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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군함 3척 띄운 중국…대만·미국에 칼 겨눴다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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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3일 하이난성 싼야 해군기지에서 열린 신형 함정 취역식에 참석, 함장과 정치위원들에게 깃발,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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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규모 상륙작전을 돕는 함정을 포함한 주력 전함 3척을 남해함대에 취역시켰다. 중국에서 하루에 신형 전함 3척이 동시에 취역한 것은 전례가 없다.

23일 중국 하이난성 싼야 해군기지에서는 신형 전략 핵추진잠수함 창정18호와 대형 구축함 다롄함, 강습상륙함 하이난함 취역식이 열렸다.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을 겸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은 각 함장과 정치위원들에게 깃발, 임명장을 수여하고 전함에 올라 장비들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핵탄두 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 해치를 열어놓은 모습을 공개했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대만과 미국에 보내는 무언의 경고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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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094형 진급 전략핵추진잠수함이 수면 위로 부상한 채 항해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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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륙전 능력과 핵억제력 강화 적극 나서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신형 함정들은 상당한 전략적 의미를 담고 있다.

창정18호는 중국 해상 핵억제력의 중추인 094형 진급 전략 핵추진잠수함을 개량한 094A형 잠수함이다.

2000년대까지 중국의 전략 핵추진잠수함은 092형 시아급 1척뿐이었으며, 탑재된 SLBM은 사거리가 3000㎞에 불과해 미 본토 타격이 불가능했다.

실질적인 해상 핵억제력을 발휘하려면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SLBM 탑재 전략핵추진잠수함 4척을 확보해 전략 초계활동을 해야 하는데, 중국은 전략 초계가 불가능했다.

094형 잠수함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했다. 배수량이 1만1000t에 달하는 이 잠수함은 러시아의 델타Ⅳ급 전략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적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1번함이 취역한 이래 4척 이상이 실전배치됐다. 산둥성 칭다오와 하이난성 싼야에 기지를 두고 있다.

094형 잠수함은 092형보다 소음은 낮으나 원자로 출력과 속도는 높아졌다. 핵탄두 3~4개를 탑재할 수 있는 다탄두 SLBM JL-2 12기는 8000㎞ 이상을 날아간다. 중국 연안에서 미 알래스카를 타격할 수 있다.

094A형은 사거리가 1만㎞ 이상인 JL-3를 탑재, 미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중국은 094형 및 094A형 6척을 보유하고 있고, 새로운 전략핵추진잠수함 2척을 건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난함은 중국의 075형 강습상륙함(LHD) 1번함이다. 강습상륙함은 탑재된 헬기 여러 대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는 대형 비행갑판을 갖춘 상륙함으로 해병대 상륙작전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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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3일 하이난성 싼야 해군기지에서 열린 신형 함정 취역식에 참석, 창정18호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 위에서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CCTV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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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항모로도 불리며, 수직이착륙전투기를 탑재하면 사실상 경항모가 된다.

배수량 4만t으로 미 해군의 아메리카급을 모방한 듯한 외형을 지닌 075형 1번함은 2018년 건조를 시작, 지난해 해상 시운전을 실시했다. 한국 해군이 오는 2030년대 중반까지 실전배치하려는 경항모와 비슷한 규모다.

075형은 상륙기동헬기 30대를 탑재한다. 중국은 075형 3척을 북해, 동해, 남해함대에 1척씩 배치해서 상륙여단을 지원토록 할 방침이다.

현재 중국 해병대는 각 전구사령부에 1만여명으로 구성된 상륙여단 2개씩 배치되어 있다.

075형은 미 해군 샌 안토니오급 상륙함(LPD)과 유사한 071형과 더불어 중국 해병대의 상륙작전을 기존의 수평적인 해안 상륙에서 헬기를 이용한 내륙 침투 방식으로 전환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특히 남중국해 도서 지역이나 대만 상륙전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다롄함은 중국의 055형 구축함이다. 배수량이 1만3000t에 달하는 055형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구축함으로 알려져 있다.

4면에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어 ‘중국한 이지스함’으로 불린다. 전자전 및 통신 안테나가 통합형 마스트에 수납되는 등 스텔스 설계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아시아에서 이와 대등한 수준의 전투력을 갖춘 함정은 일본 해상자위대 마야급 방공구축함 정도다.

