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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미군 철수하자, 여고생들이 테러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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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앞 차량 폭탄

하교시간 맞춰 폭발, 58명 사망

향후 혼란 심해질 우려 커져

조선일보

8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서부의 한 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테러 사망자의 유족들이 인근 병원에 안치된 시신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이번 폭탄테러의 희생자 대부분은 학생들로 알려졌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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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철수가 시작된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의 한 고등학교 앞에서 8일(현지 시각)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58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다쳤다. 이번 테러는 2001년부터 아프간에 주둔했던 미군을 오는 9월 9·11 테러 20주기까지 전원 철수하겠다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결정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철군이 시작된 지 8일 만에 발생했다. 이 때문에 미군 철수 뒤 아프간이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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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고등학교 앞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차량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진 모습을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이번 테러로 최소 58명이 사망하고 150여명이 부상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 단체 탈레반을 이번 테러의 배후로 지목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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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8일 저녁 사예드 울 슈하다 고등학교에서 여고생들이 무리 지어 하교하던 순간 교문 앞에 주차돼 있던 차량이 폭발하고 박격포가 발사됐다. 테러를 목격한 여학생 레자(Reza)는 “도로 위에 피범벅이 된 친구들의 시체가 먼지와 연기 속에 뒹굴고 있었고, 시체 사이에서 생존자들의 고통스러운 비명이 들렸다”고 했다. 아프간 주재 유럽연합(EU) 특사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희생자 대부분이 여고생”이라며 “이번 테러는 아프간 미래에 대한 공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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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고등학교 교문 앞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테러로 다친 학생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번 테러 희생자 대부분은 여학생으로 알려졌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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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 단체 탈레반을 테러의 배후로 지목했다. 그는 “탈레반은 불법 전쟁과 폭력을 확대해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길 꺼리고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나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사건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며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가 유력한 배후라고 주장했다.

외신들도 이번 테러가 탈레반의 소행이거나 탈레반의 사주를 받은 무장 단체가 자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테러가 발생한 지역이 탈레반과 종파가 다른 시아파 소수민족 하자라족이 모여 사는 카불 서부 지역인 데다, 여고생들이 타깃이었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1995년 집권해 2001년 미군에 의해 축출되기까지 시아파를 탄압하고 여성들의 교육을 금지하는 정책을 폈다.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국토의 최대 절반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아프간 미군 철수 결정을 내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9월 1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 3500여 명을 모두 철수하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이 계획대로 철군한다면, 아프간 국민들은 (미군 철수 이후 공산화된) 남베트남과 같은 운명에 처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미군 철수가 시작된 이달 들어 무장 세력의 테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일 남서부 파라주의 정부군 기지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7명이 숨졌고, 4일에는 탈레반이 남부 헬만드주 주도 라슈카르 등에서 정부군을 공격했다. 헬만드주는 최근까지 미군이 주둔하다 철수한 곳이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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