실장이 받아 읽었다.

“저는 지난 10월25일 행해진 재·보궐 선거에 대한 패배와 그 후 일어나고 있는 당내의 불안정한 사태에 대해서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또한 여러분께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국민에게도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그동안 심사숙고한 끝에 당 총재직을 사퇴하고자 결심했음을 알리려 합니다.

제가 총재직을 사퇴하고자 하는 이유는 첫째, 무엇보다 재·보궐 선거에서의 패배로 당의 국민적 신임을 저하시키고 당원 동지들과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준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최고위원과 당직자들이 사퇴를 표시한 마당에 당의 최고 책임자인 제가 솔선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셋째, 9월11일 미국의 테러 사태 이후 전개된 초긴장의 국제 정세와 경제의 악화에 대처하는 데 오로지 있는 힘을 다하여 노력하기 위해서입니다.

동시에 내년에 있을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 그리고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 등 국가적인 중요한 행사에 대해서 행정부 수반으로서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전념하고자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제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에 대한 애당심과 충성심은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노무현 상임고문이 뽑혔다. 노 후보는 광주에서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에는 파죽지세였다. 태풍이 되어 서울까지 북상했다. 민심을 무섭게 사로잡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0%를 넘나들었다. 이에 일부 주자들이 나와 노무현의 밀약설을 퍼뜨리며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나는 전혀 후보 선정에 개입하지 않았다.

4월 29일 노 후보를 만났다.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할 때 정치에 간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국민들도 그런 결정을 잘했다고 여깁니다. 앞으로도 국정 과제 마무리에 전념하겠습니다.”

“국민의 정부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저는 국민의 정부를 당당하게 평가해왔고, 그렇게 소신껏 얘기하면서 후보로 뽑혀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하기로 결심했다. 선거 중립을 지키고 국정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5월6일 박지원 비서실장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더불어 아들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거듭 사과했다. 그렇게 내 정치 인생이 담겨 있었던 민주당을 떠났다.

김대중 대통령은 1987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해 평화민주당을 만들었고, 1995년 정계에 복귀하면서 새정치국민회의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된 뒤에는 새천년민주당을 만들었습니다. 자신이 만든 정당의 총재직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김대중 대통령은 ‘선거 중립과 국정에 전념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새천년민주당을 아예 탈당까지 하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의 2002년 12월 대통령 당선은 김대중 대통령의 이런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20년 전 김대중 대통령 때와 비슷한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환경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처해 있는 정치적 환경은 20년 전과 비슷합니다.

첫째, 대통령 임기 말에 민심 이탈과 정권심판론으로 재보선에서 패배했습니다.

둘째, 선거 패배의 책임을 둘러싸고 여당 안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셋째, 여당이 다음 대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20년 전과 많이 다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만든 정당이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의 평당원에 불과합니다. 공천권도 인사권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쉽지 않습니다.

저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 가지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비켜줘야 합니다.

임기 마지막 해의 대통령은 야당의 집중적인 공격 대상입니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끊임없이 땔감을 제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임기가 다하는 날까지 전념해야 하는 국정 과제가 있습니다. 코로나 극복과 한반도 평화입니다. 선택과 집중으로 국정에 전념하고 대선 개입 오해를 차단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말과 행동을 자제하고 텔레비전 화면에서 비켜줘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적절한 시기에 탈당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지지자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열성 권리당원 가운데 일부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심하게 공격하고 있습니다. 당의 노선과 개혁 과제를 둘러싼 논쟁은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문자 폭탄을 보내고, 후원금 반납을 요구하고, 당내 경선에서 떨어뜨리겠다고 협박하는 것은 확실히 지나친 행동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열성 권리당원들을 설득하고 만류할 수 있는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뿐입니다. 정치 지도자들은 평소 국민이나 당원의 뜻에 따라야 하지만, 국민이나 당원의 뜻이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과감하게 나서서 설득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물론 집권세력 전체가 맞은 정치적 위기를 문재인 대통령 혼자 돌파할 수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특히 차기 대선주자들의 역할과 자세가 매우 중요합니다.

2002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에게서 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앞에서 소개한 대로 노무현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국민의 정부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저는 국민의 정부를 당당하게 평가해왔고, 그렇게 소신껏 얘기하면서 후보로 뽑혀서 자부심을 느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모름지기 대선 주자라면 이래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겠다고 여당 후보가 임기 말에 현직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정치 이전에 인간적으로 참 비열한 행위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어에 비욘드(beyond)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넘어서다, 초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저는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계승하되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무수석비서관으로 간 이철희 전 국회의원이 한겨레신문에 마지막으로 ‘유권자를 믿는 쪽이 이긴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습니다. 이런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이 패배했다. 당시 홍준표 대표는 버티려 했으나 유승민 등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결국 지도부가 물러나고 박근혜 체제로 전환했다. 집권 정파인 친이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총선 공천권 등 전권을 넘겼다. 그 결과 뒤이은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런데 이 사례를 오독해선 안 된다. 유력한 대선주자에게 당권을 넘긴 것이 승리의 요체는 아니다. 그들이 패배를 극복해낸 것은 대립과 분열에 빠지지 않고 변화를 주되 통합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박근혜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감성적’ 차별화에 빠지지 않았다. 패배가 추동하는 변화를 권력투쟁의 수단으로 삼으면 그 끝은 공멸이다.(중략)

여야가 선거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수용하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내년 대선의 승패가 결정될 것이다. 유권자는 차가운 현자다! 나라면 이를 믿고 뚝심 있게 실천하는 쪽에 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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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무척 단단합니다. 물론 신문에 칼럼을 쓰는 것과 대통령의 참모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을 돕고 여권 전체의 대선 전략을 조율해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이철희 정무수석의 생각과 태도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자신의 견해를 현실 정치에서 과연 어떻게 구현해 나갈지 지켜보겠습니다. 4·7 재·보선에서 나타난 유권자의 뜻을 믿고 뚝심 있게 실천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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