112셀의 수직발사관을 갖춘 055형은 함대공, 함대함, 함대지 미사일과 대잠 어뢰를 장착한 채 항모전단을 호위하게 된다. 중국 해군은 지난해 기준으로 7척을 인수했으며, 이 중 1번함인 난창함은 같은해 1월 실전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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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075형 강습상륙함(LHD) 1번함 하이난함이 지난달 23일 하이난성 싼야 해군기지에서 열린 신형 함정 취역식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CCTV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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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증강” “단순한 양적 팽창” 엇갈려

중국이 신형 함정 3척을 동시에 취역시킨 것은 그만큼 해군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구축함과 강습상륙함, 전략 핵추진잠수함을 동시에 선보여 현대화된 해군력을 과시하고 미국과 대만,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 무력시위를 하는 셈이다.

전력증강 측면에서 중국 해군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094급 잠수함보다 우수한 096형 당급 전략핵추진잠수함 개발이 진행중이고, 075형보다 현대적인 076형 강습상륙함도 새롭게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구축함도 기존의 052C형 6척, O52D형 25∼26척에 055형 8척이 추가되면 함대 상공을 방어할 방공구축함 숫자는 40척에 이를 수 있다. 함대 방공능력을 지닌 구축함 40척 보유는 미 해군 외에는 달성한 나라가 없다. 미국이 중국의 구축함 증강에 경계심을 품는 이유다.

회의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중국이 독자적인 해군 전략이나 비전을 갖고 전력증강을 하는 것이 아닌, 미 해군을 모방하는데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055형 구축함은 미 해군 줌월트급 구축함과 유사한 컨셉을 보이고 있으며, 075형 강습상륙함은 아메리카급과 비슷하다.

미 해군의 현재 전력을 모방하면 함정을 쉽게 만들 수는 있다. 다만 미 해군과의 질적 격차를 좁히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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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055형 구축함이 항해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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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전략핵추진잠수함과 유사한 수준인 094형 잠수함을 만드는 동안 미국은 이보다 더 우수한 컬럼비아급을 만들고 있다. 075형에는 상륙기동헬기만 운용하지만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에는 F-35B 수직이착륙전투기가 탑재된 상태다.

질적 격차를 해소하려면 독창적인 발상과 기술을 적용한 함정을 만들어야 한다. 옛소련은 1980년대 미사일을 함 내에 수직으로 수납하는 수직발사기를 처음으로 만들어 키로프급 핵추진순양함에 대거 탑재, 서방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채 모방에만 급급하고 있다.

해군력 운용과정에서는 미 해군 항모타격단처럼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함정들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공격과 방어 등 군사작전과 재난구호 등 비군사적 활동이 빈틈없이 이뤄진다.

중국 해군은 이 부분에서 빈틈이 드러나고 있다. 세계 각지 군함의 동향을 추적하는 트위터 계정 OSINT-1은 지난달 미군 알레이버크급 이지스함 1척이 필리핀해에서 중국 항모 랴오닝호를 바짝 뒤쫓는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 따르면, 미군 구축함은 랴오닝호를 비롯해 6척으로 구성된 항모전단 한복판에서 항해했다. 전단의 진용을 깨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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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075형 강습상륙함(LHD)이 조선소에 정박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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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입장에서 볼 때, 미 해군의 수적인 주력함 알레이버크급 이지스함은 중국의 밀집된 항모전단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진용을 깰 정도로 조함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했다. 중국에 전문가의 솜씨를 보여줘 전투력을 과시하는 효과도 있다. 오랜 원양작전경험에서 나오는 ‘소프트 파워’다.

반면 중국 해군은 핵심 전력인 항모 호위에 실패했다. 우크라이나와 브라질 등에서 항모 건조 기술은 확보했지만, 항모전단 운영 노하우는 매우 부족하다.

한국이나 일본은 협동교전능력(CEC)을 비롯한 최신 해상전투기술과 전략 등을 미국에서 들여올 수 있고, 미국과의 연합훈련이나 군사교류 등을 통해 경험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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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수병들이 2019년 4월 해군 창설 70주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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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자신보다 우수한 경험이나 기술을 지닌 동맹이 없다. ‘맨 땅에 헤딩하듯’ 경험을 쌓아야 하는 처지다. 완전한 전력 발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해군력의 질적 격차를 숫자로 메우려 한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하지만 양적 측면에서 상당한 규모를 갖추면, 동남아나 동아시아에서 주변국에 상당한 압박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아 중국 해군의 동향에 대한 논란을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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