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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전세계 코로나 상황

美, 기저귀·화장지·콜라 가격 줄줄이 오른다… 커지는 '인플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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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 킴벌리 코카콜라 등 가격인상 예고
"원자재 가격 상승 탓 인상 불가피" 해명
도미노 인상 이어져 인플레이션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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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미국 뉴욕의 한 마트에 코카콜라 제품이 진열돼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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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부터 화장지, 식품, 음료까지. 미국에서 주요 생필품과 식음료 가격이 줄줄이 오를 채비를 마쳤다. 업체들은 올 들어 원재료 값이 크게 인상돼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미 대표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일제히 시동을 걸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은 한층 더 커지게 됐다.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고 선을 그어온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긴축 시계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팸퍼스(기저귀) 다우니(섬유유연제) 페브리즈(탈취제) 질레트(면도기) 등의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미 최대 소비재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은 20일(현지시간) 9월부터 기저귀와 여성용품 등 일부 생필품 가격을 5~10% 올린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킴벌리 클라크가 6월부터 유아ㆍ성인용 기저귀 및 화장지 가격의 한자릿수 중후반대 인상률을 발표한지 하루만이다.

식품 업체들도 인상 대열에 가세했다. ‘스팸’으로 잘 알려진 식품기업 호멜푸즈와 미 최대 케첩 제조회사 크래프트하인즈는 이미 2월 일부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을 알렸고, 가공 식품업체 JM 스머커도 최근 땅콩버터 가격을 올렸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전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몇몇 제품의 가격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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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하인즈의 토마토 케첩 모습. 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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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회사가 내민 가격 인상 이유는 ‘원자재 가격 상승’. 펄프(P&G)나 사료(호멜푸드) 등 원재료 값이 비싸진 만큼 완성품 가격에 반영돼야 한다는 논리다. 퀸시 CEO는 “그간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잘 상쇄해왔지만 내년에는 이런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와 소비재가 연동된 대대적 가격 인상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라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문제는 이번 인상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기조적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방어를 위해 각국이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이미 지난해 금융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던 터다. 특히 백신 접종과 대규모 부양책으로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자 올해부터는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 랠리가 계속됐다. 지난해 배럴당 마이너스 30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60달러선으로 폭등했고, 곡물, 목재, 펄프, 고무 등도 감염병 발병 전보다 50~75% 올랐다. “가격이 오르지 않은 원자재를 찾기 어렵다”는 얘기마저 나올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각 업종을 대표하는 회사들이 생필품 값을 올릴 경우 ‘도미노 가격 인상’은 불 보듯 뻔하다. CBS방송은 “기업들이 높은 (원자재)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일부 제품은 가격 상승폭이 상당히 커 급격한 물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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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마트에서 고객이 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댈러스=A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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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이미 수치로도 입증됐다. 물가상승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각종 지수가 죄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1%, 전년 대비 4.2% 올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전월보다 0.6% 뛰어 2012년 이후 9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올해 물가가 목표치인 2%를 크게 넘지 않을 것”이라고 수 차례 강조했지만, 현장과 통계 모두 인플레이션을 가리키고 있는 셈이다. 물가상승 압력이 더 높아지면 결국 연준도 긴축 통화정책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슈카 마하라지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 자산담당 전략가는 “경기 개선 상황에 따라 연준이 6월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계획을 시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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