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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자유' 단어에…원자바오 글에도 금지 딱지 붙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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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작고 어머니 기리는 사모곡에

시진핑 사상과 다른 ‘자유’ 단어 들어가

“청춘·자유·분투의 기백 가진 나라여야”

글 실은 SNS에 '규정위반' 알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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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10월 총리 임기 말기의 원자바오. 그가 어머니 양즈윈(楊志雲, 1921~2020) 여사의 휠체어를 밀며 오붓한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오문도보 캡처]

“내 마음속의 중국은 공평과 정의가 가득한 나라이다. 그 나라 안에는 영원토록 인심(人心)과 인도(人道) 그리고 사람(人)의 본질에 대한 존중이 있다. 영원토록 청춘과 자유, 분투의 기백을 갖고 있다. 나는 이를 위해 소리쳤고 분투했다. 이는 생활이 깨우쳐준 진리이자 어머니가 전해 준 진리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전 국무원 총리가 최근 연재한 수필 ‘나의 어머니’ 4부작 마지막 문장이다. 서민 총리로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원자바오 전 총리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청명절을 맞아 마카오에서 발간되는 잡지 ‘오문도보(澳門導報)’에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어머니 양즈윈(楊志雲, 1921~2020) 여사를 그리는 사모곡(思母曲)을 연재했다.

지난달 24일부터 4월 15일까지 4회에 걸쳐 연재된 ‘나의 어머니’는 지난 17일 중국 인문사회과학 학술정보 공유 플랫폼인 ‘애사상망(愛思想網)’이 운영하는 SNS 웨이신(微信) 계정 ‘학인(學人Scholar)’에 전제되면서 중국인에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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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메신저 웨이신 운영진이 원자바오 전 총리의 글에 ‘규정 위반’을 이유로 퍼가기가 금지됐다고 알리는 안내문을 올렸다. [웨이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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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당 글은 “이 문장은 ‘웨이신 공중 플랫폼 운영 규범’을 위반해 퍼가기를 금지한다”는 알림 글과 함께 공유가 금지됐다.

해당 글에는 19일 오전까지 2508건의 ‘좋아요’와 댓글 2800여건이 달렸다. 단, 댓글 열람 기능이 제한되어 볼 수 없는 상태다. 홍콩 빈과일보는 19일 어떤 중국 네티즌이 “모친을 추억하는 이 문장은 마땅히 ‘인민일보’ 1면에 실어야 한다”는 대담한 건의를 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검열당국이 전 총리의 글까지 “규정 위반”을 적시한 것을 놓고 시사평론가 린허리(林和立)는 빈과일보에 “원자바오 문장 중 ‘자유’ 두 글자가 금기를 범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원 전 총리는 이미 권력이 없으며 시진핑(習近平)에게 도전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린허리는 “원 전 총리가 어머니를 추억하는 네 편의 글을 ‘오문도보’에 게재한 것이 이상하다”면서 “정치국 상무위원도 공산당 중앙판공청의 지침이 있어야 문장 발표가 가능하고 특히 이데올로기를 다루는 글은 시진핑 판공실(비서실)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지 맘대로 간행이 안 된다. 이 문장은 자유 정신을 언급해 시진핑이 추구하는 이상과 달라 이론적으로 여러 사람의 주목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 총리의 애절한 ‘사모곡’

“엄마가 돌아가셨다. 그가 우리를 떠났다. 인간 세상을 떠났다. 그를 낳고 기른 땅으로 돌아갔다. 어머니는 여전히 계시다. 그는 영원히 우리 마음 속에 살아 계시다. 그가 깊이 사랑했던 학생들 속에 살아있다. 그가 그리워했던 고향 친척들 속에 살아 계시다.”

원 전 총리의 사모곡은 어머니의 부재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작한다. 그는 ‘나의 어머니’에서 어머니로부터 받은 편지 두 편을 처음 공개했다. 2003년 11월의 첫 편지는 “너는 오늘 사람들의 신하가 됐다. 이처럼 높은 자리에는 의지할 보호자가 없다. … 네 성격은 완전무결을 추구한다. 하지만 이처럼 나라가 크고, 인구가 많아 완전무결하기는 무척 어려울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2007년 10월에 받은 두 번째 편지에는 “지난 5년의 성취는 너의 심혈과 바꾼 것이고 힘들게 얻어낸 것이다. 앞으로 5년의 업무 역시 어렵고 복잡할 것이다. 계속해서 이어가거라, 말이 어찌 쉽겠느냐마는 이렇게 큰 국가, 이렇게 많은 백성, 경제는 또 얼마나 복잡하더냐. 많은 일을 모두 하나하나 이뤄가야 한다. 효과를 거둘 가능성은 절반도 안 될 터이니 하늘과 땅에 항상 감사드려야 한다”며 아들을 격려했다.

원자바오는 2013년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글에서 퇴직 후 모친 옆으로 돌아가 마음이 기뻤다고 썼다. 하지만 모친의 병세가 하루하루 악화하는 것을 보는 게 견디기 어려웠으며, 지난 8년 외출조차 삼가면서 모친 옆에 머물렀다고 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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