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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아파트에 쏠린 시선...어떻게 80억까지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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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거주 의무화로 '재건축 시간표' 앞당긴 정부
서울시, 이상거래 조사와 토지거래허가구역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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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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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가 강남권 부동산시장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원체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인 데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을 전후해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한 탓이다. 특히 현대7차 전용면적 245.2㎡는 5일 80억 원에 매매돼 의심의 눈길을 한몸에 받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 역시 재건축 예정단지 아파트값 급등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조합원 분양신청 자격을 한층 강화한 대책을 발표해 '재건축 시간표'를 앞당겼기 때문이다.

80억 신고가에 근저당이 19억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조회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집값은 말 그대로 무섭게 뛰었다. 80억 원에 손바뀜해 단지 최고가를 갈아치운 현대7차 전용면적 245.2㎡는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사이에 13억 원이나 올랐다.

인근 현대4차 전용면적 117.9㎡도 13일 41억7,500만 원에 팔려 두 달 전보다 1억4,500만 원 상승했다. 16일 오 시장마저 "압구정동 '현대7차' 등이 신고가로 거래됐다는 보도에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현대7차를 콕 찍어 말했다.

등기부등본상 현대7차 전용면적 245.2㎡ 매도자는 반도건설 계열사인 케이피디개발이고 매수자는 압구정동 현대2차아파트 주민이다. 매수자가 기존 아파트를 54억3000만 원에 팔고 80억 원에 현대7차를 사는 과정에서 케이피디개발은 근저당 19억5000만 원을 설정했다.

모르는 이들끼리 근저당을 설정해주지는 않기 때문에 서울시는 이 거래에 부동산시장 교란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실거래가 9억 원 이상 매매는 국토부에 조사권한이 있어 서울시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국토부에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신고가를 찍은 압구정동 다른 아파트로 서울시가 조사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가격 폭등하자 고개 드는 정부 책임론


서울시가 이상거래에 초점을 맞추는 건 재건축 단지 가격 급등의 책임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업계가 지난해 발표된 '6·17 부동산 대책'을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의 화근으로 지목하는 기류와도 무관치 않다.

당시 대책에는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가 2년 이상 거주해야 조합원 분양신청 자격을 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을 개정해 최초 조합설립인가 신청 사업부터 이 같은 규제를 적용한다고 발표하자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서둘러 조합 설립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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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 현대7차 아파트 매매가격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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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정법은 아직까지 개정되지 않았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된 이후 5개월이 넘은 지금도 계류 상태다. 조 의원실 관계자는 "일각에서 개정안 때문에 재건축 아파트 집값이 더 오른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이달 임시회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도정법 개정은 제자리인데 그 사이 압구정동에서는 속도전이 벌어졌다.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2'(신현대 9·11·12차)는 12일 강남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 통보를 받아 실거주 의무를 피하게 됐다. 앞서 '특별계획구역4'(현대8차, 한양3·4·6차)와 '특별계획구역5'(한양1·2차)는 2월 조합설립이 인가됐다. '특별계획구역3'(현대1∼7·10·13·14차, 대림빌라트)도 조만간 조합이 세워질 전망이다.

여기에 오 시장 공약도 아파트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한강변아파트 '35층 룰' 폐지가 대표적이다. 이 공약에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가 정확히 해당되면서 재건축에 따른 대규모 수익 기대감이 더 커진 셈이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겠다"고 호언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약발 있을까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16일 "현재 강남구 대치동·청담동·삼성동 및 송파구 잠실운동장 인근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인데 주요 재건축 단지 추가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압구정동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아파트값 상승을 제어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뒤늦은 조치라고 지적한다. 도정법 개정을 서둘러 추진했거나 무리한 재건축 공약을 내걸지 않았다면 가격 급등을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설령 압구정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더라도 거래량만 감소시킬 뿐 가격 상승까지 막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대치동 등은 지난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후에도 아파트값이 올랐다.

그래도 현시점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신축 아파트가 많은 송파구 잠실동과 달리 구축 위주인 압구정동은 실거주보다는 재산적 가치나 개발 기대 등 투자 목적으로 매수하는 경우가 많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 수요는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오 시장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지 않는다면 한 달 안에 안정세로 돌아설 것인데, 그 반대를 선택한다면 집값은 제어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는 용납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한 번 더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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