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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복사 광풍]⑤"우린 총알도 없다"…증시 떠나 '코인 불나방' 몰린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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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암호화폐 투기 광풍이 거세다. 2017~2018년 대한민국에 불어 닥친 '가즈아 열풍'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코인에 투자금을 넣으면 넣은 만큼 돈이 복사된다고 해서 '돈복사'라고 불릴 정도다. ‘한탕’을 노리고 불나방처럼 너도나도 투기열풍에 뛰어든다. ‘도박판’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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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한 시민이 스마트폰으로 가상화폐 시세를 확인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투자해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는 성공담이 전해지면서 직장인들이 근무시간에도 투자에 몰두하거나 전업 투자로 나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2021.4.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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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 대학 강사 안모씨(37)는 최근 암호화폐 시장을 살펴보느라 뜬눈으로 밤을 새운다. 평소 안씨가 증권사 계좌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주변 친구들은 안씨의 '변신'이 믿기지 않는다. 게다가 지인들이 주식시장에서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우울해 할 때마다 경계심을 가지라며 조언해주던 안씨라 더 놀랍다는 반응이다. 그는 왜 암호화폐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된 걸까. 그는 "돈을 넣으면 '복사'가 되니 모두가 돈을 버는데 투자를 안하고 있는 나만 바보 같더라"고 답했다.

#. 직장인 강모씨(39)는 지난해부터 발을 들인 주식시장에서 원금대비 약 80%의 수익을 올렸다. 최근들어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지자 상승 및 하락폭이 제한적인 주식시장보단 암호화폐시장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주식에서 상당 액수를 뺐다. 당시 강씨는 원금의 50%는 두고 나머지 원금과 그동안 거둔 수익을 모두 암호화폐시장에 투자해 큰돈을 벌었다. 그의 성공 사례는 주변사람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다.

젊은 2030세대가 암호화폐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부동산 시장은 이미 과열될 대로 과열된데다 진입 문턱이 높고, 주식은 지난해부터 너무 올라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투자를 하려면 '종잣돈'이 있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가장 가벼운 2030 세대들에게 적은 돈으로 '한탕'을 노릴 수 있는 암호화폐가 최적의 투자처로 떠오른 것.

특히 가만히 있다가는 나만 '벼락거지'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투기심리에 기름을 부었다. 흐름을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 증상을 뜻하는 '포모증후군'이 2030세대 사이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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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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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사이트로 달려간 2030…올해 20대 82만명 신규가입


22일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이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사이트(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신규 가입자(신규로 실명계좌 연동한 이용자) 수 249만5289명 중 만20세부터 만 39세까지의 신규 가입자 수는 158만4814으로 전체의 63.5%에 달했다. 그중 만 20~29세 가입자 수는 81만6039명으로 가장 많았고, 만 30~39세는 76만8775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거래사이트의 순잔고액을 의미하는 예치금은 지난달 말 기준 총 5675억3010만3010원이다. 이중 만 20세부터 만 39세까지의 예치금은 2799억8308만1170원. 49.3% 비중이다. 연령별로 보면 만 30~39세의 예치금이 1918억9383만3080원으로 가장 많았다. 만 40~49세가 1549억8514만6830원, 만 50~59세가 966억2305만6470원, 만 20~29세가 880억8924만8090원 순이었다.

20대의 경우 가입자는 많지만, 30~50대에 비해 자금이 부족해 예치금이 적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거래횟수는 20대가 30대에 이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 30~39세는 1억247만7843건으로 가장 거래횟수가 많았고, 만 20~29세가 8602만1389건, 만 40~49세가 5738만4674건 순이었다. 총 거래횟수 2억8349만8371건 중 20~39세의 비중은 66.5%를 차지했다.

이같은 수치는 2030세대에서 암호화폐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부동산과 주식시장을 대신할 유망 재테크 수단으로 꼽는 세태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달 한국경제연구원이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향후 가장 유망한 재테크 수단이 무엇이라 생각하냐'고 질문한 결과 20대의 9.5%는 '암호화폐'라 답했다. 30대(4.3%), 40대(9.4%), 50대(5.2%), 60대(3.2%)보다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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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고객센터 전광판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2021.4.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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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서 뺀 돈 '더 큰 투기판' 암호화폐 시장으로…코스피 거래액 '2배'


국내 가상 화폐 투자 규모는 이미 지난달에 코스피 하루 거래 규모(15조원)를 넘어섰다. 현재는 2배인 약 30조원에 달한다.

자금이 암호화폐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상황은 은행의 수신 흐름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최근 집계일인 지난 16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예·적금과 요구불예금을 합친 수신 잔액(1333조1442억원)은 3월 말보다 17조5787억원 줄었다. 은행의 수신 잔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 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반면 업비트에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케이뱅크의 수신잔액은 지난해 말 3조7453억원에서 지난달 말 8조7200억원으로 폭증했다.

또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월 27일 70조원을 돌파한 이후 감소세를 보이면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이달 20일(75조7884억원) 전까지 70조원을 넘지 못하고 60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암호화폐시장의 자금 중 상당금액이 '빚'으로 추정되는 만큼 자칫 감당하기 어려운 거센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16일 5대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9602억원으로 전월 말(135조3877억원)에 비해 5725억원 증가했다. 이는 '코인 광풍'과 시기가 맞아떨어지며, 전달 증가액 2034억원을 2배 이상 웃도는 규모이기도 하다.

암호화폐시장이 폭락장으로 돌아설 경우 빚까지 내서 투자한 2030세대들은 '불나방' 신세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를 관리해야 할 금융당국으로서도 특별 단속을 벌이는 것 이외에 투자자 피해를 크게 줄일 만한 법적인 근거나 대안이 없어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계좌개설 자체를 법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면서 "만약의 사태를 우려해 은행과 관련된 업체들에게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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