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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정진웅의 한동훈 '독직폭행' 그날의 진실 ② : 불리한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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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당시 행동했던 모든 것은 그 어떤 증거 인멸과 관련된 부분과 관련해서 제가 어떤 행동도 다 그거를 염려했기 때문이지 누굴 폭행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은 거고요."
- 정진웅 차장검사, 지난 4월 5일 세 번째 재판 中


'사상 초유의 검사 육탄전'에 대한 네 번째 재판이 어제(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습니다. 어제 재판은 몇 차례 재판과 달리 당시 압수수색에 참여했던 장 모 검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지난 3월 10일 검찰 수사관 A 씨가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 가운데 처음 증인으로 법정에 섰고, 지난 5일 다른 검찰 수사관 B 씨가 역시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지만 정 차장검사 외에 압수수색에 참여했던 다른 검사가 증인으로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관심은 사건 현장을 가장 생생하게 목격했을 장 검사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는지였습니다. 한동훈 검사장이 과연 증거를 인멸하려는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장 검사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앞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두 수사관은 당시 한 검사장의 행동과 관련한 질문에 모두 같은 답변을 했습니다.
검사 : "피해자의 행동 중에 증거 인멸을 의심할만한 행동을 보인 게 있습니까?"
증인 (수사관 A 씨) : "없었던 것 같습니다." (3월 10일, 첫 재판 中)

검사 : "피해자에게서 증거 인멸 정황 느꼈습니까?"
증인 (수사관 B 씨) : "아닙니다. 못 느꼈습니다." (4월 5일, 두 번째 재판 中)


결론부터 말하면 장 검사는 다른 두 목격자들이 했던 것과 비슷한 답변을 했습니다. 정 차장검사의 주장과는 달리 당시 한 검사장이 전화를 걸려고 하는 상황을 '이상하다'고 받아들이진 않았다고 장 검사는 대답했습니다.
검사 : "당시 피해자 모습에서 전화 통화를 위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통상적인 행동으로 보기 어려운 의심쩍은 부분이 있었나요?"
증인 (검사 장 모 씨) : "저는 그 상황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실제로 한 검사장이 휴대전화에 뭐라고 입력했는지는 못 봐서 말씀드리기가 곤란합니다."


압수수색 참여한 검사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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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수사관에 이어 압수수색에 참여했던 검사마저 당시 한 검사장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증언하면서 세 차례의 증인 신문은 정 차장검사에게 불리하게 진행되는 모양새입니다. 취재파일 서두에 옮겼듯 정 차장검사는 세 번째 재판에서도 '증거 인멸을 염려했기 때문에 한 행동'이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목격자인 두 명의 수사관과 압수수색에 함께 참여했던 동료 검사마저 오늘도 정 차장검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은 하지 않은 셈입니다.

이들의 증언이 하나같이 '당시 한 검사장의 행동은 증거 인멸을 의심할만한 이상한 행동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정 차장검사는 대체 무엇을 보고 한 검사장의 행동이 증거 인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을까요? 검찰 측은 이와 관련해 정 차장검사가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화면을 본 뒤에 제지에 나선 건지를 장 검사에게 물었습니다.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화면에서 증거 인멸이 의심되는 동작이 진행되는 걸 정 차장검사가 눈으로 확인했을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입니다. 이에 대해 장 검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검사 : "피고인이 피해자에 다가가 입력하는 휴대전화 화면을 본 뒤에 '이러시면 안 된다'고 말한 것 아닙니까?"
증인 (검사 장 모 씨) : "아닙니다. 다가가면서 말씀하셨습니다."

검사 :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다가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보려 할 때, 피해자가 손을 빼면서 보여주지 않자 '이러시면 안 된다'고 말한 게 아닙니까?"
증인 (검사 장 모 씨) : "제 기억으로는 (정 차장검사가) 일어서서 다가가면서 말씀하신 걸로 기억합니다."


"휴대전화 안 보여줬기 때문에"…"뇌피셜로 증거 인멸한다고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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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증인 신문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정 차장검사가 어떤 이유로 한 검사장을 향해 무력을 행사했는지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장 검사도 정 차장검사가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화면을 보고 무력을 행사한 건 아닌 걸로 본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앞서 두 명의 수사관들도 갑작스럽게 일어난 당시 상황 속에서 밀고 넘어지는 소란을 기억할 뿐 정 차장검사가 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 재판에선 정 차장검사와 한 검사장이 사건 직후 나눈 대화가 담긴 동영상이 새로 공개됐습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표현이 여러 개 생략된 짧은 문장으로 오간 대화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괄호 안에 생략됐을만한 단어들을 넣어봤습니다. 가독성을 위해 직함 및 직위는 생략합니다.
정진웅 : "(변호인에게 전화를 거는 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보여 달라고 했는데 (한 검사장이) 안 보여준 거잖아요?"
한동훈 : "아니, 보여줬잖아요."

정진웅 : "아니, (휴대전화를) 조작하는 거는 안 보여줬잖아요?"
한동훈 : "변호인에게 전화하겠다고 하니까 (당신이) 오케이 했잖아요."

정진웅 : "맞잖아요."
한동훈 : "그럼 전화하려면 (잠금을 풀기 위해 비밀번호를) 눌러야 하는데"

정진웅 : "페이스 아이디(를 사용해서 잠금을 푸는 행위를 이미) 했잖아요?"
한동훈 : "그 상황에서 정 부장(*정진웅 차장검사)이 혼자 뇌피셜로 (증거 인멸을 하려 한다고 판단)하고 나를 넘어뜨린 거잖아요!"


영상 속 대화를 보면 앞서 여러 번의 재판에서 나왔든 정 차장검사 본인이 한 검사장이 휴대전화를 조작하는 행위를 증거 인멸을 시도하는 행위로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한 검사장은 이런 정 차장검사의 판단을 '뇌피셜(공식적으로 검증된 사실이 아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표현한 걸로 보입니다.

끝을 향해 가는 재판…한동훈 검사장 입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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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을 행사한 동기에 대한 의문점이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정 차장검사 측 변호인은 정 차장검사가 한 검사장을 바닥에 넘어뜨린 행동에 고의성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려 노력했습니다. 일부러 밀어 넘어뜨린 게 아니라 휴대전화를 빼앗으려고 하다가 일어난 우발적 사고라는 점을 증명하려 한 겁니다. 고의성이 입증될 경우 독직폭행 혐의가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최소 고의성은 없었다는 걸 마지막 방어 전선으로 구축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독직폭행은 단순 폭행보다 무겁게 처벌받습니다.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 가중처벌 규정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다음번 다섯 번째 재판은 다음 달인 오는 5월 21일로 예정됐습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한 검사장은 이날 법정에 나와 당시 상황을 직접 증언할 예정입니다. 재판 진행 속도로 볼 때 이날 증인 신문이 끝나면 한 차례 정도 재판이 더 진행된 뒤 오는 7월쯤 1심 선고일이 잡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어지는 재판 상황은 다음 취재파일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정윤식 기자(jy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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