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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대사 ‘반말 사과문'… 이틀전 페북엔 존댓말 쓰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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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벨기에 대사는 부인을 대신하여 피해자에게 사과 드린다.”

주한 벨기에 대사관이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대사 부인 폭행 사건’ 사과문 중 한 구절이다. 이전 대사관 페이스북 게시물에서는 대개 존댓말을 썼는데 유독 사과문에서는 ‘하라체'를 사용한 것이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사과의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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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벨기에 대사관은 이날 대사관 페이스북을 통해 레스쿠이 대사 부인이 최근 옷가게 직원을 폭행한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냈다. 대사관은 “주한 벨기에 대사는 지난 4월 9일 벌어진 부인에 관련된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대신하여 피해자에게 사과 드린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녀가 한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주한 벨기에 대사는 부인이 입원하던 당일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임을 경찰로부터 전달받았다”며 “사건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므로, 이번 사건에 대해 코멘트하거나 인터뷰 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사관 측은 “주한 벨기에 대사는 그의 부인이 가능한 빨리 경찰 조사 받을 것임을 확인한다. 그러나 그녀는 지난주부터 지금까지 뇌졸중으로 인해 입원 치료 중으로, 현재 경찰 조사에 임할 수 없는 상태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사 부인이 하루속히 건강을 회복하고 경찰 조사에 협조하여,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바이다”라고 했다.

이는 국어문법상 ‘하라체’로 분류된다. 이 문체는 “상대편이 특정 개인이 아닐 때 낮춤과 높임이 중화된 느낌을 주는 종결형”이라고 국립국어원은 설명한다. 그러나 그간 이 대사관 페이스북에서 한글로 게시물을 올릴 때 상대 높임법 중 ‘존대 표현’인 ‘하십시오체’나 ‘해요체’를 사용해 적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사과문을 쓸 때 고의적으로 다른 종결 어미를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대사관은 지난 20일 게시물에서도 “여러분은 스머프에 대한 어린시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나요?” “이 파란 작은 생명체는 벨기에의 만화가 페요에 의해 1958년에 탄생하였답니다”라는 등의 존댓말을 사용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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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대사관이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영문에 존칭형 국문을 병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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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네티즌들은 “일주일 만에 올라온 사과문인데 형식도 갖추지 않고 예의도 없다” “사과문의 기본을 모른다” “직접 나와서 사과하라. 사과문도 재작성해라” “사과문으로 화를 더 키우는 것도 능력”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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