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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앱스토어 전쟁…애플의 ‘30% 수수료’ 철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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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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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달러 대 7.99달러.

지난해 8월 미국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의 게임머니를 두고 2가지 가격표를 제시했다. 원래대로 애플을 통해 게임머니를 사면 9.99달러를 지불해야 하지만, 애플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에픽게임즈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 2달러 깎아주겠다고 한 것이다. 일찍이 자사의 인앱 결제(IAP) 사용을 의무화한 애플에 반기를 든 셈이다. 이에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차단하면서 이 사건은 두 회사 간 초유의 소송으로 이어졌다.

소송을 낸 에픽게임즈의 궁극적 타깃은 애플의 30% 수수료다. 애플은 독점사업자이며, 그 덕분에 앱 개발자들로부터 비싼 수수료를 받아낼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 논리가 받아들여지면 애플은 물론 구글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승기는 누가 쥐게 될까. 지난 3일(현지시각) 막이 오른 애플-에픽게임즈 소송의 쟁점을 따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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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은 독점사업자?


소송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시장 획정이다. 시장의 범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애플의 독점 여부에 대한 판단이 갈리기 때문이다. 한 예로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스팀 등 게임 유통 플랫폼을 모두 하나의 시장으로 보면, 애플을 독점사업자라고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9일 미국 캘리포니아북부지방법원에 제출된 에픽게임즈의 소장을 보면, 에픽게임즈는 2가지 시장을 규정하며 이를 모두 애플이 독점하고 있다고 했다. 각각 iOS 앱 배포 시장과 iOS 인앱 결제 시장이다. iOS상의 앱 장터를 안드로이드나 PC상의 앱 장터와는 별개의 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지난달 30일 애플 쪽에 심사보고서(SO)를 발송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시각과도 일맥상통한다.

또 iOS상에서는 애플 앱스토어 외에 다른 앱 장터를 쓰지 못하는 만큼, iOS 앱 배포 시장을 애플이 독점하고 있다고 봤다. 인앱 결제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iOS 앱에서 결제가 이뤄지는 경우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모두 애플의 인앱 결제를 쓰도록 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시장을 더 넓게 잡아야 한다고 반박한다. 회사는 법원에 낸 서류에서 “애플은 그 어떤 시장도 독점하고 있지 않다”며 “포트나이트 이용자들은 6개 이상의 모바일·PC·게임콘솔 플랫폼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 앱스토어-인앱결제는 하나의 상품?


앱스토어와 인앱 결제를 별개의 시장으로 볼 것인지도 문제다. 이는 ‘끼워팔기’의 성립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앱스토어를 팔면서 인앱 결제 서비스까지 끼워팔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앱 장터에서 애플이 갖고 있는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인앱 결제 서비스를 강매했다는 취지다.

이런 주장은 앱스토어와 인앱 결제 서비스가 별개의 상품으로 인정돼야만 성립한다. 애플의 반박도 여기에 초점이 있다. “인앱 결제(IAP)는 앱스토어를 더 편리하고 신뢰도 높은 앱 장터로 만들어주는 여러 기능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게 애플 쪽 설명이다. 하나의 상품이기 때문에 ‘끼워팔기’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애플 쪽 승산이 더 높다고 본다. 폴 스완슨 변호사는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 “시장 획정이 (에픽게임즈 승소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아이폰, iOS, 앱스토어와 인앱 결제는 모두 하나의 결합된 상품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빌 베어 전 법무차관도 <블룸버그>에 “(에픽게임즈가) 이길 가능성도 있지만, 힘겨운 전투가 될 것”이라며 “애플이 앱스토어와 관련해 독점사업자라는 것과, 또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을 다운받도록 한 것이 iOS 보안 목적이 아닌 경쟁제한적 행위라는 걸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 “전투서 이기고 전쟁에선 질 수도”


일각에서는 애플이 승소하더라도 그 후폭풍은 거셀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현행 ‘셔먼법’(Sherman Act, 1890년 제정된 미국의 독점금지법)으로는 독점을 제대로 규제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독점에 대한 현행법의 보수적인 접근이 빅테크 업체들의 시장지배력 강화를 내버려두는 데 일조한다는 것이다. 애플-에픽게임즈 소송마저 빅테크의 승리로 끝나면 이런 논의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에이미 클로부샤 상원의원 등은 지난 2월 독점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애플뿐 아니라 플랫폼 업계 전체가 잔뜩 긴장한 이유다.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애플과 동일한 방식의 ‘구글 플레이 빌링(Billing)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수수료는 일정 규모 이하의 업체를 제외하고 30%로, 애플과 동일하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 서비스의 결제 수수료가 최대 7% 수준인 것과는 차이가 크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30% 수수료가 결제 수수료인지 다른 명목인지는 본사 방침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시선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쏠린다. 공정위는 최근 구글의 인앱 결제 의무화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6일 열린 관련 세미나에서 “끼워팔기나 배타적 거래 등 인앱 결제의 구조적 문제점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판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공정위에서 이에 대한 확실한 판단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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