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68211028 0722021051868211028 04 0401001 world 7.0.0-HOTFIX 72 JTBC 0 false true false false 1621324440000

"제발 우리한테 세금을 걷으세요"…증세 원하는 미국 백만장자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JTBC

'애국적 백만장자들' 회원이 부자 증세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애국적 백만장자들 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헛소리는 집어치우고, 부자들에게 세금을 매겨라." (Cut the Bullshi*t. Tax the Rich.)

현지시각 17일, 미국 뉴욕의 한 고급 아파트 앞에 대형 차량 광고판이 등장했습니다. 아마존의 CEO이자 억만장자인 제프 베조스의 집 앞인데요.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부자 증세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억만장자와 대기업들이 1조 달러 넘는 세금을 떼먹었다'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고요. 확성기를 들고는 "팬데믹 기간 부자들은 더 부유해졌다"며 "그들의 몫을 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얼핏 보면 일반적인 시민단체 활동가들 같은데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이들 역시 부자 증세의 대상이 되는 부자들이라는 겁니다. '애국적 백만장자들(Patriotic Millionaires)'이라는 단체의 회원들인데요. 연간 백만 달러(우리 돈 약 11억원) 이상의 소득을 얻거나 5백만 달러(우리 돈 약 56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이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17일 미국 '납세 마감의 날'(Tax Day)을 맞아 뉴욕과 워싱턴DC 곳곳을 돌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CNBC에 따르면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재원을 마련하려고 법인세와 소득세 증세를 추진하는 가운데 일어난 행사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광고판엔 활짝 웃는 베조스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사진을 넣었습니다. "세금 걷으려면 어디 해봐(Tax me if you can)"라는 글귀를 넣어서, 세금을 안 내려는 부자들의 모습을 비꼬기도 했습니다.

JTBC

광고판에 부자들의 사진과 영화 제목을 패러디한 ″세금 걷으려면 어디 해봐(Tax me if you can)″라는 글귀를 실었다. 〈사진=애국적 백만장자들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애국적 백만장자들'은 2010년 부시 정부의 부자 감세 정책에 반대하며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회원들은 자신들에게서 적극적으로 '세금을 거둬가라'고 정부에 요구하는데요. 지난해엔 코로나19로 타격 입은 이들을 돕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영구적인 부유세를 만들어달라고도 요구했습니다. 미국 정부에 보낸 공개서한엔 "전 세계 수천만 명의 사람들과 달리 우리는 직업을 잃고, 집을 잃고, 가족을 부양 못 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면서 "부디, 우리에게 세금을 거둬 달라(So please. Tax us. Tax us. Tax us.)"고 썼습니다.

단체 회원 중 유명한 사람이 애비게일 디즈니입니다. 월트 디즈니의 공동 창업주 로이 디즈니의 손녀입니다. 2019년 밥 아이거 디즈니 CEO의 연봉을 공개하며 '직원과 천 배 넘는 급여 차이는 부당하다'고 공개 비판했던 인물입니다.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그는 지금까지 7천만 달러 넘는 돈을 HIV 감염자나 가정폭력 피해자 등에 기부했는데요. 지난 4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기부만으론 충분치 않으며, 전 세계의 "말도 안 되는 부자들에게도 세금을 걷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자산운용업체 블랙록 임원 출신으로 이 단체 회장인 모리스 펄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소수의 부자와 수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지속가능한 사회가 아니"라고 활동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양극화가 심해지는 사회를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들을 '계급의 자랑스러운 반역자(Proud traitors to their class)'라고 묘사합니다.

김재현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