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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카넬, 쿠바 1인자에… ‘포스트 카스트로 시대’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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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전대서 총서기 선출

비틀스 듣고 자란 혁명이후 세대

대통령보다 실권 많은 자리 올라

라울 카스트로가 후계자로 낙점

州 총서기땐 실용 관리자로 명성

CNN “軍보다 관료이미지 짙어”

黨 반미노선 변화 모색할지 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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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수도 아바나에서 폐막한 제8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라울 카스트로의 뒤를 이을 총서기에 선출된 뒤 연설하고 있다. 아바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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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60년 카스트로 시대’가 막을 내렸다. 피델·라울 카스트로 형제의 뒤를 잇게 된 미겔 디아스카넬(60)은 쿠바혁명 이듬해 태어나 비틀스 음악을 듣고 자란 새로운 유형의 쿠바 지도자다. 쿠바의 반미 공산주의 노선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AFP통신 등은 쿠바 공산당이 19일(현지시간) 디아스카넬 대통령을 라울 카스트로(89)를 이을 총서기로 선출했다고 전했다. 쿠바에서는 대통령보다 공산당 1인자인 총서기가 더 많은 실권을 갖는다.

이로써 쿠바는 1959년 혁명 이후 62년 만에 처음으로 ‘카스트로’가 아닌 다른 지도자를 맞게 됐다. 형 피델 카스트로(2016년 사망)에 이어 2011년부터 당을 이끌던 라울은 전당대회 첫날인 지난 16일 총서기 사임을 공식화한 바 있다.

디아스카넬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4월19일은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당의 설립자이자 안내자였던 세대가 책임을 넘겨줬다”고 밝혔다.

디아스카넬은 여러 면에서 카스트로 형제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인물이다. CNN방송은 이날 “디아스카넬은 피델의 카리스마도, 라울의 권위도 드러내지 않는다”며 “올리브색 군복보다는 펜대를 굴리는 관료 이미지가 어울린다”고 전했다. 그는 1960년 산타클라라의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공산국가 쿠바는 1960∼1970년대 쿠바 젊은이들에게 이념적으로 악영향을 끼친다며 방송에서 비틀스 음악을 트는 것을 막았다. 그러나 그는 어린 시절 긴 머리에 청바지 차림으로 비틀스 음악을 듣곤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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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혁명의 주역 피델 카스트로(왼쪽)가 2003년 3월5일 국가평의회 의장에 선출된 뒤 당시 국가평의회 부의장이자 국방장관이던 동생 라울과 포옹하며 축하를 받는 모습. 아바나=AFP연합뉴스


1982년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해 졸업 후 모교에서 공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든 건 1990년대 들어서다. 1994년 비야클라라주 당 총서기로 임명됐고, 주민들과 친근하게 소통하는 실용주의적인 관리자로 명성을 쌓았다. 2003년엔 공산당 정치국에 합류했으며 2009년 고등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2012년에는 행정부 2인자인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에 지명돼 카스트로 형제를 이을 후계자로 주목받았다.

사실 그 말고도 많은 이들이 후계자 물망에 올랐으나, 대부분 지나친 권력욕이나 부적절한 발언으로 낙마했다. AP통신은 디아스카넬이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반체제주의자와 미국의 적개심에 맞서 쿠바를 확실히 옹호했고, 쿠바 국민이 요구하는 제한적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윗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했다”고 평가했다.

결국 2018년 라울로부터 행정수반 격인 국가평의회 의장(현 대통령) 자리까지 물려받으며 ‘포스트 카스트로’ 자리를 굳혔고, 이날 마침내 쿠바 1인자로 우뚝 섰다.

오랫동안 그를 지켜본 라울은 “디아스카넬은 즉흥적으로 선출된 게 아니라 고위직에 오를 만한 모든 자격을 갖춘 젊은 혁명가로 심사숙고해서 선택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스트로 형제와 함께 쿠바를 이끈 혁명 1세대는 대부분 고인이 됐거나 고령이다. 디아스카넬은 쿠바 정치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그가 떠안은 쿠바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미국의 제재로 경제난은 심각한 수준이고 코로나19로 관광산업까지 큰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 유치, 민간기업 활동 강화 등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디아스카넬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젊을 때는 조용하고 온건한 성향이었던 그가 집권 후 강성으로 변했다는 평가가 있다. 자란 환경은 달라도 이념적으로는 카스트로 형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도 나온다.

BBC방송은 “디아스카넬이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도 “암울한 경제 전망을 감안하면, 가까운 장래에 시장 자유화 정책을 일정 부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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