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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4년, 선의 보여줬지만 역량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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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임기 마지막 1년, 코로나 극복·불평등 완화를”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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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선서식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낮 국회 앞을 지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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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10일. 화창한 봄날이었다. 새 대통령은 취임 선서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겨울 광장에서 “이게 나라냐”며 ‘박근혜 탄핵’의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은 환호했다. 그로부터 꼭 4년. <한겨레>가 정치 전문가 10명에게 문재인 정부의 지난 1460일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문 대통령은 남은 365일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의견을 물었다. ‘선의를 가지고 올바른 가치를 표방했지만 역량은 부족했던 시간’이라는 총평과 함께 코로나19 종식과 불평등 완화에 주력하면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진단이 제시됐다.

“87년 체제의 파국…촛불연합 형해화 가장 아쉬워”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평가도 엄격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굉장한 득점을 하고 출발한 정부라는 점을 돌아봐야 한다. 문 대통령이 잘한 것도 있지만, 대안세력 부재에서 반사이익을 본 점이 많았다”고 짚었다. 이관후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은 “정권 초반부에 부동산 정책 방향을 잘못 잡았고, 소득주도성장이 혁신성장과 불협화음을 낼 때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으며 포용국가·복지국가를 처음부터 강력하게 추진하지 못했고 균형발전정책이 미흡했다”며 “선한 의지에 미치지 못했던 정책 역량”이라고 요약했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촛불로 시작해 코로나19 위기대응으로 끝났다”고 촌평했다. 김민하 시사평론가는 “‘절대로 검찰에게 지지 않겠다’는 의지만 남았다”고 꼬집었고, 이진순 재단법인 와글 이사장은 “적폐청산은 시대적 가치가 아니라 도구일 뿐인데 여기에 매몰돼 다른 진보적 의제를 실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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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림 교수는 “지난 4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기준이 실종된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중심 세력인 86세대가 관념적으로는 진보지만 실제 삶은 그렇지 않았던데다 실질적으로도 진보의 가치와 목표를 역전시켜버렸다”며 △양극화 해소를 외쳤지만 부동산 폭등으로 자산 불평등이 심화됐고 △친환경을 주장하면서도 실제론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은 토건사업이 많았다는 점 등을 예로 들었다.

문재인 정부가 갈라치기식 진영논리로 ‘촛불연합’을 제 손으로 해체시켰다는 점도 큰 패착으로 꼽혔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촛불민심이라는 것은 강고한 진보와 중도가 결합한 80%의 여론”이라며 “이 ‘촛불연합’이 형해화된 것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이진순 이사장은 “진보-보수, 노동-자본 구도의 87체제가 끝난 자리에 새로운 진보의 다극화 체제가 열리지 못하고 진영 논리만 난무하고 있다”며 “87년 체제가 사실상 파국적으로 끝났다”고 짚었다. 이밖에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개헌 등 정치제도 개혁을 이뤄내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고,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가 ‘공정’ 이슈로 불거졌을 때 새로운 비전으로 돌파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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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소통 필요…K양극화 해결 관건”


남은 1년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평가와 소통의 중요성부터 강조했다. 서복경 책임연구원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사회경제적 개혁 목표가 왜 달성되지 못했는지, 방향성은 맞는데 어떤 조건이 안 맞은 건지, 애초 수정해야 할 구체적 목표는 뭐였는지 학계·시민사회와 같이 평가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이진순 이사장은 “부동산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국민들도 안다. ‘이런 부분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고 밝히는 솔직한 소통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이런 방향으로 함께 가자고 설득해야 하는데,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환심사기용 정책을 이야기하니 분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국정운영의 안정적 관리와 코로나19가 남긴 상흔을 치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문 대통령이 4년 내내 분열과 갈등에 묻혀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정치적 갈등을 유발한 사안은 손대지 말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 안정적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이관후 연구위원은 “올 연말 집단면역이 어느 정도 성공하면 경제 활성화에 나설 텐데 결국은 케이(K) 방역의 성공만큼 악화된 케이 양극화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김민하 시사평론가는 “초반에 소득주도성장을 얘기하다가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쏙 들어가버렸다. 한국을 백신허브국으로 만들겠다는 등의 목표에 앞서 코로나 피해계층의 지원, 고용불안 해결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명림 교수는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방역과 경제는 국제지표 등에 비춰봐도 실패하지 않았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보다도 확진자·사망자 수치가 양호하다. 코로나 막바지 고비를 잘 넘기고 보다 근본적인 복지·안전·생명·환경의 가치를 잘 회복시키면 국민들은 그에 대해 마땅한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진 경희대 교수는 “내로남불과 불공정이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점 요인이었던 만큼 앞으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 등으로 공정의 기준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주신 전문가들>

김민하 시사평론가

김수민 시사평론가

박명림 연세대 교수(지역협동학)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책임연구원

안병진 경희대 교수(미래문명원)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이관후 경남연구원 연구위원

이진순 와글 이사장

유창선 시사평론가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이완 송채경화 김미나 심우삼 배지현 노지원 기자 wani@hani.co.kr

관련기사 : 박명림 교수 “문 대통령 4년, 한국 진보 세력 종식됐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994468.html#csidxa7382067577aa86a32c30041990b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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