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67666777 0182021042267666777 02 0201001 society 6.3.1-RELEASE 18 매일경제 64087791 false true false false 1619081873000

이슈 코로나19 백신 개발

[단독] 미국 유럽 51억회분 '입도선매'…2023년까지 '백신 가뭄'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백신수급 비상 ◆

미국과 유럽연합(EU), 코백스(세계보건기구 주도 백신 공급망) 3개 그룹이 확보하려는 코로나19 백신 추가 물량이 51억회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인구 78억명의 65%가 1회 접종할 수 있는 규모로, 계약이 성사되면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나라들은 내년에도 고질적 수급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22일 미국 듀크글로벌보건혁신센터 조사 및 각국 발표를 종합하면, 지난 16일 기준 이들 3개 그룹이 화이자,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상을 진행 중인 2022~2023년 백신 추가 확보 물량은 총 51억회분에 달했다.

미국은 올해에만 총 12억1000만회분의 백신을 확보하고도 올해 이후 쓸 물량 13억회분 계약을 진행 중이다. EU도 2022~2023년 회원국들에 배포할 물량 18억회분을 확보하기 위해 화이자·바이오엔테크를 상대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만약 EU가 이 빅딜을 성사시킬 경우 다른 국가들은 내년에 안전성과 효과성이 뛰어난 화이자 백신을 손에 넣기 더욱 힘들어진다. 화이자의 올해 최대 생산 물량은 25억회분으로 급증하는 글로벌 수요에 턱없이 부족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해외 국가들에 미국이 보유한 백신을 공유할지에 대해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백신 중 일부를 어떻게 할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며 "지금은 미국이 해외로 보낼 수 있을 만큼 백신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최근 16세 이상으로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주요 동맹들의 백신 공유 요청을 적극 수용하기 어려운 현실임을 설명한 것이다.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백신을 지원받고 나중에 국내분으로 되갚는 '백신 스왑'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편 이날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백신 전문가그룹 회의에서 내년 말까지 전 세계에 최소 10억회분의 백신 접종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미국도 백신 빠듯, 남으면 인접국 지원"…기댈곳 없는 韓

2023년까지 글로벌 백신 가뭄

화이자 공장 풀가동해도
年 25억회분 생산이 한계

美·유럽·코백스가 싹쓸이
추가 협상분 77% 입도선매
중국도 화이자물량 확보 나서

쿼드, 동남아 위주 지원 검토
한미 백신스왑도 쉽지않을 듯

매일경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가 715명을 넘은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한주형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화이자 백신을 보시죠. 원료물질을 외주 업체 두 곳에서 받습니다. 제형 공정에서는 독일·캐나다·오스트리아 업체들이 참여합니다. 복잡한 공급사슬 때문에 생산량을 쉽게 늘리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미국 제약업계의 약물분석가인 데릭 로우 박사는 세계 각국이 열망하는 화이자 백신을 각국이 쉽게 얻지 못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마치 반도체 제조사들이 미세공정의 기술적 어려움과 부품수급 문제로 글로벌 공급부족 사태를 일으킨 것처럼, 백신 업체들도 원료물질 부족과 기술적 어려움으로 생산량 확대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화이자-바이오앤테크 백신은 올해 초 2021년 최대 생산량을 23억회분으로 예상했다. 그러다가 지난 3월 수치를 조정했지만, 종전 목표에서 겨우 2억회분 늘어난 25억회분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 코백스(세계보건기구가 주도하는 백신공급망) 등 3대 그룹은 벌써부터 내년도 백신 공급물량을 싹쓸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듀크대의 글로벌보건혁신센터가 최근 업데이트(4월 16일 기준)한 국가별 백신 계약 '협상 중 물량'을 보면 미국·EU·코백스 등 3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77%에 달했다. 세계 각국이 백신 회사들과 추가 확보 협상을 벌이는 물량이 총 66억회분인데, 이 중 3대 그룹 협상 물량이 51억회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미 올해 대규모 공급물량을 확보한 이들 그룹이 벌써부터 2022~2023년 물량 확보에 나선 배경에 대해 센터는 "이들이 제약사들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다른 나라보다) 협상력을 키우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고소득국가와 저소득국가 간 백신 확보 격차가 더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신 전문가들은 3대 그룹으로 극단적인 공급 '쏠림현상'이 노골화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계약 후발주자들은 자칫 2023년까지 백신 부족사태를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백신 공급 회사들의 관점에서 보면 철저히 해당국의 제약시장 규모에 따라 공급의 우선순위를 부여할 것"이라며 "세계 최대 제약시장을 가진 미국과 유럽을 상대로 백신 회사들이 우선공급 요구를 충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백신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백신 업체들이 최근 3회차 접종(부스터샷)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각국이 확보해야 할 물량 부담은 더 늘게 됐다.

미국과 EU의 입도선매식 미래물량 계약 작업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구매처 다변화' 등 보다 적극적인 선택지를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정부는 러시아 백신 확보를 검토하기 시작한 단계로, 전문가들은 현재 임상 최종 단계에 있는 큐어백 백신도 긍정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전한다.

심지어 시노백 등 자국 업체들이 개발한 백신 물량이 넘치는 중국도 화이자를 상대로 이미 1억회분의 백신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전 세계 백신 공급부족 사태 속 자국 내 백신 접종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내 잉여백신 물량이 충분치 않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동맹국들의 백신 공유 요청이 점증하는 상황을 의식한 듯, 이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통화한 사실을 소개하며 "우리는 거기에 조금 도움을 줬다. 좀 더 도우려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을 상대로 백신 스왑 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국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아울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도 이날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협의체인 '쿼드'를 통해 역내 백신 공급 지원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 계획은 선진국인 한국이 아닌, 동남아시아의 개발도상국가를 수혜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