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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다” 욕하면서도 예약 전쟁… 골프 광풍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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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잊은 대중제 골프장]
한국일보

최근 새벽시간부터 강원의 한 골프장을 찾아 라운드를 즐기고 있는 30대 골퍼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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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제 골프장 이용료의 뜨거운 상승 랠리 배경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시작된 골프대중화가 한몫했다는 분석이 많다. 대체로 사업자나 조직 내 고위층 및 은퇴자들이 주를 이룬 중·장년층 이용객들 외에도,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및 연차 사용 활성화를 통해 20~30대까지 골프채를 잡기 시작한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니 골프장이 더 붐볐다. 골퍼들이 “이용료가 비싸다”며 투덜대면서도 예약 전쟁을 벌이게 된 이유다.

김태영 한국대중골프장협회 부회장은 5일 “청년층이 골프장을 많이 찾기 시작한 게 골프 열풍의 시작점이라고 본다”며 “청년층 유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을 가지 못하고, 실내 활동에 따른 제약도 줄어들면서 소수가 야외에서 할 수 있는 스포츠 활동을 찾다 보니 골프장을 찾는 이들이 더 늘었다”고 전했다. 골프를 즐겨오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이참에 골프나 배우라’며 부추긴 점도 요인 가운데 하나다.

2010년대부터 스크린골프가 확산되면서 골프가 특권층만의 스포츠가 아닌 대중 여가생활로 여겨지기 시작한데다, 수년 전부터는 스스로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 패턴이 자리 잡았고, 인플루언서를 통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전략이 적중하면서 청년층의 ‘필드 진출’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카카오골프를 비롯한 골프 예약 애플리케이션이 나와 골프 예약까지 ‘배달 음식 주문하듯’ 간편해 지면서 접근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5인 이상 집합금지와 식당과 술집의 영업시간 제한도 ‘골프장 러시’ 요인 가운데 하나다. 한 보험업계 종사자는 “거나하게 술 마시며 유대를 쌓는 시대가 저물어 가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쳐 골프장 모임을 통한 영업활동이 더 늘고 있다”며 “근무시간을 벗어난 영업활동도 줄일 수 있는데다, 골프장이 술자리보다 비용도 되레 적게 드는 편”이라고 했다.

불공정 거래, 과소비 등엔 골퍼들이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골프 마케팅 관계자는 “골프 광풍을 타고 예약 대행업체들이 좋은 시간대 예약을 선점해 비싸게 내놓으면서 가격이 뛴 사례도 늘고 있다”며 “실제로 예약날짜에 임박했을 때 저렴하게 쏟아지는 상품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형 스타들을 앞세워 골프 용품을 지나치게 높은 값에 내놓는 업체들 모습은 과거 등산용품 시장과 닮았다”며 “과소비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골프업계가 (골프 광풍에 취해)한 몫 챙기기에 몰두했을 땐 향후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본다”며 “대중제 골프장들도 코로나19 이후의 경쟁력을 생각한다면 최소한의 편의를 제공하되 봉사료를 덜 받는 ‘마샬캐디’ 도입을 확대하는 등 사회적 책임과 골프 물가 잡기에 신경을 써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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