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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구역 4곳 '셈법' 제 각각…목동 성수 '반색' 압구정 여의도 '규제 완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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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 고층 빌딩에서 내려다본 서울 성동구 성수 전략정비구역1지구 전경. [사진 =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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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으로 가격을 억제할 뿐 재건축 규제를 완화한다는 내용도 없어 다소 의아합니다. 일단은 집값이 안정되면 주민 입장에선 세금 부담이 조금 줄어들 수 있겠지만, 그보다 서울시에서 지구단위계획 결정·고시를 빨리 해주면 좋겠어요."(압구정 재건축 아파트 주민)

"어차피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급할 게 있나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서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어요. 서울시 차원에서 지구단위계획 결정·고시를 빨리 해주는 게 관건이죠."(여의도 노후 아파트 주민)

"살 거면 빨리 사야 돼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게 목동 재건축 청신호라는 생각에 주민들이 '좀 더 기다려보자'며 매물을 일부 거둬들였거든요."(목동 A공인중개사)

"재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기대감에 나왔던 매물마저 다시 들어가는 분위기예요. 장기투자는 각오해야 합니다."(성수전략정비구역 B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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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지가 몰려 있는 강남구 압구정동, 양천구 목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성동구 성수동을 이달 27일부터 1년 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히면서 부동산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안전진단 단계를 진행 중인 목동 재건축 단지 주민들은 반색하는 반면, 압구정과 여의도는 차분한 분위기 속 실질적인 재건축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수동 전략정비구역 주민들은 재개발 신호탄이라며 반색하는 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장기전을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주거지역 18㎡, 상업지역 20㎡를 초과하는 토지를 거래할 때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현대·한양 등 24개 단지, 여의도 시범·삼부 등 16개 단지, 목동 14개 단지와 성수 전략정비구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가운데, 해당 규제를 받아들이는 반응은 지역별로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정비사업 단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압구정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압구정 6개 구역 중 1구역과 6구역을 제외한 4개 구역이 최근 연달아 조합을 설립하면서 매매 거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압구정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압구정 현대 7차 전용 245㎡가 80억원에 거래된 것은 조합 설립 이전 매물을 잡기 위한 것"이라며 "조합이 만들어지고 나서는 '1가구 1주택 10년 보유 5년 거주' 요건을 채운 집이 아니면 거래가 되지 않는데, 압구정 6구역 중 절반 이상이 조합 설립을 마치면서 어차피 거래가 어려워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주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안중근 압구정 3구역 조합장은 "대다수 주민이 재건축 진행 과정에서 이탈할 생각이 없는 만큼 큰 제약으로 느끼지는 않는다"면서 "그보다 서울시에서 조속히 지구단위계획을 결정·고시해 재건축이 속도를 낼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압구정 1구역(미성아파트)과 6구역(한양아파트 5·7·8차)을 눈여겨보던 일부 투자자들은 27일부터는 실거주 외엔 거래를 할 수 없어 셈법이 복잡해졌다.

압구정만큼이나 여의도도 차분한 분위기다. 이제형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정비위원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조합원들에게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다"며 "그저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결정·고시가 빨리 이뤄져 재건축이 속도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버텨 왔는데 아파트가 무너지지 않는 한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시범아파트 등 여의도 노후 아파트들은 원래도 매물이 많지 않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집주인들이 매물을 일부 거둬들이는 분위기"라며 "앞으론 실거주 목적 외엔 거래가 제한돼 갭투자자는 27일까지 계약을 마쳐야 한다"고 했다. 여의도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16개 단지 중 14개 단지는 안전진단에서 이미 D등급 이하를 받아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양천구 목동 지역은 이번 조치로 인해 희비가 가장 명확하게 갈릴 전망이다. 인근 주민들은 '재건축 신호'를 확실하게 줬다는 점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목동아파트 6단지에서 20년간 거주한 주민은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 실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아 재건축 신호를 확실히 보여준다면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건축 기대감에 매물이 들어가면서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는 점도 이번 발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14단지는 22일 기준 194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이 가운데 3월 이후 거래는 40건에 불과하다. 다만 목동아파트 대부분이 재건축 초기 단계라는 점이 변수다. 지금까지 1차 안전진단을 받은 목동아파트들은 모두 D등급을 받았다. 2018년 이전 기준이라면 곧바로 재건축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중앙정부의 입김을 심하게 받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나 국토안전관리원의 진단을 한 차례 더 받아야 해 재건축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수 지역 역시 이번 발표를 재개발 신호탄으로 보는 분위기다. 성수 전략정비구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기에 앞서 여론조사에서 큰 폭으로 우위를 보였을 때 이미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주민들이 매물을 거둬가고 있다"고 말했다.

성수가 재개발추진구역이기는 하지만 기대감이 강한 만큼 주민들 반발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수동의 다른 공인중개사는 "매수자들이 실제 입주해야 해 번거로워지고 거래도 제한될 것"이라면서도 "지금까지 재개발이 안 되다가 이제는 좀 될 것 같은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거나 불만을 보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추진구역은 거주 여건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도중에 '출구전략'을 짜는 사람도 있는데 이들에게는 악재가될 수 있다"며 "장기 투자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 권한울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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