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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온실가스 감축목표 내놨는데…한국은 또 “연내 상향”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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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화상 기후회의’ 발언 보니

“2050년 탄소중립” 재차 밝혔지만 이번에도 구체적 계획 제시 안해

기존사업 중단여부는 언급 안해…“공정률 낮아 의지가 문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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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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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이날 ‘기후목표 증진’을 주제로 진행된 기후정상회의 1세션에서 국제사회에 약속한 것은 △올해 안으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공적 금융투자 중단 두 가지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등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세계 8~9위 수준인 한국을 콕 찍어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을 압박해 왔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 감축 수치는 제시하지 않은 채 그간의 감축 노력(2018년 대비 10% 이상 감축)을 언급하며 “올해 안에 감축 목표를 추가 상향해 유엔에 제출하겠다”고만 말했다.

한국의 ‘연내 상향’ 약속은 이번 회의에 참여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초라한 수준이다. 회의를 주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50~52%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기후정상회의 테이블에 꺼내놓았다. 기존 목표(2025년까지 26~28% 감축)를 큰 폭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지난해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68%를 감축하겠다고 했던 영국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불과 1년만에 2035년까지 78% 감축으로 목표치를 끌어올렸다. 일본도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26%를 감축하겠다던 기존 목표를 46%로 상향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파리기후변화협정 체결 5주년 기념 기후목표정상회의에서도 “감축 목표를 조속히 상향 제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국제사회에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날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외교부·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금융위원회 합동 브리핑에서 정부는 “국제적 흐름과 국내 사회적 합의 등을 고려해 상향안을 마련하겠다”(환경부), “감축 목표 상향은 산업경쟁력 등 국가경제 전 분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므로 상향 수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결정할 예정이다”(산업부) 등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정부 당국자는 “이해관계자 협의를 통해 상향 수준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현재 수준에서 구체적 감축 목표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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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세계 40개국 정상이 화상으로 참석해 열리는 기후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시위대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 구호들이 적힌 각국 정상 사진을 들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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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지난해 10월 탄소중립 선언 이후 6개월 간 정부가 무엇을 준비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 2월 유엔기후변화협약은 ‘2030년까지 2017년 배출량 대비 24.4%를 감축하겠다’는 5년 전 계획을 그대로 제출한 한국을 포함한 75개국의 2030년 감축 목표가 너무 낮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 중단 약속도 기존 투자는 계속 진행한다는 점, 환경파괴와 낮은 경제성 등을 이유로 세계적으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현실 등에 비춰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합동 브리핑에서 정부는 문 대통령의 약속에 대해 “국제사회의 석탄발전 투자 중단 흐름이 강화”되는 추세를 언급했다. 실제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등 11개국이 해외 석탄발전 공적 금융지원을 중단했고, 세계은행과 유럽투자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 금융기관들도 석탄발전 투자 중단을 발표했다. 국내에서 해외 석탄발전 투자를 주도하는 한국전력도 이미 지난해 10월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기후정상회의에서 신규 해외 투자 중단과 함께 국내 신규 건설 허가 중단, 노후 발전소 조기 폐쇄 등 노력을 강조했지만 국내외에서 비판 받는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및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 사업 투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 합동 브리핑에선 “금번 문 대통령 선언은 향후 새롭게 추진되는 해외 석탄발전 사업에 적용되는 것이지 현재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베트남 사업에는 영향이 없다”고 했다. 그 이유로 “사업을 중단할 경우 전략적 협력국인 두 나라와의 경제·외교적 신뢰관계 저하가 우려된다”고 했다. 하지만 자바 9·10호기는 공정률이 13%(3월 현재), 붕앙2는 석탄하역부두 부지사용허가를 위한 지역주민 보상 협의 중인 단계여서 정부 의지가 있다면 투자 철회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윤세종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석유 관련 투자 중단 선언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외국과 비교하면 이번 한국의 선언은 공허하다”고 했다. “베트남 붕앙2 사업 이후 현재 추진 중인 해외 석탄사업은 없다. 해외사업을 주도해왔던 한전 역시 지난해 해외 석탄사업 추진 중단을 결정했고, 국내 5대 금융지주사를 포함한 금융기관도 신규 석탄사업 투자 중단을 선언한 마당에 정부의 이번 발표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등이 낸 ‘2020년 한국 석탄금융 백서’를 보면 2009년부터 2020년 6월까지 한국 공적 금융기관이 석탄발전에 제공한 전체 금융 규모는 22조2천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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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결정기여(NDC)

파리기후변화협정은 보다 많은 국가의 참여를 유도하고 기후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기존 교토의정서 체제(감축의무 하향식 결정)와 달리 상향식 방식을 채택했다. 즉 각 당사국이 자국 상황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정해 제출하도록 했는데, 이를 국가결정기여(NDC)라고 한다. NDC 제출은 의무이지만 참여 유도를 위해 법적 구속력은 부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당사국 마음대로 NDC를 어겨도 되는 것은 아니다. 주기적으로 새로운 NDC를 제출할 의무가 있으며, 스스로 정한 NDC를 어기면 국제사회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최우리 김민제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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