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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수수료 수십억 버는 거래소, 투자 안전망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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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긴급진단-암호화폐 거래 시장의 그늘]

<上> 수익은 내 것, 책임은 네 몫

업계 자율 '투자자 보호' 나몰라라

법·제도적 보호장치도 공백 상태

당국은 자금세탁 방지에만 몰두

국내 1위 업비트 공시서비스 중단

시장 이끌 선두 업체도 안보여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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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광풍’ 수준으로 번지면서 거래소 자율에 맡겨져 있는 투자자 보호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의 하루 거래 대금은 국내 주식시장을 추월했지만 공시나 상장 규정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투자자 보호 제도는 빈틈투성이다. 암호화폐를 규제 대상으로만 접근하는 당국과 수수료 수입에만 혈안이 돼 투자자 보호책 마련은 소홀한 업계의 관행이 빚어낸 결과다. 블록체인 미디어 디센터는 암호화폐 거래 시장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시리즈를 연속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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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암호화폐 거래 시장에서 투자자 보호는 업계 자율에 맡겨져 있다. 암호화폐 관련 법안인 특정금융거래법이 지난달부터 시행 중이지만 투자자 보호보다는 자금세탁 방지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문제는 업계 자율에 맡기기에는 거래소들이 구축한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데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암호화폐 열풍에 거래소들의 하루 평균 거래 수수료 수입은 수십억 원 수준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하지만 거래소들은 가장 기본적인 공시 시스템 구축과 같은 투자자 보호책 마련에 인색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독보적인 선두 업체 업비트의 공시 서비스 중단이다. 업비트는 그동안 자사의 마켓에 상장된 암호화폐 발행 기업의 공시 내용을 사전에 모니터링한 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서비스를 해왔다. 업계에서는 업비트의 이런 시도를 높게 평가했다. 자본시장법을 적용받는 주식시장에서는 허위 사실을 공시하는 기업이나 투자자를 적발해 형사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이런 규정 자체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업비트의 공시 서비스는 업계 1위가 시장의 질서를 선도해나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22일 오전 11시 코인마켓캡 기준 업비트의 24시간 거래 대금은 12조 7,500억 원 수준으로 업계 2위 빗썸(2조 5,317억 원), 3위 코인원(8,722억 원), 4위 코빗(872억 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글로벌 거래소들과 비교해도 5위 안에 드는 규모다.

하지만 업비트는 최근 공시 서비스를 중단하며 충격을 줬다. 지난 3월 ‘고머니2’가 5조 원 규모의 미국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내용의 업비트 공시가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시 직후 200%까지 급등했던 ‘고머니2’는 이후 급락했고 잘못된 공시를 걸러내지 못한 업비트에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업비트는 ‘고머니2’를 상장폐지시켰지만 투자자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결국 공시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고, 자유게시판 형태로 전환했다. ‘고머니2’ 사태를 계기로 업비트가 한층 강화된 공시 시스템을 내놓을 것이라던 시장의 기대가 빗나간 것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지금처럼 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법과 규정이 공백 상태에 있을 때는 업계 선두 업체의 책임감이 더욱 필요하다”면서 “공시 서비스 중단은 ‘수익은 내가 가져가고, 책임은 투자자가 지라’는 신호로 잘못 읽힐 수 있다”며 아쉬워했다.

공시 중단은 업비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6월 암호화폐 공시 전문 기업 쟁글도 ‘예약공시’라는 제도를 도입했다가 시세조종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일자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암호화폐를 상품·서비스의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 우리나라도 투자자 보호와 관련한 제도를 마련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규제를 맡고 있고, 일본도 거래소 이용자의 보호 의무를 법으로 규정했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증권시장처럼 공시 의무 법제화가 필요하다”며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한 암호화폐 거래소에는 실명 확인 은행 계좌 발급을 취소하는 방향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윤주 기자 daisy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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