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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발빼는 美, 못 미더운 IAEA…日 오염수 놓고 셈법 복잡해진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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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우물에 독" SNS서 현대판 항일운동 펼쳐져

美 국무부 "日, 투명한 결정" 이어

방한한 케리특사에 韓 우려 전달에도

"IAEA 잘 협조할 것" 日 두둔


정부, IAEA 정보공유에 무게

오염수 검증에 韓 전문가 참여 요구

日, IAEA 예산분담률 8.24% 3위

전임 총장 일본인…외교전 日유리


文 대통령 ITLOS 잠정조치·제소 검토

ICJ와 달리 한쪽 제소로 소송 가능

韓 피해 입증, 日에 정보공개요청 불가피

되레 일본측 정보차단 역풍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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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일본인이 지구의 우물에 독을 넣었다(The Japanese poisoned the earth’s well)."


지난 13일(현지시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한다는 결정을 발표하자 이를 반대하는 릴레이 운동이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일본인들이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퍼뜨린 유언비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에 빗댄 것으로, 일본어와 한국어, 영어 등 총 3개 언어로 번역돼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현대판 항일운동’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는 바다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 대만 등 주변국가들과는 일절 상의없이 내려진 결정이었다. 주변국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국, 일본과 각종 외교현안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은 연일 ‘미·일 때리기’에 나선 상황이다. 중국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근거해 주변국과 함께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결정 철회 및 배상까지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17일에는 주미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논평을 게재해 공개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반박했다. 대만은 어업 피해시 일본 정부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한국 정부 역시 미국의 협조와 국제 분쟁 조정기구를 통한 제소 등 여러가지 선택지를 놓고 검토 중이지만, 각국간 이해관계가 얽힌 국제사회에서 이렇다 할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발표한 날 기다렸다는 듯 미 국무부가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셈범이 더욱 복잡해졌다.


◆믿었던 美 너마저…=우리 정부를 가장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미국의 입장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17일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와의 만찬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해 "우리 정부와 국민의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고 미국이 관심을 갖고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튿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케리 특사는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잘 협조할 것으로 믿는다"며 "이미 진행 중인 절차에 대해 미국까지 뛰어드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케리 특사가 직접 정 장관의 요청에 대해 ‘미국의 개입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지난 13일 국무부 차원에서 입장문을 내고 "일본 정부의 결정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하는 투명한 결정"이라며 일본을 두둔한 것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특히 케리 특사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4년간 국무장관을 지낸 인물로 재임기간 동안 한일 위안부 합의 전후 과정을 지켜보며 한일관계의 미묘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그만큼 한일간 이슈에서 미국의 입장이 어느정도 파급력을 지니는지 잘 아는 인사가 오염수 문제에 있어 명백하게 일본에 힘을 실어주는 태도를 취하는 점은 한국 정부에 있어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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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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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AEA가 대안 될까?=이같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IAEA를 통한 정보 공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14일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IAEA 본부에서 일본 공영방송 NHK와의 인터뷰에서 "가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으로부터 처리수(오염수) 방출과 관련한 협력 요청을 받았다"며 "IAEA는 일본 정부와 공통의 책임이 있으며 안전서 검증을 위해 여러 국가와 지역에서 전문가를 초빙해 국제조사단을 꾸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외교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검증에 한국 전문가들의 참여를 보장해달라는 입장을 IAEA에 전달한 상태다. 외교부는 "IAEA도 한국 측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다만 IAEA가 한국 전문가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 하더라도 실제 검증단 구성 등 여러가지 상황이 일본 입장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사전 및 사후 모니터링, 검증 등은 일본이 IAEA에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앞서 IAEA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로 한 일본의 결정에 대해서도 "국제적 관행"이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점도 향후 후쿠시마 오염수를 둘러싼 외교전에서 일본 중심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란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일본은 IAEA 정규 예산 분담률에서 미국(25%)과 중국(11.5%)에 이어 8.24%로 세번째로 많다. 더불어 현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의 전임 총장이 일본 출신의 아마노 유키야 총장이었다는 점도 일본과 IAEA의 돈독한 관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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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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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대통령 지시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실효성은?=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회의에서 국제해양법재판소의 ‘잠정조치’ 및 제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관련 절차 및 실효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는 유엔 해양법협약에 따라 1995년 설립된 국제재판소다. 해양법 협약의 해석과 적용 관련 분쟁에 대해 판결을 내리는 해양전담 국제분쟁 해결기구다. 재판소는 독일 함부르크에 있다.


한국과 일본 모두 유엔 해양법협약 가맹국인 만큼, 국제 해양법재판소에 ‘잠정조치’를 신청할 수 있다. ‘잠정조치’는 사실상 ‘긴급구제 조치’로 유엔 해양법협약 위반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이 있을 때까지 해양오염을 막을 수 없는 경우에 발동된다. 즉, 본안 판결이 나기 전 긴급한 피해를 막기 위해 당사자가 요구하는 일종의 ‘가처분 신청’이다.


ITLOS가 국제사법재판소(ICJ)와 다른 점은 ICJ는 제소 국가와 피소 국가가 모두 동의해야 재판절차가 시작되지만, ITLOS는 한쪽의 제소로도 소송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한국 또는 중국이 제소하면 재판이 시작된다.


문제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한국에 피해를 끼쳤다는 사실을 입증할 책임이 우리 정부에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 일본 측에 정보공개요청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되레 일본측의 정보 차단으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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