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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는 ‘집값 고삐’…풀면 무주택자에게 ‘독’ [뉴스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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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 앞두고 1~2% 초고가 주택에만 부과·1주택 면세 논의

공시가 9억 이상 아파트 79% 서울에…세액, 3만원서 100여만원

‘똘똘한 한 채’ 심리 자극, 집값 상승 우려…‘부자세’ 인식은 잘못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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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파트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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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집값 상위 1~2%에만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종부세 납세 대상을 줄여 표심을 잡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전문가들은 종부세 대상을 초고가 주택에 한정하는 것은 ‘부동산시장 안정화’란 조세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1가구 1주택에 대한 면세 혜택을 도입할 경우 ‘똘똘한 집 한 채’ 투자 심리를 자극해 되레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부동산 양극화만 심해질 위험도 있다.

정치권은 종부세 납부 대상인 공동주택이 ‘공시가 9억원 초과’일 경우 전체 3.8%(52만4620가구)로 늘어난다며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하는 상위 1~2% 초고가 주택에만 종부세를 물리거나 납부기준을 상향하는 안을 논의 중이다. 이 경우 납부 대상은 1.9%(25만8087가구)로 줄어든다. 하지만 상위 ‘1~2%에 대한 부유세’라는 정치권의 기준은 근거가 없다. 종부세법 1조가 규정한 조세 대상은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다.

‘고액 부동산’ 기준은 전국 주택가격과 무주택자 비율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70%를 감안할 때 공시가격 9억~11억원 아파트의 시세는 13억~17억원대이다. 이들 아파트는 대부분 서울에 압도적으로 집중되어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종부세가 부과되는 2021년 기준 9억원 이상 아파트는 서울이 78.9%를 차지하는 반면 경기(15.0%), 부산(2.4%), 인천(0.2%) 등은 비중이 매우 낮다. 서울을 기준으로 종부세 적정 대상을 논의하는 것은 ‘서울 과다 대표’ 오류에 빠질 위험이 높다. 무주택 가구 비율은 2019년 기준 서울은 51%, 전국적으론 43.6%다. 서울의 무주택 가구는 전년 대비 2.3% 늘어난 것이다. 김재진 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은 “서울과 지방 간 자산 양극화가 심각해지는데 (서울에 집중된) 종부세 과세 대상 비율을 줄이자며 과거와 동일하게 1%로 유지하자는 논의가 과연 사회적으로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시가 9억~12억원대 주택은 누진 세율로 구성된 종부세에서 가장 하위 구간으로, 1주택자가 한 해 내야 하는 종부세액은 연간 최대 100여만원에 그친다. 이는 애초부터 종부세가 ‘부유세’란 개념보다는 고가 주택에 대한 기준선을 제시해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시가 9억원은 1주택자 양도세 부과 하한선이기도 한데 종부세 면세와 함께 향후 양도세까지 조정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 심리가 더해지면 서울에 ‘똘똘한 집 한 채’를 마련하려는 현상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종부세 과세기준 상향 조정은) 세부담을 덜어주는 체감 효과가 크지 않으면서 집값 상승만 부추기는 정책 실패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부동산 보유세가 근로소득세 증가 속도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급여소득자 전체의 실효세율 평균은 2017년 6.6%에서 2019년 6.7%로 2년간 0.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부동산 가격 대비 보유세 실효세율은 2005년 0.15%에서 2018년 0.16%로 13년간 0.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53%)을 한참 밑돈다. 무주택 월급쟁이 입장에선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다.

다만 1가구 1주택자의 과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데 대해선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가구 1주택자가 보유한 공시가격 6억원 미만 주택에만 재산세율을 3년간 0.05%포인트씩 깎아주는 안이 올해부터 시행되지만 급격한 집값 상승으로 조세 저항이 커졌다. 구재이 세무사는 “1주택자들에 대한 세부담이 너무 과도하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어 한시적으로 재산세 조정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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