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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四色] ‘강철부대’와 ‘졌잘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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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채널A 예능프로그램 ‘강철부대’는 밀리터리 예능의 공간을 잘 파고들었다. 연예인들의 군대 훈련 및 일상 체험기인 MBC ‘진짜 사나이’는 군대 맛보기였다. 유격 훈련에서 도하 훈련 중 물에 빠지는 것과 외줄타기 훈련을 힘들어했다. 눈물, 콧물을 쏟는 화생방 훈련으로 그림을 하나 만들어냈다.



이 부족한 ‘진짜 사나이’를 김계란이 ‘가짜 사나이’라는 제목으로 패러디해 유튜브 예능으로 내놨다. 한동안 잘나갔다. ‘진짜 사나이’가 가짜이고, ‘가짜 사나이’가 진짜가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그러다 가학성 논란과 함께 이근 교관에 대한 추문이 돌며 접어야 했다.

‘강철부대’는 이런 밀리터리 예능시장을 좀 더 확장했다. 최정예 특수부대(특전사·해병대 수색대·707·UDT·SDT·SSU) 출신 예비역 24인이 명예를 걸고 최강을 가리는 팀 서바이벌이 주 내용이다.

힘든 훈련에 낙오하는 참가자를 교관이 ‘얼차려’로 괴롭히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일차적으로 각자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이 멋지게 보인다. 또 팀전을 매우 중시하는데(모든 전쟁은 팀전이다), 단체를 위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함께 해나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체력과 정신력·협동심 모두 다 드러난다.

무엇보다 패자에게 포커싱이 맞춰 있다는 게 마음에 든다. 서바이벌 예능은 승자에게 집중되게 마련이지만 ‘강철부대’는 패자가 패자 같지 않게 느껴지면서 퇴장하게 된다.

여섯 종류의 부대 모두 각자 ‘최강’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이런 부대를 제대하면 술자리에서 “내가 군대 있을 때는 말이야~”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남자들의 술자리에서는 해병대와 특전사 훈련 중 어느 게 더 ‘빡센’지에 대한 이야기는 한다).

그래서 첫 번째로 팀 탈락이 결정된 해병대 수색대를 보기가 안쓰러울 것 같았다. 하지만 기우였다. 그들은 최선을 다했기에 아무도 비난할 자격이 없었다. 특전사·SDT·해병대 수색대 세 팀이 데스매치를 통해 최하위 한 팀이 탈락되는 ‘250㎏ 타이어 뒤집기’경기(4화)에서 해병대 수색대가 3위에 그쳐 탈락이 결정됐다. 리더인 오종혁은 자신의 무능을 탓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기 자신과의 승부는 충분히 볼만했다. 패배는 있어도 포기는 없었다. 탈진 직전까지 가는 한계 상황을 넘어선 전우들이 해병기를 들고 구호를 외칠 때는 숭고함마저 느껴졌다. 전력분석팀인 해병대 출신의 김동현은 눈시울을 붉혔다. 김성주도 “예능을 보다가 전쟁터 같은 느낌이 든다”며 숙연해졌다.

그렇다. ‘강철부대’에서는 패배가 부끄러운 게 아니다. 도전하지 않는 게 후회를 남긴다. 한겨울의 동해안 모래사장에서 ‘참호격투’ 미션을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이들을 보는 것, 박준우 상사가 장애물 각개전투에서 힘과 머리 모두를 사용하며 두각을 나타내며 ‘박갈량’의 면모를 발휘한 장면은 보는 사람을 흐뭇하게 했다.

UDT(해군특수전전단) 육준서가 40㎏의 무거운 타이어를 메고 용수철처럼 뛰쳐나가며 추월해 1등으로 달리는 장면은 몰입도를 높여줬다. 그러다 10m 높이의 로프를 오르다 추락했을 때는 아찔했다. 그러고도 재도전해 성공하지 못해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강철부대’가 멋있는 것은 모두 승리하려고 애쓰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승부에서 지더라도 후회는 남기자 말자”(오종록)는 게 모든 참가자의 마음가짐이다. 물 먹은 더미를 들고 모래사장을 뛰는 경기에서 격차가 많이 벌어졌을 때 먼저 들어온 팀이 마지막에 들어오는 팀을 응원해주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다. ‘졌잘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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