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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전세계 코로나 상황

푸틴 "러시아 공격이 서방의 새 스포츠인가. 레드라인 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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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갈등 격화 속 국정연설 “이유없이 비우호적” 주장

“코로나 극복” 내부 문제 집중하면서도 “레드라인 넘지 말라”

우크라 내전 개입·나발니 방치 등 국제사회 비판 맞서 경고

[경향신문]
세계 모든 정상들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싸우는 요즘 더 많은 싸움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미국, 유럽과도 싸우고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와도 싸운다. 대결 상대는 나라 안에도 있다. 정치적 경쟁자는 감옥에 갇혔고 생명이 위태롭다. 모두와 싸우며 세계의 골칫거리가 된 그의 이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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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연례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2000년부터 집권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법을 개정해 2036년까지 장기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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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연례 국정연설을 통해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연설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 사회복지정책 등 주로 내부 문제에 집중했다. 그는 “9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해야 한다”며 “의료 등 복지정책과 산업, 과학기술 등 전염병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러시아인들은 단결을 통해 시련과 환란을 이겨냈다”며 “전염병 기간에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보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기꺼이 돕는 사람들의 의지가 돋보였다”고 강조했다. 푸틴의 발언은 코로나19 팬대믹 속 고통받은 국민들을 위로하며, 자긍심을 고취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서방국가들에 대한 적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또 “러시아를 향한 서방국가들의 비우호적인 행위가 이유없이 계속되고 있다”며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이 서방에서 일종의 ‘새로운 스포츠’가 됐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모든 국제사회 구성원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서도 “러시아의 좋은 의도가 악용된다면 즉각적이고 비대칭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공고했다. 그는 “누구도 레드라인을 넘지 않길 바란다”며 “레드라인의 경계가 어디인지는 우리가 정한다”고 말했다. 또 “누구든 우리의 본질적인 안보이익을 위협한다면 이전에는 한번도 해보지 못한 후회를 하게 해줄 것”이라고 뼈있는 한마디도 덧붙였다. 그는 “일부 국가들이 잊기 시작한 정신적·도덕적 가치는 러시아를 더 강하게 만들뿐”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최근 러시아와 많은 나라들의 대립관계가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AFP통신은 21일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의 긴장이 최고점에 있다”면서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가 그 어느 때보다 과거 구소련과 가깝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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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러시아 모스크바 마네즈 전시관에서 진행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연례 국정연설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제한된 인원만 참석했다. 모스크바|타스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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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무기와 전투인력 배치를 크게 늘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크림반도 지역 활주로에 러시아 전투기들이 배치된 위성사진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6일 촬영된 것으로, 3월 말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날 러시아 전함 20척이 흑해에 파견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20일 “러시아 정부군이 1주일 안에 국경지대로 12만명 이상 집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 유럽 언론들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합병 때보다 많은 규모”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병력 배치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반정부군을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를 위협하는 효과를 준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전 개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감옥에서 위독한 상태가 됐다는 소식도 러시아를 향한 미·유럽의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미국은 18일 “수감 도중 나발니가 사망하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19일에는 “추가 정책조치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과 나토도 미국 비판에 지지를 표했다. 러시아는 체코와도 2014년 폭발사건 문제로 외교관들을 맞추방하며 외교관계 단절 위기까지 치달았다.

AFP는 “푸틴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글로벌 슈퍼파워로서 러시아의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도 20일 푸틴 대통령이 위선적이고 부패한 서방에 맞서 러시아를 지켜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지난 3월 3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살인자”라고 말한 이후 반미감정이 폭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 또한 서방과의 충돌이 통제 불가능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다만 세계적 지도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야망에서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 전문가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뉴욕타임스에 “푸틴은 세계 안보를 위해서도 자신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관련 발언은 않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발언도 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22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하는 기후정상회의에서 화상연설을 할 예정이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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